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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기어 시승기

그 어떤 자동차도 가지지 못한 경차의 장점. 기아자동차 경차 '모닝(Morning)'




낙엽도 거의 다 떨어져서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추운날씨에 대중교통을 기다리다가 어쩔 수 없이 비싼 돈을 주고 택시를 타본 경험이 있다면 '경차라도 한대 사야지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또 가족끼리 서로 다른 용무가 있어 차량 한대를 추가로 구입해야할 때도, 차량이 절실하게 필요한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고민하게 될 때도 경차 구입을 고려해보게 됩니다. 이런 상황 뿐 아니라 유가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보면 '경제적인차'인 경차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닝(Morning)은 2004년 2월에 출시된 기아자동차 경차로 기존 800cc 경차 비스토의 후속작입니다. 국내에는 1000cc 가솔린과 LPI 모델이 출시되며, 수출용으로는 1100cc 디젤, 1100cc 가솔린 모델도 있습니다. 
 모닝은 출시 당시만해도 경차가 아니었지만, 2008년 경차 기준이 변경되면서 경차로 편입되는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당시 800cc 경차 시장을 평정했던 GM대우가 모닝의 경차 편입에 반대하는 등 진통을 겪으면서 결국 국내 경차는 1000cc로 확장됩니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이 660cc 이하를 경차로 제한한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조치인데, 당시 정부는 국내 지형이 오르막길이 많고, 여름과 겨울철을 고려해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경차 기준을 변경한다고 밝힌바 있습니다. 물론 혜택은 소비자와 기아자동차가 가장 많이 받았지요.

 모닝은 유가 폭등, 경기침체 등을 이유로 2008년 부터 판매가 급증했으며, 해외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은 효자 모델입니다. 2009년에 LPI 모델과 디자인이 변경된 현재 모델이 출시됐습니다.

모닝 제원(mm)






전면 디자인입니다. 출시된지 6년이 넘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디자인면에서는 경쟁차종인 마티즈크리에이티브에 비해 떨어집니다. 초기 사각형에 가까웠던 헤드램프는 원형으로 바뀌고 범퍼와 안개등 등 상단 부분이 교체됐지만, 연식이 오래된 모델에 덧칠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최근 기아자동차의 혁신적인 디자인과 비교하면 아쉬움이 많습니다.


뒷 부분입니다. 후방등이 강조되고 범퍼에도 선을 넣어 나름 멋을 냈습니다. LED를 넣어 강력할 붉은색을 동그랗게 만들어 더 강렬하게 했는데, 이 부분은 오히려 초기 출시됐던 모델이 더 좋아 보입니다.



GM대우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기아자동차 모닝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인도를 비롯해 개발도상국에 경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 1위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경차를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사실 모닝도 기아자동차의 하청업체인 동희모터를 통해 대부분 생산되고 있으니 현대기아차가 경차에 얼마나 냉담한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로서는 수익률이 낮은 경차에 신경을 상대적으로 덜 쓸 수 밖에 없습니다. 현대기아차의 시장독과점인 상태에서 나타날 수 밖에 없는 문제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경쟁차종이 마티즈크리에이티브 하나이다보니, 비교를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다양하겠지만 아무래도 연식차이가 있어서 마티즈크리에이티브 쪽이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선이 강한 서구적인 이미지라고 하면, 모닝은 둥글둥글하게 귀여운 모습을 강조했습니다.


 뒷모습도 마티즈크리에이티브쪽이 더 세련되어 보입니다. 하지만 실용성면에서는 모닝이 우세합니다. 마티즈크리에이티브 경우 트렁크 입구가 좁아 큰 물건을 싣기에 불편합니다.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천장쪽으로 갈수록 좁아져서 모닝이 더 커보입니다. 하지만 실제 내부 넓이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경차는 기아자동차 모닝, GM대우 마티즈크리에이티브 2종 뿐입니다. 벤츠의 스마트나 다이하츠 같은 일본 경차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정식 지사가 없기 때문에 개인이 구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경차는 경제성 뿐 아니라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좁은 골목길이나 주차시에도 편리하며 대부분 1~2인이 승차하는 자동차 특성을 고려할 때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차량과 경제성을 연관짓는 국내 문화 때문에 다른나라에 비해 경차나 소형차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정부가 경차에 대한 혜택을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모닝의 14인치 휠입니다. 모닝과 마티즈 모두 14인치 휠(모닝 165/50, 마티즈크리에이티브 155/70)을 적용하고 있는데 너무 가냘퍼서 패션모델의 다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경제성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지만 아무래도 고속에서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모닝의 휠은 꽃무늬 모양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 측면에서 0점을 주고 싶을 만큼 못 생겼습니다. 포르테나 프라이드 등 다른 기아차 휠도  디자인도 비슷한 수준인 걸로 봐서 아마 디자인 기아라는 표어는 휠에서만큼은 비켜나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모닝은 999cc 가솔린모델(72마력/6000rpm, 9.2kg.m 토크/4500rpm 공인연비 자동 17.4km/l, 수동 20km/l)과 999cc LPI 모델(72마력/5700rpm, 9.2kg.m 토크/3000rpm 공인연비 자동 13.4km/l, 수동 16.3.km/l) 두 가지로 출시됩니다. 최고 동력성능이 높은 rpm에서 나오지만 차체가 가볍기 때문에 출발이나 중고속에서도 제법 잘나갑니다.
 경차라고 우습게 봤던 사람들도 실제 주행해보고 '생각보다 잘나가는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언덕이나, 급가속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시속 110km 이상부터는 가속이 눈에 띌 정도로 떨어지고 소음도 심해집니다.


 측면입니다. 실내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서 거의 박스카 형태로 디자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전 아토스나 비스토처럼 비대칭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엔진룸은 단순하고 깔끔하게 잘 마무리 됐습니다. 아쉬운 점은 엔진룸 내부에 흡음재가 없어서 소음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모닝 사용자 중에 흠음재 튜닝을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최근 출시모델은 기아자동차 패밀리룩인 '슈라이어 라인'이 그릴에 적용돼 있습니다. 호랑이 입을 연상시키는 이 디자인은 현재 국내 출시되는 대부분 기아자동차 모델에 적용돼 있습니다. 하지만 모닝은 슈라이어 라인을 고려하지 않고 디자인했기 때문에 조금 어색합니다. 어떻게 슈라이어 라인 대신 기아 로고를 좀 바꿔 줬으면 좋겠는데요. 기아자동차쪽에서는 이 로고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당분간 쉽지는 않겠습니다.


 1000cc 경차가 등장하면서 '경차=기본 기능을 갖춘 저렴한차' 라는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모닝만해도 스마트키와 자동 접이식 사이드미러, 후방카메라 일체형 룸미러(하이패드 통함), 아이팟과 USB 지원 등 다양한 부가기능이 들어가 있어서 웬만한 수입차보다 부가사양이 좋습니다. 
 4000만원짜리 수입차를 사면서 아이팟&USB 지원 기능이 없어 CD로만 음악을 들어야 하는 사람에게 모닝은 IT 부문에서만큼은 앞서 있는 차입니다. 수입차 중 대부분 차량은 아이팟&USB 기능을 지원하려면 모닝 차값 만큼의 비용을 내야하니까요.


트렁크 입니다. 좁은 차체이기는 하지만 가방 정도 넣을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마련돼 있습니다.


그물망도 있고 입구도 넓은 편이어서 생각보다 많은 물건을 적재할 수 있습니다.


2열입니다. 성인 3명이 끼워타도 충분할만큼 여유가 있게 설계됐습니다. 모닝에 탑승하는 사람들의 첫마디가 대부분 '생각보다 큰데' 라고 할만큼 내부 공간을 잘 뽑아 냈습니다. 시트 마감에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것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 마감은 폭스바겐 골프에서 도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라인은 GTI가 빨간색으로 테두리를 친 것이 먼저이니까요.




고급 사양을 적용하면 가죽시트를 택할 수 있는데 가죽 재질이나 마감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공간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2열을 접을 수 있게 설계돼 있습니다. 들어보면 헉 소리가 날만큼 가벼워서 당황스럽지만, 그래도 2열의 폴딩 기능은 아주 활용성이 높습니다.상황에 따라 많은양의 짐을 적재할 수도 있고 자전거와 같은 덩치가 큰 짐도 한번에 실을 수 있습니다.


 2열을 접으면 이렇게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공간활용 아이디어가 아주 뛰어납니다. 지갑이나 중요한 물건을 이렇게 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등받이 접는 것은 이 레버를 당기면 됩니다. 여성들도 아주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레버를 당기면 걸쇠가 빠지면서 바로 접을 수 있습니다.


2열 폴딩은 이런식으로 됩니다. 등받이가 90도로 꺽이기 때문에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습니다.


비밀금고는 양쪽으로 있습니다.


2열을 모두 접으면 미니 냉장고도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됩니다.



 주유구입니다. 2011년식 연비는 오토기준 가솔린 17.4km/l, LPI 13.4km 입니다. 연비는 모닝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인연비와 실연비 차이가 많이나 경차가 갖는 장점인 경제성이 상당부분 상쇄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1.6리터 엔진틀 탑재한 소형차 연비가 15km/l를 넘는 것에 비해, 경차치고 연비에서 큰 장점이 없다는 것은 매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실제 모닝 오너들이 불만 중 큰 부분도 연비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실제연비는 가솔린의 경우 10~12km/l 전후, LPI는 8~10km/l 수준으로 준중형차 수준에 불과합니다.
 경차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 경제성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가운데 연비 문제는 모닝이 개선해야할 사항으로 보입니다.(이 부분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도 마찬가지 입니다) 



운전석을 보겠습니다. 대시보드는 일반 차량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마티즈크리에이티브가 바이크를 연상시키는 작은 대시보드를 가지고 있는데 반해 모닝의 대시보드는 무난한 편입니다.



창문은 운전석만 오토입니다. 사이드미러 자동으로 조작이 가능합니다.



운전대 아래에도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참 작은차에 여러가지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운전대와 대시보드입니다. 스티어링 휠만큼은 포르테 보다 좋아보이는군요.



등화조작 레버입니다.


대시보드입니다. 시계가 대시보드 안에 있는 것이 독특하군요. 경제운전을 알려주는 '이코' 표시등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와이퍼 조작레버 입니다.


센터페시아입니다. 비상등이 큼지막하게 자리잡고 있고, CD체인저와 공조관련 조작부가 하단에 있습니다. 조작은 버튼과 다이얼로 구성돼 있는데 한눈에 보기도 편하고 직관적으로 구성돼 운전중에도 조작하기가 편리합니다.


기어스틱과 컵홀더입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조수석 하단에는 수납함이 있어 자주 쓰지 않는 물건이나, 차량에 물건을 잠시 보관해야할 때 넣어둘 수 있습니다. 내비게이션이 들어갈 정도로 충분한 공간이 있습니다. 가끔 차안에 물건을 두었다가 유리창을 깨고 도난을 당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런 아이디어는 높은 점수를 줄만합니다. 물론 이 아이디어는 GM대우가 마티즈에 먼저 시작했지만요.



 MP3 CD 까지 읽을 수 있는 오디오입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이렇게 경차를 비롯한 소형차에까지 MP3를 지원하는 오디오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는데 매우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됩니다. 갈수록 음원이 디지털화 되는 추세를 본다면 MP3 파일을 읽지못하는 비싼 수입차보다 모닝이 현명하게 느껴집니다.


공조 부분도 LCD를 탑재해 조작하기 편리하게 되어 있습니다.


컵홀더 안쪽에는 시거잭과 외부입력 단자가 있습니다.


 외부입력단자는 USB와 AUX, 핸즈프리가 지원됩니다. 2011년형은 블루투스도 지원합니다. 다양한 외부입력단자를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부분입니다. 참고로 USB나 외부입력을 직접 지원하는 일부 수입차 브랜드(메르세데스벤츠 최상위 모델, BMW와 렉서스 일부 모델 등)을 제외하면, 수입차 브랜드들은 자체 매립 내비게이션이나 외부입력단자를 추가로 탑재하고 있는데, 이 경우 오디오에 전달되는 최종신호는 아날로그 입력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음질이 원본 소스에 비해 30% 이상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때문에 보스, 마크레빈슨과 같은 좋은 오디오를 운운하지만 결국 인터넷 스트리밍 수준에 불과한 음질을 들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수석입니다. 좌석을 최대한 뒤로하면 덩치가 큰 사람이라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조수석 수납함은 2단으로 나눠져 있어서 활용성이 높습니다.


실내등입니다. 하이패스 일체형 룸미러가 보입니다. 이 룸미러도 현대기아차 공용으로 대부분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데 매우 편리한 옵션입니다. 후방카메라 일체형의 경우 룸미러와 후방카메라를 번갈아볼 필요 없이 한번에 후방시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LCD 화면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모닝(오른쪽)과 마티즈크리에이티브 키 비교입니다. 모닝 쪽이 접이식으로 더 세련됐네요.


주행성능 딱 1000cc 경차에 맞는 수준입니다. 60~70km 시내주행과 120km 이내 고속주행에서 무리없는 동력성능을 보여줍니다. 고속 와인딩을 하지 않는다면 준중형차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괜찮은 주행성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전 경차가 800cc 였을 때 언덕에서 힘이 부족하다거나 목숨에 위협을 느낄 정도로 가속이 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일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무거운 옷을 벗고 가벼운 차림으로 조깅을 나섰을 때처럼 '몸이 가볍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여름날 에어컨을 작동하고, 많은 동승자를 태운 상태에서 오르막길을 올라간다면 답답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가 아니라면 모닝은 '경차'라는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게 충분한 주행성능을 제공합니다. 
 또 상황에 따라 고속주행도 나쁘지 않습니다. 수입차들을 제치고 유유히 추월하는 치킨집 모닝을 경기권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총평 
 
모닝을 비롯해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현재 국내에 출시된 자동차 중 가장 경제적이며, 효율적인 이동수단입니다. 신차 중 가장 낮은 가격인 1000만원 전후에 차량을 구입할 수 있으며 취등록세도 없고, 고속도로 통행료, 공영주차장 할인, 전용 주차장 사용가능 등 다양한 특혜를 누릴 수 있습니다. 
 1000cc로 배기량이 늘어나 시내중행과 고속주행 모두 일반적인 운전에 만족할만한 성능을 제공하며, 그동안 경차들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안전성도 운전석, 조수석, 사이드 에어백 탑재로 개선했습니다.
 편의사양도 유아용시트와 USB&아이팟지원, 후방카메라, 하이패스 겸용 룸미러, 리모컨 키 등 중형차 수준으로 갖췄습니다. 나온지 6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모닝의 경쟁력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선할 점 

 모닝은 가장 효율적인 이동수단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성면에서는 좀 더 개선해야할 여지가 많습니다. 우선 차량 가격입니다. 현재 모닝의 가격은  754만원부터 1044만원으로 책정돼 합리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자동변속기와 에어컨이 빠진 상태입니다. 최고 사양인 모닝 SLX 스페셜 오토에 에어컨, 사이드에어백, 후방디스플레이를 추가하면 1200만원이 넘어가 버립니다. 기본사양에 간단한 옵션만 추가해도 1000만원이 넘기 때문에 초기 구입부담이 낮은 경차 장점이 사라집니다. 차라리 모델을 대폭 줄이고 가격을 조금이라도 낮췄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유지비 부분입니다. 경차는 유지비 부분에서 많은 혜택을 받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연비 부분입니다. 모닝 구입 고객 중 상당수가 여러가지 불편한점을 제외하더라도 LPI 모델을 많이 선택하는 것은 유지비에 대한 문제 때문인데, 공인연비와 실제연비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경차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떨어집니다.
 최근 준중형 뿐 아니라 중형차량도 실연비가 15km/l 전후 모델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실연비는 최소한 15km/l ~20km/l 정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동력성능의 개선 뿐 아니라 벤츠 스마트가 적용하고 있는 '정차시 엔진 정지(Idling Stop) 기능, 좀 더 공기역학적인 디자인 등 여러가지 기술을 도입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경차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저렴한 차'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디자인에 대한 부분의 개선이 절실합니다. 딱 그 가격만큼의 디자인이 아닌 가격과 상관없이 디자인 때문에 이 차를 선택하겠다! 정도의 구매의욕을 끌어낼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 개선이 필요합니다.


어떤 사람에게 어울릴까? 

 대형 수입세단을 가지고 있으면서 평일 출퇴근시에는 경차를 타고 다니는 운전자를 알고 있습니다. 왜 평일에 경차를 운전하는지 물어봤더니 '편하고, 유지비가 적어서' 였습니다. 
  티코가 국내 출시됐을 때와 달리 국내 출시되는 경차는 성능이나 편의성면에서 더 이상 싸구려 차가 아닙니다. 동력성능 뿐 아니라 편의사양면에서 이미 경차의 구분이 필요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진행됐습니다. 안정성 부분도 상당부분 개선됐기 때문에 경차를 마다할 치명적인 이유는 거의 사라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차로 사람을 평가하는 문화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 여건과 관계 없이 자신의 목적성에 경차가 가장 적합하더라도 '그래도 모닝을 타기에는 좀' 이라는 생각이, 경차 선택을 주저하게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1~2인 탑승의 시내주행 비중이 높고, 경제성이 필요한 운전자에게 모닝은 현재 출시된 자동차 중 가장 경쟁력 있는 모델 중 하나입니다. 특히 운전에 서투르고, 주차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모닝의 작은 크기는 단점이 아니라 장점으로 작용합니다. 또 현재 SUV나 중형차 등 차량이 있음에도, 두 대가 필요할 때 세컨카로 모닝은 가장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이 늘어날 수록 세컨카로서 경차의 장점은 부각됩니다. 
 
 경차의 필요성과 이동성이 절실한 잠재 소비자들이 모닝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모닝의 가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자의식이 부족해서 일 것입니다. 그래도 갈등이 되신다면 구입하시고, 다시 판매하시면 됩니다. 모닝을 비롯해 마티즈크리에이티브는 감가상각이 가장 적은 차종이며, 그 어떤 럭셔리 차량도 가지지 못한 경차의 장점인, 자동차 중 유일하게 '취등록세'를 면제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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