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꿀은 우리고장과 인근 섬의 계곡이나 숲에서 자생하는 으름덩굴과에 속하는 늘푸른 덩굴나무다. 길이는 약 15m까지 자라며 잎은 어긋나며 5~7개의 작은 잎이 모여서 손바닥모양을 이루는 겹잎으로 두껍고 반질반질하다. 4~5월경 피는 황백색의 꽃은 암수가 다르다. 10월경 적갈색으로 익는 열매는 달걀보다 조금 큰 타원형이다.
멀꿀의 붉게 익은 과일의 얇은 껍질을 벗겨내면 약간 투명한 백색의 과육을 드러내는데 당도가 높아 옛사람들은 귀한 과일로 여겼다. 이러한 달콤한 맛 때문에 ‘멀꿀’이라 부르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과일에 수많은 씨가 촘촘히 박혀 있어 과육이 적고 먹기에도 불편하여 산지에서 과일 대용식으로만 이용했다.
그러나 최근 전라남도가 멀꿀 열매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식약청으로부터 식품원료로 인정받아 향후 고부가 건강기능성식품과 천연의약품 소재 개발이 기대된다고 한다.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의 하나이며 환경부 권장식재 수종인 멀꿀은 꽃이 아름답고 열매를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1년 내내 푸른 잎을 감상 할 수 있어 등나무에 비해 관상가치가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공원의 파고라에 올려 그늘을 만들면 삭막한 도시를 푸르게 만들고 절개지에 심으면 견고한 덩굴 덕분에 산사태를 막을 수 있어 점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얼핏 보면 낙엽성 덩굴식물인 으름덩굴은 멀꿀과 닮은 것 같지만 으름덩굴의 길쭉한 타원형 열매는 갈색으로 익지만 멀꿀은 초록색의 새알크기에서 통통한 달걀모양으로 변하여 적갈색으로 익는다. 그러나 익은 뒤에도 으름덩굴처럼 과피가 벌어지지 않고 맛 또한 멀꿀이 더 좋다. 한방에서 멀꿀의 줄기와 뿌리를 야모과(野木瓜)라 하여 약재로 쓴다고 한다.
글과 사진 : 황호림 (숲해설가 / 목포기독병원 사무국장)
혀끝에 와 닿는 꿀 같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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