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플래시 May 19. 2018

아프리카 패션이 난해하게만 느껴진다면

아프리카 페스티벌에서 키탱게를 만나다 

우리에게 낯설고 부담스럽게만 느껴지는 아프리카의 패션. 사진. Pinterest


아프리카 패션은 멀고 난해하다. 그것은 아프리카 패션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패션 자체가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산물이기에 우리와 그다지 접점이 없었던 아프리카의 문화적 산물이 우리에게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아닐까.  


이렇게 일반적으로 풀어서 말하고는 있지만 사실 이건 ‘아프리카 문화’에 대해 그동안 느껴왔던 나의 개인적인 감상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아프리카에 대해 잘 몰랐고 (지금도 알아가는 중이기도 하고) 나와는 상관이 없는 아주 먼, 지구 어딘가에 있는, 그런 곳의 이야기로만 생각해왔으니 말이다.  


그런 나에게 ‘2017년 아프리카 페스티벌’은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대륙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참 좋은 기회였고 아프리카에 대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여러 편견들을 해소할 수 있었던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이 페스티벌은 내가 아프리카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아주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오늘은 이 글을 통해 다가오는 ‘2018년 아프리카 페스티벌’에 대한 기대와 함께, 본인이 겪었던 ‘2017년 아프리카 페스티벌’에 대한 개인적인 경험과 감상을 공유하고자 한다 (아, 본 매거진이 그래도 키텡게 천과 옷이야기를 주제로 하는 만큼, 패션이야기에 편중되어 있음에 놀라지 마시길 바란다). 





사회적 기업 ‘에트리카’와의 첫만남 

 

동대문 DDP 보행자도로에서 열리는 아프리카 페스티벌. ‘아프리카’를 키워드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어서 가보면 엄청나게 활기차고 다채롭다. 각 아프리카 나라들의 대사관이 참여해서 본인의 나라를 홍보하며 전통음식을 팔기도 하고 한국외대 아프리카 연구소로 대표되는 여러 아프리카 관련 연구기관들이 참여해서 평소 잘 몰랐던 아프리카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평소 사회적 기업의 활동들에 관심이 많았던 본인은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하거나, 아프리카를 주제로 한 다양한 사회적 기업들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는 생각에 다소 들뜬 상태였다. 중앙 무대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길게 늘어진 부스들을 이곳 저곳 기웃거리던 중, 내 눈에 띄는 한 기업이 있었다. 바로 ‘에트리카’라는 아프리카 키탱케 천을 주제로 한 패션회사였다. 

 

사회적 기업 에트리카의 김한울 공동대표(좌), 안지혜 공동대표(우). 사진. 아프리카인사이트


에트리카의 부스를 맨 처음 방문했을 때, 정말로 한눈에 반해버렸다. 키탱케 천 자체도 너무너무 예뻤지만, 그 천으로 만든 옷들이 한국에서 입어도 충분히 예쁠만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그 전까지는 ‘아프리카 패션’을 떠올리면 모두 옛날 그리스 로마시대 마냥 천 하나로 온 몸을 두르거나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난해한 디자인의 이미지를 생각했었다. 하지만 에트리카의 옷은 아프리카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이 전혀 없이 한국에서 페스티벌에 참가했던 나조차도, 평소에 그리 화려하게 옷을 입는 편이 아니었던 나 조차도 입어보고 싶은 그런 옷이었다.  


  

화려한 색감과 무늬를 가진 키탱케 천으로 만든 옷. 너무너무 예쁘다. 사진. 에트리카
키탱게 천의 종류, 색감, 무늬가 다양하기에 옷에 따라 그 느낌이 다르다. 사진. 에트리카


그 자리에서 옷을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몇 가지 장신구를 구입했고 케냐에 가져오기도 했다. 여기서도 현지 사람들한테 몇 번이나 칭찬을 받기도 했으니 그 매력이 입증된 셈이다.  (나중에서야 안 사실이지만, 페스티벌 당일 부스에 계시던 분이 알고 보니 에트리카의 안지혜 대표님이셨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어떠한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에트리카는 요즘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 같지는 않다. 페스티벌 이후로 관심이 많이 생겨 종종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새로운 옷이 있나, 하고 둘러봤는데 컬렉션도 제작년이 마지막인 것 같고 페이스북에서도 특가로 할인해서 남은 옷들을 팔고 계신 것 같다. 멀리서나마 이 브랜드를 응원했던 한 팬으로서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페북 메시지와 이메일을 드렸지만 답변은 아직 오지 않은 상태. 혹시라도 소식을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에트리카는 개인적으로 엄청난 팬이기에 나중에 다른 글에서 따로 다룰 예정이기도 하다)  





말그대로 컬러풀, 아프리카 패션쇼 (Feat. 패완몸) 


에트리카의 부스를 지나 다른 부스들도 둘러보고 있을 때쯤, 페스티벌 현장 한 쪽에서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무슨 일인가, 하고 친구들과 가보니, 패션쇼가 막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무대 뒤 마련된 모델 대기실에서는 모델분들이 분주하게 준비 중이었고 무대 위에서는 첫 모델의 워킹을 시작으로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포스 쩌는 모델 언니. 넘나리 넘나리 멋지당...!!! 사진. 남태영 사진작가님


화려한 색감과 무늬의 옷을 완벽히 소화해주시는 모델 형. 사진. 남태영 사진작가님 


화려하지만 그 색감이 너무 예쁜 키탱게 원피스. 사진. 트래블바이크뉴스
아프리카 페스티벌 패션쇼 피날레. 사진. 구글이미지


아아, 너무 예쁘다. ‘아프리카 전통 천’, ‘아프리카 패션’에 대해 내가 가지고 있던 이미지가 완전히 깨지는 순간이었다. 패션쇼를 보는 내내 키텡게 천의 그 화려한 색감에 반했고 그러한 색감을 멋지게 소화해 내는 모델 언니&오빠들에게 반해버렸다. 넋 놓고 패션쇼에 나온 거의 모든 옷들을 다 지켜보았고 마지막 피날레까지 자리를 지켜 결국 패션쇼가 끝난 모델언니들과 사진까지 찍어버렸다(허허허).  



2018년도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 공식 포스터. 케냐의 색이 많이 있어서 반갑다. 사진. 아프리카 페스티벌 페이스북. 


어제부터 시작된 아프리카 페스티벌에는'아프리카'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가진 다양한 단체들이 참가하고 그런만큼 이것저것 볼거리와 먹을 거리가 넘쳐난다. 하지만 나에게 그 날은 ‘아프리카 패션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변한 날’로 기억된다. 그날 이후, 키탱게 천에 대한 것들을 이리저리 찾아보게 되었고 에트리카를 더 깊이 알게 되었고, 외국의 다른 패션회사들도 하나둘씩 알게 되었다. 그리고 어쩌면 나를 케냐로 향하게 만든 다양한 이유들 중에 키탱게 천과 아프리카 패션에 대한 애정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았을까. 





아프리카의 전통과 문화가 담긴 키탱케 옷과 그에 담긴 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패알못의 아프리카 패션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