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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ssica (정수연)
소속사 SM 엔터테인먼트 그룹 소녀시대 포지션 Main Vocal + Lead Vocal 데뷔 2007 싱글 '다시 만난 세계 (Into the New World)'
Intro. 많은 사람들이 소녀시대의 보컬로 태연을 떠올린다. 사실상 후반부의 고음 애드립과 난이도 있는 파트의 대다수를 태연과 제시카가 양분해왔었고 (2집 이전까지는) 그 와중에 태연은 발표하는 드라마 OST 마다 상당히 인기를 얻었었기 때문이다. 또한 시원시원하고 청량감 있게 쭉쭉 뻗는 고음 보컬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달달하고 조곤조곤하게 다가오는 '꿀성대'가 대중적으로 지지를 얻기 시작한 것은 사실 몇년 되지 않은 듯 하다. 그런면에서 소녀시대 제시카는 그 가창력과 음색이 빛을 발하기 까지 오랜시간을 기다려오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Lead? Main? 사실상 리드보컬과 메인보컬을 같은 용어로 간주하는 사람도 많은데, 굳이 구분하여 포지션을 분류하고 있는 데에는 사실 이유가 있다. 리드보컬은 다같이 노래하는 합창 부분에서 말그대로 노래의 분위기를 '이끄는' 포지션. 즉 고음 애드립을 뱉어내거나 다른 멜로디로 가사를 읊어서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가리킨다. 한편 메인보컬은 합창 부분에서 중심이 되는 목소리를 가리키는 용어로 구분하고 있다. 제시카와 태연은 소녀시대에서 두가지 역할을 함께 해오고 있는데, 이는 소녀시대가 발표한 음악의 후렴구를 잘 들어보면 알 수 있다.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에 비해 두 사람의 목소리가 부각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이 때문이다.
2집 이후로 서브 보컬 라인, 그 중에서도 실력이 탁월한 서현, 티파니, 써니의 경우는 정규 2집을 기반으로 해서 여러 곡에서 애드립을 뽐내는 포지션으로 발돋움한 바 있다. 이는 지나치게 비중이 쏠리는건 아닌가 싶었던 정규 1집의 제시카-태연 쌍두체제와는 확실히 구분되는 점이다. (사실 장르 상의 변화에서 자연스럽게 적용된 점일 수도 있겠다.)
달달한 음색의 꿀성대, 제시카 제시카를 보고 있으면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생각난다. 브리트니가 처음부터 끈적이는 비음을 강조한 퍼포먼스 위주의 보컬리스트가 아니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 소속사 차원에서 파워풀한 창법보다는 끈적이는 보컬로 노선을 변경한 것은 어쩌면 상당히 영리한 판단이었을지도 모른다.(만년 립싱크라는 오명을 남기기는 했지만) 제시카 또한 처음에는 빽-하고 지르는 고음 애드립과 파워풀한 창법을 구사하던 시절이 있었다. 바로 데뷔 때부터 정규 1집 활동을 할 때까지인데, 지금도 이 시절 발표했던 곡들을 여전히 잘 소화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의 보컬 창법과 비교했을 때는 확실히 안맞는 옷을 입었다는 느낌이 있다.
데뷔 초 보컬라인들이 부르는 다시 만난 세계. 지금보다는 훨씬 시원한 느낌이 있다.
제시카의 경우는 성대가 약한가? 싶을 정도로 고음을 부르고 난 뒤의 목상태가 여실히 눈에 드러나는 타입이 아닌가 한다. 또 평소 목상태가 그날 하루의 라이브를 지배하는 타입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정규 콘서트나 단독 라이브 무대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나곤 한다. 무엇보다 앨범 발표 때마다 조금씩 음색이 허스키해지는 것 같아서(싫지는 않지만), 1집 시절 무리한 고음 파트 분배가 낳은 결과가 아닌가 하며 괜히 소속사 탓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시절에 제시카가 라이브로 불렀던 곡들을 복습해보면 SM은 사실 제시카의 보컬 상의 특징과 그 노선을 이미 잘 짜놓은 것이 아닌가 싶을 때가 여럿 있다. 라이브 때 힘들어해서 그렇지, 사실 제시카의 큰 장점은 예쁘게 나오는 가성이 아니던가. 가성처리를 하지 않고 불렀으면 자칫 날카롭게 들릴 수 있는 곡을 제시카는 '달달하게' 소화해내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시선을 확 끄는 고음부분이 없어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는 것이 제시카의 매력이기도 하다.(그렇다고 음역대가 썩 낮지만도 않다.) 때문에 사실은 느낌있는 가창력이 중요한 Tamia의 Almost나, Nina의 Someday도 제시카 만의 색깔로 재해석하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제시카의 음색을 십분 활용한 곡들. 1집 시절의 쭉쭉 뻗는 애드립을 기대한 팬들에게는 아쉬울지도.
그럼에도 정규 3집, 'the boys' 같은 경우에는 의아한 부분이 상당히 많았다. 데뷔 후 유로팝만 보고 달려온 보컬들을 데려다가 랩이 후크인 노래를 타이틀로 시키지를 않나(핵심보컬 티파니는 멜로디가 있는 파트를 전혀 얻지 못한채 여기저기서 추임새만 넣어야 했다), '카라멜 커피', '1년 후'로 방향을 잡는 듯 했던 제시카에게 4단 고음(아이유를 의식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한번도 무대에서 라이브로 들을수는 없었다)을 시키지를 않나. 후에 'I Got a Boy'에서는 나름대로의 만족을 할 수 있었지만(대중들은 다소 난해하다고 여겼던것 같지만), 3집 'the boys'의 경우는 SM이 그야말로 야심차게 내놓은 SMP 음악이었던 만큼 실망이 컸었던 것도 사실.그러고는 일본 활동에서는 티파니와 태연이 사실상의 리드보컬 역할을 하는 것 처럼 보여져서, 제시카를 보컬리스트로서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다소 SM의 입장이 궁금해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인지, 팬의 입장에서는 위에서 '맞지 않는 옷'이라고 묘사했던 예전의 제시카를 어쩔 수 없이 회고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위의 두 곡처럼 제시카만의 달달한 맛은 나지 않을지언정 신인답게 열심히 부르는 모습도 밉지 않게 들린다. 절친 구하라와 동일한 곡을 불러서 본의아니게 가창력을 인정받았던 키스의 '여자이니까', 티파니와 함께 소녀시대 최초로 재즈풍의 장르에 도전했던 '카라멜 커피' , 그리고 2집 미니앨범에서 타이틀 못지 않게 사랑을 받은 '1년 후'가 대표적이다.
여담. 제시카의 경우는 노래부를 때 끝 마무리를 약간 특이하게 짓는 경향이 있는데, "~요"같은 가사를 "여~우"로 부르는 게 그렇다. (박봄의 발음 만큼은 아니지만) 유전인건지 f(x)의 크리스탈도 상당히 비슷하게 발음하며 노래부르는 걸 발견할 때면 재미가 좀 있다. 외국출신이라 그런가?
이후에 제시카가 발표한 OST를 보면,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제시카가 잡고 있는 방향이 어느정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사실상 소녀시대에는 힘 있는 보컬이 그렇게 부족하지 않은 것이 사실인지라(태티서의 twinkle이 증명한 바 있다), 큰 문제가 없는 이상은 앞으로도 소녀시대의 앨범 타이틀에서는 무리한 애드립을 시도하게 될 우려는 없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 앞으로도 소녀시대 후렴구에서 소녀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로 만나볼 수 있다면 그건 그거대로 기대가 된다.
Outro.
꿀성대 포스팅을 시작하기로 결정하면서 누굴 먼저 다룰까. 어느 영상을 실을까 많은 고민을 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소녀시대 제시카로 첫 포스팅을 열게 된 게 내심 기쁘다. 물론 제시카의 인지도가 낮은 것은 절대 아니지만, 그래도 가창력으로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아 팬된 마음으로 항상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돌 중에서도 그 음색이나 가창력에 비해 평가절하되는 보컬리스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 개인적인 지론이다. 그래서, 고음병에 걸린 사람들, 팝부심& 인디부심으로 무장한 채 귀를 막고 대중 음악을 깔보는 사람들도 마음을 열고, '얘도 괜찮네' 내지는 '이런 멤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면 이 포스팅은 성공한 게 아닐까. 작은 포부를 써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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