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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Oct 05. 2020

심봤다! 델리에서 영지버섯이!

영지버섯 채취 자랑하기

맞습니다! 영지버섯은 심산유곡에서 자라서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알고 있었지요.  그런데 인도의 수도 델리에서 영지버섯을 보다니, 아니 직접 캐다가 먹기까지 하다니...ㅎㅎㅎ


이번 락다운으로 집콕 생활을 하다가 9월 초에 공원 옆에 자라는 희한한 이쁜 것을 발견하기 전까지 몰랐습니다.
작년에는 그 죽은 나무에서 더 크고 멋있는 부채모양을 한 것을 보았기에 남편에게 가져가자고 했더니 성가셔하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단념했는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자그마한 것이 아무래도 나에게 가져가 달라고 손짓하는 듯했습니다. 수줍게 나무 뒤에 숨어 있었는데 왜 그것이 내 눈에 띄었을까? 며칠 고민하다가 같이 운동하곤 하는 리나에게 '나 이것 가져갈 거다'라고 하면서 떼어내어 집으로 들고 왔습니다.

짙은 고동색의 윤이 반지르르 나는 것이 밑동에는 까만 기둥이 꼭 타르모양 반들반들하니 참 이뻤어요.

버섯 같은데... 어릴 적 아버지가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셔서 우리 집에는 진귀한 것이 많았습니다. 그중에 어디선가 커다란 부채모양의 물건을 가져다가 화장실에 장식품으로 매어놓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큰 영지버섯이었던 것 같습니다..ㅎㅎㅎ

인터넷을 찾아보니 아니, 웬 영지버섯! 인터넷에 불이 났어요. 남편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콧방귀 뀌다가 설마 깊은 산중의 영. 지. 버. 섯. 이 대도시에서 발견되다니... 아니지요, 정말 영지랍니다. 모양새나 자라는 곳이나!


동네방네 죽은 나무 살피기에 들어갔습니다. 와우 심봤다! 영지버섯이라고 알게 된 후 3-4주 정도밖에 안되었는데 열개 이상 수집했네요. 우리 집 앞의 죽은 나무에서도 큰 것이 두 개나 자라고 있었다는. 그런데 보통 눈에 안 띄게 숨어있어서 관심을 갖고 보지 않으면 찾기 힘듭니다.

어제는 혼자 사업하는 친구인 로미를 데리고 산제이 반으로 갔어요. 나는 친구와 수다 삼매경에 빠져서 몰랐는데 오는 길에 남편은 혼자서 영지버섯을 땄다고 합니다.
집에 와서 보니 네 개나!

저번에는 영지 따러 들어갔다가 뱀도 보았다네요.ㅠ  인도에 20년 넘게 살면서 이즈음 두 번째 뱀을 본 것이에요. 그 이후로 숲 깊이 들어가는 것은 자제하고 멀리서 매의 으로 찾아보곤 했지요.

락다운으로 집콕하다 보니 우리에게는 새로운 발견이 넘쳐 납니다. 요리 문외한이던 내가 간단 요리를 주변에 소개하고자 요리 칼럼도 쓰고 나무와 꽃들도 소개하고 몰리도 키우고 뽕나무에서 오디를 따서 여러 가지 만들고 뽕잎으로 나물도 해 먹고 티잎도 만들고...


지버섯까지... 요즘에는 강황을 먹지 않고 영지버섯과 대추를 끓여서 먹는데 별 특이한 좋은 점도 없지만 나쁜 점도 없으니 좀 오래 먹으면 결국에는 몸에 좋겠지요. 맛은 대추와 어울어져서 그리 많이 씁쓸하지는 않더라고요.


여러분들도 집콕하면서 주변에 눈을 돌려보세요. 재미있고 새로운 신세계가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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