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타리버섯은 각종 활엽수의 죽은 나무에서 늦가을 늦게까지 발생하므로 만이(晩耳), 늦달이라고 했으며 미루나무버섯, 버드나무버섯이라고도 한다. 느타리버섯은 비교적 늦은 1917년 독일에서 인공재배가 시작된 이후부터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일찍부터 재배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변함없이 사랑 받는 느타리버섯은 노랑느타리, 느타리, 분홍느타리, 사철느타리, 산느타리, 여름느타리, 전복느타리, 큰느타리(새송이) 등 8가지가 식용으로 허가돼 있다. 1990년대 말 양산의 한 느타리버섯 농장을 찾은 당시 김혁규 경상남도지사가 큰느타리라고 해서는 선호도가 떨어지니 ‘송이’를 붙여야 한다고 해서 경상남도농촌진흥원 등에서는 이 버섯에 ‘새송이’라는 이름을 붙였고 이 이름이 널리 쓰였다고 하는 일화는 유명하다.
느타리는 특히 겨울철 농한기 소득작물로 각광을 받으며 재배가 권장됐고 우리나라에서 비닐하우스에 난방을 하기 시작한 최초의 작물이기도 하다. 지금도 가장 많이 재배되는 버섯이다. 2020년 기준 연간 총 버섯 생산량 14만4393t 가운데 약 31%인 4만5724t을 차지한다.
1980년께 경기도 포천에 사는 외사촌 춘우형도 집 앞에 천막 1동을 짓고 볏짚을 이용한 느타리 재배를 시작했다. 추석이나 설에는 서울 경동시장에 팔아 목돈도 만들곤 했다. 볏짚은 곧 폐이불솜을 이용한 재배로 변화됐다. 당시 가벼운 캐시밀론 이불이 유행하면서 무거운 솜이불이 버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우리 어머니는 친정 조카의 부탁을 받고 동네에서 버려지는 솜이불을 모아두곤 했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며 또 코로나의 재유행이 걱정되는 이번 겨울에는 느타리재배키트를 구매해서 느타리버섯을 길러보기를 권장한다. 실내에서 느타리를 재배하면 건조해진 실내습도 조절에 유리하다. 또 아이가 있는 집에선 생명의 고귀함과 신비함, 그리고 한국 농업의 자부심이자 미래 농업을 경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가까이 있으면 귀한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느타리버섯은 가까운 우리 이웃이다.
최석영 울산대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