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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엠 Feb 16. 2022

노루궁뎅이버섯

예전부터 엄마랑 이모가 나누시는 대화 중에 종종 등장했던 문경새재. 두 분의 이야기에 도취되었던 나는 이미 그곳을 수십 번도 더 넘어본 거 같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상상 속의 문경새재와 실제는 아주 많이 달랐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근사했다. 최근까지도 사극 드라마 촬영이 이뤄지는 멋진 지형을 가지고 있었다. 1만보도 채울 겸 한참을 걷다 나왔다. 배가 고팠는지 새재 초입에 차려둔 이동식 가판대가 눈에 띈다. 은근슬쩍 다가서니 사장님이 맛보기로 기름장을 찍은 버섯을 내어준다. 아. 이건 노루궁뎅이버섯이네. 마트 가서도 구경만 해봤지. 맛도 모르고 어떻게 먹는지도 몰랐는데. 신기해서 시식해보니. 버섯인지 눈꽃빙수인지. 사르르 녹는 식감이 기가 막혔다.


가격부터 일단 물어보았다. 사장님은 바로 근처 농원에서 직접 재배해서 들고 나온 거라며. 상품성 좋은 사이즈가 아니어서. 값을 싸게 주시겠다고 말씀하셨다. 본래는 살 생각이 없었는데. 맛보고 한번 놀라고. 가격에 또 한번 놀라서. 구입을 안 할 수가 없었다.

욕심을 내어  박스나 샀다. 숙소로 들고 와서 생각해보니. 이건  사람이 먹기엔 많아도 너무 많은 양이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말리거나 생으로 차를 끓여먹어도 좋단다. 차로 만들 버섯들을  좋은 곳에 차분히 늘어놓고.  한입 베어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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