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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lorence Mar 27. 2022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너를 알고 싶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rican Development Bank)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은 아프리카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될 때부터 자연스럽게 따라왔던 것 같다. 대륙 또는 지역별로 존재하는 개발은행들, 특히 아시아개발은행(Asian Development Bank, 이하 ADB)이나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이하 IDB) 등은 친숙했지만, 아프리카개발은행이 가진 특징과 하는 일에 대해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별로 없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지도 않고, 거리상으로도 가깝지 않으며, ADB나 IDB가 우리에게 미치는 것과는 확실히 차이 나는 영향력이 그럴 만한 이유이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그러한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아프리카 수업 블로그의 마무리를 장식해보려 한다. 구성, 설립 목적, 운영전략과 하는 일 같은 굵직한 내용을 다루고, 알아보면서 들었던 내 생각을 나눠보고자 한다.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African Development Bank Group)


사진 출처: csrnewssa.co.za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African Development Bank Group)은 아프리카 국가에 개발 자금을 대부, 경제 개발 촉진을 목적으로 한 국제 금융 기관이다. 1964년 11월에 설립하였으며 ... 자본금은 2억 5천만 달러이다. 특히 몇몇 나라에 걸친 개발계획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대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 위키백과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은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프리카개발기금(African Development Fund), 나이지리아신탁기금(Nigeria Trust Fund)로 구성되어 있다. 아프리카 54개국을 역내회원국(regional member countries, RMCs)으로, 비아프리카 27개국을 역외회원국(non-regional member countries)으로 둔다.(아프리카 54개국으로 규정하는 것을 보아 서사하라를 독립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그리고 역외회원국에는 우리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증진과 빈곤감축을 미션이자 목표로 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역내회원국에 투자하기 위한 재원 조성 및 배분,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 조언 및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의 모기관이다. 1963년 수단 하루툼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아프리카개발은행 설립협정(Agreement establishing the African Development Bank)'이 채택 및 서명되었다. 본 협정이 1964년 9월 10일 공식 발효됨에 따라 아프리카개발은행은 1966년 7월 1일에 업무를 개시했다. 아프리카개발은행은 홈페이지 상에서 그들의 주된 역할을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발전 및 사회발전에 개별적, 집합적으로 기여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설립협정 8조에 따라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은행의 목적 및 기능 범위와 부합하는 특별기금을 설립하거나 동 기금의 운영을 위탁받을 수 있는데, 이 조항을 근거로 1972년에는 非아프리카 국가를 회원으로 받아들여 아프리카개발기금을 설립했으며, 1976년에는 나이지리아 정부와 함께 나이지리아신탁기금을 설립했다. 그 외에는 아랍석유기금(Arab Oil Fund), 가뭄 및 기근에 대한 아프리카 역내국 긴급원조기금(Special Emergency Assistance Fund for Drought and Famine in Africa), 특별구제기금(Special Relief Fund)과 같은 특별기금 및 신탁기금이 있다.



AfDB Data Portal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위와 같이 자체적으로 데이터 포털을 운영하고 있다. 포털에 들어가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와 완료된 프로젝트, 또한 계획하였으나 취소된 프로젝트 등을 볼 수 있다. 쭉 둘러보면서 개인적으로 인프라 구축이나 식량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이 많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양허성 자금, 즉 차관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아프리카개발은행이 여타 지역의 개발은행보다 재원이 적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분야가 인프라 구축 및 식량이라고 하더라도 사실 규모 자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아래 내 생각을 정리할 때 이야기하겠지만, 여기에서 재원 확보의 절실함이 대두됐다.




아프리카개발기금(ADF)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업무를 개시한 1974년 이래 두 가지 난관, 즉 아프리카개발은행이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이 한정되어 있다는 점과 대출의 속성 및 조건상 회원국 중 최빈국을 대상으로 하는 장기 대출이나 금전적 이득이 없는 프로젝트는 적합하지 않다는 어려움에 직면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개발기금이 해결책으로 부상했다.



아프리카개발기금 설립년도는 1972년이지만, 실제 활동을 시작한 건 1974년부터였다. 현재 32개국은 공여국으로, 38개국은 수원국으로 구성(영문 페이지 기준)된다. 38개국의 수원국 중에는 경제역량이 향상되면서 신흥시장으로 부상한 국가도 있으며, 취약한 상태로 기본 서비스 조달을 위한 특별 지원을 필요로 하는 국가도 있다. 사실상 절반 가까이의 수원국이 취약국가로 규정되었고, 다소 경제가 안정된 국가라도 국내/외적인 충격요소가 하나만 있어도 취약해질 수 있는 점이 어려움으로 작용한다.


2018년도 2월 기준 아프리카개발기금 수원국(38개국) 목록, 출처: https://www.afdb.org/en/


아프리카개발기금은 아프리카 최저개발국(the least developed African countries) 내 빈곤 경감,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에 대한 양허성 자금뿐 아니라 기술 및 역량강화 활동을 위한 기술지원을 제공한다. 지난 44년간 기금이 아프리카 대륙의 활동에 투자한 기금은 미화 기준 450억 달러 정도이고, 기금의 재원은 3년마다 공여국으로부터 보충된다.



나이지리아신탁기금(NTF)


나이지리아신탁기금은 1976년 나이지리아 정부와 아프리카개발은행 간 신탁기금협정에 따라 설치된 자립형 순환기금(self-sustaining revolving fund)이다. 나이지리아신탁기금의 설립 목표는 경제사회적 여건과 전망을 개선하기 위해 양허성 자금 지원이 필요한 역내 저소득 회원국의 개발을 지원하는 아프리카개발은행의 활동을 돕는 것이다. 2008년 나이지리아와 아프리카개발은행은 이 기금을 10년 연장하기로 합의했고, 올해로 기금의 유효기간이 종료되어야 하나, 나이지리아 정부는 지난 5월 10년을 더 연장했다.



https://leadership.ng/2018/05/21/fg-renews-afdbs-nigerian-trust-fund-for-10-years-adesina/



특징으로는 양허성 대출만을 한다는 점과 세계은행과 IMF가 저소득 국가를 대상으로 공동으로 확립한 채무건전성평가체계(Debt Sustainability Framework, DSF)에 따라 중위험(황색) 또는 저위험(녹색) 국가로 구분되는 국가만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있다. 또한 프로젝트를 기준으로 재원을 지급한다는 것이 아프리카개발기금과 구별되는 점이다. 아프리카개발기금 회원국 중 최빈국, 기금의 배분액이 적은 국가, 취약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제안서가 특히 지원 대상이 된다고 한다.


채무건전성평가체계에 따른 2013년 국가 분류, 출처: https://www.afdb.org/en/




<아프리카개발은행 2013-2022 전략(AfDB Strategy for 2013-2022 - At the Center of Africa's Transformation)>과 <The High 5s>



아프리카개발은행 2013-2022 전략|아프리카개발은행 (afdb-org.kr)


※위 링크를 타고 들어가면 한국어로 된 2013-2022 전략을 볼 수 있다.

포용적 성장과 녹색성장으로의 점진적 이행을 목표로 5대 우선사업과 3대 중점분야를 가져간다. 출처: https://www.afdb-org.kr/about/afdbs-strategy




제8대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 아킨우미 아데시나가 2015년 취임하면서 발표한 중장기적 운영 방향. 출처: https://www.afdb-org.kr/about/high5s/



읽어 보면 이해되는 내용들이다. 아프리카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 필요성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아프리카 내에서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이슈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소 구체적이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처럼 세워진 목표들이 아쉽다.



아프리카에 대한 3시간짜리 수업을 들은지 어느덧 열두 번, 아프리카라는 곳을 알면 알수록 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프리카개발은행의 전략과 우선순위들을 살펴보면서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대체로 '어느 세월에..' 혹은 '이게 가능할까..'하는 부정적인 생각들이었다. 물론 경제성장 속도가 빨라 신흥국 대열에 낀 국가들의 사정에서는 조금 더 빠를 수는 있겠다. 그러나 취약국 및 최빈국으로 분류되며 상당한 규모의 원조 없이는 그 근간마저 보장이 불투명한 국가의 경우, 당장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드라마틱한 도약이란 가능성이 적은 이야기다. 어쨌든 아프리카개발은행을 공부하면서 정리된, 내가 생각한 은행의 조직 및 활동에서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겠다.(좀 잘 정리된 문헌을 찾고 싶었는데, 시간에 쫓기다 보니 양질의 문헌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내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혹시 잘 정리된 문헌이 있다면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다.)



1) 재원 확보(feat. 인프라 구축)


재원이 주로 역내회원국에서 걷혀지다 보니 충분한(이라고 표현하기는 어렵겠지만, 어쨌든 필요한 양 만큼의) 규모의 돈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듯하다. 특히 인프라 구축이라는 게 한두 푼 들어가는 작업이 아니니 운송, 전력 등 여러 부분을 정비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많은데 실제 사용할 만큼 모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인프라 구축을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할 때 아프리카에서는 당연히 환영을 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놓이는 다리에, 도로에, 전선에 중국의 로고와 마크가 붙어 있든 말든 아프리카 대륙 내 국가의 입장에서는 쌍수 들고 웰컴인 거다. 어차피 대륙 자체에서 걷어지는 돈 가지고는 설치도 못하는데, 누군가 지어준다고 하니 얼마나 땡큐일까. 실제로 그를 통해 득을 보는 주변국이 하나 둘 생기니, 미처 중국과의 관계가 그다지 끈끈하지 못했던 나라들도 너도나도 중국, 중국, 하게 되는 모양새다. 결국 인프라가 구축되고, 그 나라에는 도움이 되니 물론 선한 영향력도 있기야 하겠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면 외세에 대한 의존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많이 커졌고... 계속 이렇게 되어서는 자본적 식민지(표현이 좀 투박할 수 있으나 정말 그렇게 될 수 있다.)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하루 아침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문제지만, 해결하지 않고서는 아프리카의 의존성 문제를 처치할 방법이 없다.



2) 인적 자원 확보


첫째로는 아프리카개발은행에 아프리카인이 많이 고용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질의 교육을 받은 아프리카인들이 다른 대륙으로 떠나지 않고, 개발은행에서 자신의 대륙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일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의견이었다. 은행 내 고용인력의 대륙별 비율과 같은 정확한 데이터가 없어서 정확한 데이터에 기반한 건 아니지만, 아무튼 인력이 대륙 외로 유출되는 게 아니라 대륙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연봉이나 근무환경 등에서 경쟁력을 갖춰서 외국인보다 아프리카인이 더 긍지를 갖고 일하는 조직이 되었으면 싶었다. 그게 가능하려면 일단 양질의 교육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양질의 교육이 이루어져서 행정력, 조직력을 가진 아프리카인을 고용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리더십과 오너십을 가진 대륙 내 인재를 양성하게 될 것이다. 둘째로는 아프리카개발은행에서 하는 프로젝트들에 아프리카인이 많이 참여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그 형태가 '고용'으로 나와주면 바람직한데, 인프라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라면 그 과정에 투입되는 인력을 뽑아야 하니 프로젝트 착수가 곧 고용의 창출이 될 수 있지 않은가. 아프리카 내 실업률을 낮추는 방안 중 하나로 활용되면 좋겠다. 엄청난 효과는 아니더라도 말이다.



3) 좀 사는 나라가 주도하는 판


자본주의 시대에 어쩔 수 없겠지만, 아프리카개발은행도 일명 '좀 사는 나라'의 주도를 피해가기는 힘든 것 같았다. 경제 발전 정도, 소득 등의 격차가 벌어지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문제는 그 격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진다는 거다. 이에 좀 사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가 파트너십해서 그 격차를 좀 좁혀볼 가능성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어 보였다. 방법이야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두고 고민해야 할 일이지만, 내가 표현하고 싶은 건 적어도 '아프리카개발은행'이라면, 아프리카 내에서도 상대적인 강대국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최빈국, 취약국, 약소국을 포괄하여 상생을 도모해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적인 수준에서 더 뒤처지고 도태될 국가들을 대륙 내에서 챙겨주지 못하면, 그 결말은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뻔히 예상할 수 있다. 좀 사는 나라들은 더 잘 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되 그렇지 않은 나라들을 모른 척하지 않고자 노력한다면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아프리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배울 게 많아 논리와 근거가 좀 부족할 수 있겠지만, 이번 포스팅을 통해 아프리카개발은행과 그에 대한 내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다섯 차례에 걸친 포스팅이 모두 마무리 되었는데, 학기는 끝나더라도 종종 관심 가는 주제에 대한 글을 써보기 위해 블로그를 들어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글을 쓰느라 수고한 나에게, 보느라 수고하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출처

1. https://www.afdb-org.kr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 한국어 페이지

2. https://www.afdb.org 아프리카개발은행그룹 영어 페이지

그 외 출처는 링크 참조



글 출처: https://blog.naver.com/en_able83/221404903791(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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