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39,995(* 약 7천200만원)┃최고출력 239마력┃최대토크 55.2kg․m
0→시속 97km 7.3초┃연비 10.7km/L┃CO₂ 배출량 191g/km
시속 113km → 0 감속 44.1m ┃스키드패드 0.93g
*영국기준
WE LIKE ●가격 대비 넓은 공간과 풍부한 사양 ● 정숙한 정속주행 ● 두드러지는 존재감
WE Don’t LIKE ●실내 감성 품질 ● 평균적인 주행성능 ● 기대 이하의 힘과 연비
새천년으로 넘어오던 시기, 크라이슬러가 대형 고급차 시장용으로 갖고 있었던 모델은 미국시장 전용의 끔찍한 앞바퀴굴림이었던 콩코드, 300M 등이었다. 그런데, 크라이슬러 엔지니어들은 독일로 넘어가 당시 메르세데스의 최신 기술과 아키텍쳐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 결과물로 2004년에 등장한 300C는 지난 10년간 크라이슬러에 뚜렷한 성공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이제, 스타일링 면에서 ‘아우디TT’같은 손질을 거친 후속 모델이 등장했다. 최신형으로 업데이트되었지만, 최근의 크라이슬러 차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모델을 이어가는 것이 분명하다.
뉴 300C는 영국에서(그리고 미국과 다른 대부분의 시장에서) 예전처럼 크라이슬러 상표를 달지만, 유럽 본토에서는 란치아 테마로 팔린다. 상표가 어찌됐건, 쓸 만한 차인지 알아볼 차례다.
300C는 고급차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 거의 10년 전 처음 만들어진 차를 크라이슬러의 대주주인 피아트는 미국식 이론적 사고를 가지고 판매하고자 했다. 2세대는 약간 자랐지만 겉보기에는 크게 바뀐 것이 없다.
익숙한 유럽 기준으로 분류하자면, 이 차는 BMW 7시리즈 크기에, 포지션은 5시리즈이고, 가격은 동등한 사양의 330d보다도 저렴하다. 구형과 2mm 차이가 나는 3,052mm의 휠베이스는 표준차체의 730d, 재규어 XJ, 아우디 A8보다 여전히 길다. 하지만 300C의 가격은 3만5천995파운드(약 6천470만원)에서 시작한다. 풀 사이즈 고급 세단을 6만 파운드(약 1억780만원) 이하에 살 수 없는 시장인데 말이다.
크라이슬러가 유럽 기준의 고급차 실내를 맞추지 못했다고 쪼아대는 것은 가혹해 보이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그곳에서 말하는 품질과 이곳에서 말하는 품질에 상당한 거리가 있다. 다행히 그 간격은 매번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최신 300C는 미국 브랜드를 향한 조심스런 발걸음처럼 느껴진다. 촉감과 전체적인 모습은 모두 향상되었다. 가짜 가죽 마감이 BMW를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실내는 잘 조합됐고 조화로운 매력을 가졌다. 대시보드의 금속 하이라이트도 잘 선택되었다. 크기는 말할 것도 없다. 길이와 박스형 측면에서 기대할 수 있듯이 무릎과 팔꿈치 공간은 경쟁모델들과 (압도하지는 않더라도) 겨루기에 충분하다.
Performance
따로 떼놓고 보면 300C의 수치는 밋밋하지 않다. 0→시속 97km 가속시간은 7.3초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요긴하다. 진입로에서 가속하면 7.5초 후 제한속도에 도달할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데 시장상황을 보면 300C의 수치가 그리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버부스트 때 발생하는 239마력(90초간. ‘표준’은 224마력)은 4만 파운드(약 7천200만원) 미만에 구입할 수 있는 BMW 530d나 벤츠 E350 CDI의 264마력 수준에 못 미친다. 이들의 0→100km 가속 시간은 6.1초와 6.2초이며, 복합 연비는 최대 18.9km/L, CO₂ 수치는 최저 139g/km이다. 5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300C의 경우 복합연비가 겨우 13.9km/L이다.
마른 노면에서는 113km에서 정지까지 45m 미만이 소요될 정도로 브레이크의 성능이 좋다. 245/45 타이어는 젖은 노면에서도 50m 미만에 멈춰 세울 정도로 무게에 강하게 저항했다.
300C는 이전 모델과 마찬가지로 운전이 흥미롭다. 이전의 미국차들은 가볍고 단절된 스티어링과 요철 통과 후 안정을 찾기까지 한참이 걸리는 몹쓸 차체 제어 등을 통해 우리에게 절망적인 모호함을 선사했었다. 300C는 많은 부분을 바꾸었다. 이 시장에 걸맞게 더 타이트하게 제어되며 좀 더 유럽차에 가깝게 되었다. 따라서 최신 300C는 그 점을 이어갔다.
Buying and owning
얼핏 보더라도 4만 파운드(약 7천200만원)대에 포진한 300C의 가격은 크라이슬러의 영국 판매 직원들을 초조하게 할 것 같다. 사실상 어떠한 통상적인 잣대를 놓고 봐도 더 우세한 BMW 530d SE, 아우디 A6 3.0 TDI SE, 재규어 XF 3.0D 프리미엄, 메르세데스 E350 아방가르드가 모두 이 가격대에 있다.
한편 300C는 같은 연료로 빨리 가는 만큼 멀리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리고 191g/km의 CO₂ 수치는 업무용으로 쓰는 이들이 운행의 즐거움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지불케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가용으로 구매하는 이들은 단종된 시트로엥 C6과 함께 취급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가치 하락이 심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아주 치열한 클래스의 한 가지 대안이 된다
이 클래스의 선두 차들을 놔두고 300C를 고를 객관적 이유는 부족하다. 물론 상대적으로 빠르고 조용하다. 하지만 이 세그먼트에는 모든 부분에서 크라이슬러가 하는 만큼 이상을 해내는 다른 차들이 있다.
하지만 300C는 항상 그랬고 아무렇지 않았다.
그냥 자신이 원하기 때문에 사는 차이고, 그런 이들의 기대를 충족시킨다. 이 차는 모르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한 차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갖고 싶어 하는 이에게는 추천할 수 있다. 이 차는 고의적으로 다르고, 그러므로 적어도 인정할 것이 많다.
TESTERS’ NOTES
맷 프라이어(MATT prior)
크라이슬러가 여전히 최고들과 차이를 보이는 곳: 시트 포지션의 다양성. 우리 테스터들은 시트를 충분히 낮출 수 없었다.
닉 케킷(NIC CACKETT)
편평비 45짜리 타이어는 높지 않지만 휠이 연석에 쉽게 닿지 않는다.
Spec advice
이보다 단순할 수 없다. 트림은 두 가지뿐이다(싼 쪽이 리미티드, 최고사양은 이그제큐티브).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기본형 차의 18인치 휠로 승차감을 약간 향상시킬 것인지, 최고사양의 확실히 장비된 사양 리스트를 택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JOBS FOR THE FACELIFT
자동변속기에 기어를 추가할 것
공차중량을 줄일 것
시트 조절 폭을 넓힐 것
유럽에서는 연비 좋은 엔진을 두루 갖추는 것이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