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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수정 “사실, 저 그렇게 착하지는 않아요” (인터뷰)
임수정이 대중들을 배신했다. 지극히 착하고, 청순한 이미지로 각인됐던 그가 이번에는 뚜렷한 주관으로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주부 정인으로 돌아왔다. ‘진상’ 캐릭터라고 단정 짓기에는 사랑스럽다. 하지만 결코 청순하거나 연약하지 않다.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감독 민규동)으로 연기 변신에 나선 임수정을 최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실제 그를 마주한 순간 기존의 청순과는 거리가 먼 배우라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는 자신만의 주관이 확고했으며, 여린 외모와는 달리 마음이 강한 사람이었다.

‘파격 변신’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걱정, 부담 이런 것보다는 영화 속 내 모습이 정말 새롭다”고 당당히 답했다. 그도 그럴 것이 정인의 캐릭터는 상당히 독특하다. 기존의 여배우들의 모습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캐릭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캐릭터 자체가 독특하잖아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릭터 같아요. 하지만 ‘파격 변신’을 위해 출연한 것은 절대 아니에요. 같이 출연하시는 배우 분들이나 감독님이나 저에게 ‘너 밖에 없으니 출연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시작하게 됐죠.”


임수정에게 있어 이번 영화가 새로운 도전인 것은 확실하다.

“아무래도 기존에 했던 작품 속 캐릭터와는 확실히 비교되죠. 사실 저는 털털한 모습도 많이 있어요. ‘김종욱 찾기’에서 선보인 털털한 캐릭터가 제 안에 있죠. 특히나 일할 때는 중성적이에요.”

그는 이번 영화에서 ‘생활형’ 노출을 시도했다. 하지만, 절대 섹시한 노출이 아니다. 흔히 주부들이 일상 생활 속 롱 티셔츠 한 장을 입고 집안일을 하는 것처럼, 편안한 노출이다. 이 역시 그의 청순한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작품 속 정인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신이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하면 자연스러운 노출이 연출 될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요. 최대한 자연스럽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죠. 초반에 정인을 어떻게 보여주느냐가 관건이었거든요.”

극중 정인은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피력하는 인물. 누구에게도 꺾이지 않는 성품이기에 까칠하게 비춰지기도 한다.

“솔직히 정인이 까칠한 인물은 아니지만, 남들 눈에는 그렇게 비춰질 수 있죠. 옳은 이야기만 하니까요. 하지만 성기(류승룡 분)는 그런 정인의 모습을 좋아하잖아요. 정인은 직설화법을 하는 것일 뿐이죠. 사실 제 실제 성격도 정인처럼 YES, NO가 분명하답니다.”


임수정은 이번 영화를 통해 세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받았다. 민규동 감독부터 이선균, 류승룡까지. 특히 최고의 카사노바로 등장하는 성기는 정인의 매력에 푹 빠져 버린다.

“성기는 정인을 사랑하게 되죠. 하지만 정인이 성기에게 느끼는 감정은 ‘게이친구’에요. 정말 편안한 동성친구 같은 감정이죠.”

그는 영화 내내 관객들을 웃게 만든 류승룡의 코믹 열연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류승룡’이라는 배우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극중 소 젖 짜는 장면이 있는데, 누가 하느냐에 따라 비호감이 될 수 있죠. 그런데 일반 관객분들도 그 장면을 보고 계속 웃의는 걸 보고 ‘아 류승룡이라는 배우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는 류승룡이 아닌 극중 남편으로 등장한 이선균과의 호흡 역시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극 초반 등장하는 이선균의 로맨틱한 고백은 뭇 여성 관객들을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로맨틱한 고백을 받은 적이 없어요. 대부분 자연스럽게 만나다가 서로 좋아해서 연애를 하는 경우가 많았죠. 그래서 이제는 그런 로맨틱한 고백을 받고 싶어요. 어느 정도 결혼에 대한 생각도 생겼고요. 운명같은 사람은 없겠지만, 저에게 잘 맞는 사람과 결혼 하고 싶네요.(웃음)”


인터뷰 내내 임수정은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어느 덧 데뷔 12년 차를 맞은 그는 자신에 대한 대중들의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사실 제가 그렇게 착하지만은 않아요. 대중 분들은 저를 너무 착하게 보는 것 같아요. 작품 속에서 선보인 순하고 지고지순한 모습 때문일까요. 물론 제 안에 선(善)은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저는 지나친 배려는 하지 않아요. 그게 또 정인이와 닮은 모습이죠. 예의는 지키지만 눈치는 안 봐도 된다는 정인의 신념처럼 저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억지로 가식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착하게 보이려고 노력한 적은 없어요.”

이처럼 ‘순하고 착한’ 외모와는 달리, 자신만의 강한 신념을 믿고 살아가는 배우 임수정. 매력적인 그가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연기를 선보일지 궁금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장르영화 좋아해요. 조금 더 색깔이 짙은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고요. 드라마도 검토 중이에요.”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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