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옻나무
옻나무는 옻나뭇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으로서 동양이 원산이며 중국 인도 등에서는 옛날부터 많이 재배하던 나무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있는 야생 옻나무는 옛날 중국에서 수입하여 재배하던 옻나무 밭에서 갈라 나온 것이며, 온 산야에 넓게 퍼져 있습니다.
옻의 사용과 옻나무의 재배가 언제부터 이루어졌는지 확실하지 않으나 중국의 사기에 의하면 舜(순)) 나라 때 이미 칠기를 사용한 흔적이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낙랑 시대 유물에서 칠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미 그때 옻칠을 한 집기를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옻칠은 한국, 일본, 중국 등에서는 오래 전부터 많이 씨 왔으며, 금속이나 목공 도장용으로 가장 귀하게 여겨왔던 도료이고, 특히 칠기류에 많이 사용해 왔습니다.
지금도 옻칠을 한 나전 칠기는 그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수출도 많이 되고 있는데, 나전 칠기의 우수성은 바로 그 우아한 옻칠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천연 옻은 그 생산량도 많지 않고 값도 많이 비싸므로, 주로 미술공예품 등에만 쓰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옻칠로 생기는 도막은 부착성과 광택이 뛰어나고 촉감이 좋아서, 락카나 에나멜에 비하여 품질이 월등하고 예술적 감각이 풍겨 나옵니다.
그러나 옻이 손이나 피부에 묻으면 우루시올이라는 독성 물질 때문에 옻이 오르는 위험 이 있습니다.
옻을 타는 사람은 대체로 10명 증 1명꼴이라고 하는데, 머리 염색약 중에도 옻 성분이 들어 있어서, 염색만 하면 옻이 올라 눈이 붓고 얼굴이 가려워 고생하는 사람을 흔히 봅니다.
나이가 들면 머리가 세는 것은 자연의 순리인데, 자연을 역행하려고 무리를 하니 옻이 오르게 되고, 또한 고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위장이 약한 사람은 옻과 닭을 함께 고아 '옻닭'이라고 하며 먹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직접 경험하지 않아 잘 모르겠습니다.
주왕산 약수터에는 옻닭을 파는 집이 많이 있습니다.
옻은 옻나무에 직접 닿지 않아도 옻이 오를 수 있습니다.
어떤 집 할머니께서 위장이 나빠 옻과 계란을 배합한 약을 늘 먹는데, 그 할머니와 한방을 쓰는 손녀가 할머니께서 내쉬는 숨에 의하여 볼에 옻이 올라 치료를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튼의 '동물기'에 의하면, 야생 조류들이 배 속에 기생충이 생기면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옻나무 열매를 따먹고 기생충을 구충한다고 합니다.
옻나무 열매에 구충력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새들이 알았는지 정발로 신통하기만 합니다.
이와 같이 옻에는 구충력 말고도 통경, 진해의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옻의 채취는 보통 4~5년생 옻나무에서 하며, 송진을 채취하듯 나무 껍질에 V자로 상처를 내어 거기서 흐르는 수액을 채집합니다.
이때 옻에 오르지 않고 안전하게 작업을 하기 위해 노출된 피부에 식물성이나 동물성 기름을 바르고 작업을 합니다.
만일 옻에 올랐을 때는 비눗물로 잘 친고 시판하는 게르츠 수'를 바르면 치료됩니다.
간이 치료법으로는 보드라운 소금을 바르면 가려움이 없어지고 치료가 된답니다.
민간요법으로는 쌀을 씹어서 바르기도 합니다.
나무는 잎이 없을 때 그 수증을 알기가 참 어렵습니다.
내가 젊었을 때 허술한 부엌 가작을 고치려고 산에 나무를 베러 간 일이 있었습니다.
마침 겨울이라 모든 나무는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었습니다. 적당한 나무를 찾아 이리저리 찾아다니던 중, 한곳에 이르니 잔가지도 없는 매초롬한 알맞은 굵기의 나무가 무더기로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좋아라고 그 나무를 베어 어깨에 메고 집으로 와서 부엌을 고쳤습니다.
그런데 그 나무가 바로 옻나무였습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온종일 옻나무를 만졌으니 옴 몸에 옻이 오른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너무 가렵고 그 고통스러움을 말로 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웃 사람들 말이 옻 물에 가서 씻고, 그 물로 닭을 고아 먹으면 낫는다고 해서 옻이 오른 덕분에 닭고기를 많이 먹은 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야에는 옻나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독성이 있는 많은 식물들이 있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만지면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생깁니다.
옻나무보다 더 무서운 독성 식물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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