팥, 짜게 먹는 한국인에 최고의 식품…나트륨 배출로 부종 완화

홍은심 기자

입력 2020-12-23 03:00 수정 2020-12-2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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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팥은 소화를 돕고 피로감을 줄여준다. 칼륨이 많이 함유돼 있어 부종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동아일보DB
추운 날 호호 불어 한 입 베어 물면 달콤한 팥이 입안 가득 퍼지는 호빵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겨울 간식이다. 1년 중 밤이 가장 긴 동짓날에는 가족들과 팥죽을 나눠 먹는다. 붉은 팥이 귀신으로부터 몸과 집을 보호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팥은 영양학적으로 볼 때 건강에 좋은 식재료다. ‘면역 비타민’이라고 불리는 비타민B1이 가장 많은 곡류로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를 돕고 피로 물질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팥에 함유된 사포닌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간의 지방을 분해하는 데 탁월한 효능이 있다. 팥죽은 포만감이 높아 다른 계절에 비해 움직임이 적은 겨울철 과식을 막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짜게 먹는 한국인에게 최고의 식품이다. 칼륨이 쌀의 10배, 바나나의 4배 이상 들어있다. 칼륨은 나트륨 배출을 돕고 부종 완화에 효과적이다.

팥은 흔하게 접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재배하기 까다로운 작물이다. 습기에 약해 수해가 나면 생산량이 급락한다. 넘어지기 쉬워 기계수확이 어렵고 조금만 늦게 수확해도 꼬투리가 벌어져 유실되는 양이 많아진다.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팥의 이미지는 하나다. 붉은빛을 띠며 콩보다 작고 녹두보다 큰 단단한 알곡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팥의 품종은 다양하다. 1980년대부터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품종만 22개다.

정부가 1984년 개발해 보급한 충주 팥은 잘 넘어져 대량 재배가 쉽지 않았다. 2000년대 후반부터 신품종 개발 필요성이 대두됐고 여러 품종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성공한 것은 ‘아라리’다. 2010년 개발된 아라리는 넘어짐에 월등히 강하고 수량성이 11%가량 높다. 기계수확을 통한 대량생산도 가능해졌다. 현재는 횡성, 천안, 경주 등 전국 곳곳에서 아라리 팥이 집중 재배되고 있다. 아라리 이후 색이 밝고 알이 단단한 홍언과 홍경, 검지만 단맛이 강한 검구슬, 흰 앙금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흰구슬, 알이 작은 홍다, 나물용으로 개발된 연두채 등이 개발됐다.

다양해진 품종만큼이나 팥을 이용한 가공식품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간편하게 우려 마실 수 있는 팥차와 팥을 30% 이상 함유한 팥 초콜릿 등은 새로운 팥 수요를 만들어냈다. 최근 개발된 국산 품종들은 폴리페놀·플라보노이드 등 항산화성분 함량도 높다. 다만 아직 일반에 보급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는 없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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