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부터 유진까지…故 박용하와의 각별한 인연

기사승인 2010-07-01 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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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부터 유진까지…故 박용하와의 각별한 인연

[쿠키 연예] 지난달 30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생을 마감한 배우 박용하(33). 동료 및 선·후배 연예인들은 갑작스런 비보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빈소가 마련된 서울 반포동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을 찾았다. 2일 오후 2시10분에는 엄숙한 분위기에서 입관식이 거행됐다.

생전 고인과 동고동락하며 소중한 추억을 쌓았던 이들이기에 감당할 수 없는 비보에 충격과 함께 슬픔이 어려 있었다. 바람처럼 왔다가 영화처럼 살다간 고 박용하와 각별한 인연을 맺었던 스타들을 정리해봤다.

◆‘아파트 동네 주민’이자 ‘절친’이었던 소지섭

고인과 소지섭의 돈독한 우정은 유명하다. 두 사람은 한때 서울 강남의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알고 지낸 ‘동네 주민’이었다. ‘한류스타’라는 신분상 국내와 아시아 전역을 오가며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시간을 쪼개 술잔을 기울였을 정도로 각별한 사이였다. 소지섭은 최근 열린 MBC 월화드라마 ‘로드 넘버 원’ 기자회견에서도 친한 연예인으로 ‘박용하’를 꼽았었다. 사망 이틀 전인 28일에는 “단짝 친구의 생일(7월1일) 파티를 열어주자”며 통화하기도 했다.

소지섭은 100% 사전 제작 드라마 ‘로드 넘버 원’ 각종 인터뷰에 대외적 스케줄을 정리하느라 분주했지만, 박용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빈소로 달려왔다. 얼마나 울었는지 얼굴 전체에 눈물이 흥건했으며, 목 놓아 울은 듯 얼굴부터 목 전체가 벌겋게 달아올랐을 정도였다. 2일 진행된 입관식은 물론이거니와 지금까지도 식음을 전폐하며 빈소를 지키고 있다.

◆류시원·김원준·박광현…오랜 세월을 함께 한 친구들

지난해 1월 디스크 수술로 입원한 류시원을 위해 김진표, 김원준, 박광현과 함께 병원을 찾기도 했다. 지난 2007년 가족 여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해 충격에 빠졌던 류시원을 위해 발인까지 지켜보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던 속 깊은 동생이었다. 지난 5월부터 일본 전역을 돌며 콘서트를 진행 중이던 류시원은 타국에서 박용하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2일 새벽 서툴러 입국해 발인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레이싱 대회는 불참하기로 했다.

김원준에게도 친동생 같은 존재였다. 지난 2008년 연말 일본 투어 콘서트로 바쁜 일정을 끝내고 난 직후였음에도 시간을 쪼개 김원준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뮤지컬 ‘라디오 스타’ 마지막 무대에 함께하는 의리를 과시했다.

박광현은 지난 2007년 3월 군 제대할 당시 기자회견에서 “동료이자 친구인 용하가 100일 휴가 마중을 나와서 기억이 많이 남는다”며 고인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MBC 일일드라마 ‘분홍 립스틱’에 출연 중이라 촬영에 바쁘지만 모든 스케줄을 뒤로 하고 사망 당일 빈소를 찾았다.

◆‘한류스타’들과의 인연…송승헌 권상우 배용준 최지우

송승헌과는 지난 2008년 발매된 컴필레이션 앨범 ‘연가’ 재킷 사진 및 뮤직비디오를 함께 촬영하면서 가까워졌다. SBS 드라마 ‘온에어’ 이후 국내·외 일정을 소화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던 고인은 지난 2008년 9월 권상우-손태영 결혼식에도 참여해 의리를 과시했다.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어 자숙 중인 권상우는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는 화환으로 조문을 대신했다.

박용하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시작점이 된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 이 작품에 함께 했던 배용준, 최지우와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다. 일본과 국내를 오가면서 활발히 활동했던 고인은 ‘한류스타’들과 인연을 유지하며 한류스타로서의 삶과 고민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작품이 이어준 인연…김현주, 박희순, 김무열

김현주와는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남녀주인공으로 출연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2005년 김현주가 연영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어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김현주가 1살 어리지만 서로 고민을 터놓고 이야기할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다. 김현주는 신인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온 박용하와의 추억을 더듬으며 30일 사망 당일부터 지금까지 빈소를 지키고 있다.

2002년 영화 ‘미워도 다시 한 번’ 이후 7년 만에 ‘작전’으로 스크린에 돌아온 박용하. 이 작품에서는 박희순, 김무열과 우정을 쌓았다. 박희순은 지난해 1월 열린 ‘작전’ 제작발표회에서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 (박)용하가 먼저 친해지고 싶다며 살갑게 다가왔다”며 “이번 영화에서 배우로서 얻은 것도 있지만 인간적으로는 좋은 친구를 얻었다”고 말했을 정도로 고인과 깊은 우정을 나눴다. 김무열도 “처음에는 무서웠지만 고민을 털어놓을 만큼 친한 사이가 됐다”고 속내를 밝혔다. 두 사람은 빈소가 마련되자마자 찾아와 통곡했다. 특히 사망 이틀 전인 지난달 28일 김무열의 부친상에 찾아와 밤샘 조문을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 유진

2002년 KBS 드라마 ‘겨울연가’의 활약상에 힘입어 그해 여름에 남자주인공을 거머쥔 작품 ‘러빙유’. 박용하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을 통해 정극 여주인공으로 데뷔한 S.E.S 출신 유진. 두 사람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면서 사랑을 나눴지만 다음해 각자의 길을 가게 됐다. 하지만 헤어진 뒤에도 연락을 주고받으며 연인에서 친구로 마음을 나눴다.

박용하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과거 연인 유진이 빈소를 방문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KBS 수목드라마 1위를 기록 중인 ‘제빵왕 김탁구’ 촬영으로 바쁜 와중이었지만 박용하의 옛 연인이자 동료로서 예를 다하기 위해 사망 당일 빈소를 찾았다.

아픔 없는 곳에서 편히 쉬길…

이외에도 가수 강원래, 세븐, 거미, 이루, 션, 김형준(SS501), 김기범(유키스), 서인국, 씨엔블루, 박효신, 김종국, 유노윤호(동방신기), 신승훈, 싸이, 배우 장혁, 김지훈, 손지창, 이연희, 정태우, 이범수, 윤은혜, 이정진, 차태현, 이병헌, 임정은, 김민종, 고주원, 변정수, 추소영, 장신영, 정일우, 이주현, 박기웅, 오지호, 원빈, 김주혁, 박한별 등 수많은 스타들이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이들은 고인에 대해 경조사를 손수 챙기고 슬픈 일에 울고, 기쁜 일에 진심으로 웃어줬던 ‘의리파’라고 말한다. 그와 추억을 나눴던 스타들을 정리하면서 느낀 것은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웠을 정도로 인연을 맺었던 스타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사람을 만나 마음을 나누고 인정 쌓기를 좋아했던 ‘인간 박용하’. 그렇기에 많은 동료 및 선·후배는 아직 그를 보내기 힘들어한다.

박용하는 오는 2일 세상과 영원한 작별을 고한다. 부친의 투병, 사업가로서의 고충, 인기스타로서의 불안감, 미래에 대한 막막함 등 삶의 무게가 고통으로 다가왔던 박용하. 부디 아픔 없는 곳에서 편안한 안식을 얻길 팬들은 기도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은주 기자 kimej@kmib.co.kr 기사모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