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참옻나무의 가치 ‘자손 대대로 이어져야’
[알파데일리 임재운 기자] 옻나무는 동남아에 주로 분포되어 자생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평안북도 태천, 충청북도 옥천, 강원도 원주, 경상남도 지리산 천왕봉 줄기의 일대, 함양군 마천면 의탄리 의중길 396번지 일대에 서식하고 있다.
옛날에는 뿌리근식으로만 재배 번식이 가능했었다. 그러나 옻나무를 베고 난 다음 봄철 새순이 싹터 3년차 되는 해부터는 많은 씨앗의 열매가 달리나 씨앗이 발아되지 않아 씨앗 종자 번식이 불가능한 것으로만 알고 있었으나 요즘엔 재배기술이 발전되어 두꺼운 옻종자열매 씨앗을 채취해 충분히 건조시킨 다음 껍질을 많이 갈아내고 집단 파종을 하여 씨앗 발아 기법으로 묘목을 대량생산하며 전국에 보급, 재배되고 있다.
의중마을을 위주로 전답 주변에 서식하는 옻나무는 옻나무에 관한 기록이나 역사의 기원은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오랜 세윌 몇 천년 전부터 지금 현재에 이르기까지 4~5백년 이상된 옻 나무들이 수두룩 전답 주변에 대를 이어 현재도 관리되고 있으며 옻나무 수령이나 옻나무 번식, 옻나무 생장 및 관리, 옻칠내는 기법, 옻칠(옻진액) 사용 용도 등을 일반 생업에 연관시켜 의중 마을에 가업으로 이어온 것을 보면 이곳이 옻칠의 고장임 을 역사적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 옻나무 서식지의 기후 및 토질 관계
의중마을 인근은 지리산 줄기로부터 내려오는 근간의 골짜기로서 골이 깊으며 토심이 깊고 비옥한 땅으로 이루어져 있다. 옻나무가 자생 생장하려면 토질이 비옥하지 않으면 옻나무 껍질이 두텁지 않고 껍질에서 나오는 옻진액이 부실하다. 또한 옻을 채취해 놓아도 옻칠의 약성이나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
# 옻진액의 품질
평안북도 태천, 강원도 원주, 충청북도 옥천에서 나는 옻칠은 주로 생칠이라고 칭하며. 여름에 옻나무를 세워놓고 채취를 하는 기법을 주로 사용하여 옻칠 채취를 하고 옻칠의 주용도는 주로 목재나 나전공예 및 여러 일반 생활용 도료로 사용해 왔다.
그러나 지리산 부근 경남 함양 마천 의탄 의중길 396번지 일대에서 채취되는 옻칠은 육칠 내지는 화칠, 참옻 이라 칭하며, 옻칠을 채취하는 시기는 초가을부터 늦가을까지 주로 채취를 한다.
보통 이곳의 옻나무는 오래된 옻나무 밑 둥치에서 새순이 나와 3년에서 4년 정도 자란 나무를 베어 옻칠을 내는 것을 최상급으로 취급한다. 가을의 이 시기는 옻나무의 일년 생장을 마치고 수분과 옻진액이 나무 뿌리 와 옻칠목으로 자체 수목 보호를 위해 겨울나기를 위한 목질의 생장 마감철이기 때문이다.
또한 초가을에서 늦가을까지 옻나무를 자르는 이유는 옻나무 보호 차원에서 내년 봄 옻나무 새순이 밑둥으로부터 정상적으로 활착이 되겠끔 하기 위함이다. 수 천년 전 오랜 세윌부터 이 방법을 사용해 조상 대대로 옻나무를 관리해 왔기에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곳 주변에 옻나무가 수령이 몇 백년씩 성장 보존되어 왔다고 볼수 있다.
이곳 함양 마천 의탄 의중 주변에서 생산되는 웇칠은 화칠이라고도 하며 육칠이라고도 칭한다. 옻칠을 내는 방법은 대나무처럼 곧은 옻나무를 약 1m 20cm 가량 길이로 잘라 다발로 묶은 다음 물에 담구어 약 일주일 가량 불렸다가 옻칼로 (흠집)칼질을 하여 초벌은 생칠로 내고 두번부터는 불에 구워 화칠로 낸다.
옻칠을 다 내 모은 다음, 낸 옻칠을 한 곳 그릇에 담아 칠봉대로 계속 저으주면 정상적인 옻칠로 합류, 배합해 이곳의 명물인 옻칠이 탄생하게 된다.
옻칠은 금방 저으면 회색이 되었다가 약간 검붉게 변하다 검정색으로 변한다.
옻칠은 낸 다음 약간 삭혔다가 칠지나 한지 가는 삼베천에 걸러 불순물 잡티를 제거하고 용도에 맞게 사용하면 된다.
옻칠은 바로 낸 다음 약간 큰 그릇에다 담아 약간 삭히지 않으면 부풀어 올라 넘치는 경우가 발생하니, 주의가 필요하다.
# 지리산 함양 마천 의탄 의중 옻칠의 특징
일명 이곳에서 생산이 되는 옻칠은 육칠이라고도 하고 화칠이라고 칭하는데 예로부터 지리산 줄기 맥의 토질과 기온 온도의 여건 상 옻칠의 품질 특수성 때문에 주로 인체 무해하고 체질 개선과 위장약 뿐만 아니라 여러 내복약으로 오래 전부터 복용 사용되어 왔으며 동의보감이나 오랜 구전 및 현재도 전해 내려오고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 생산 되는 옻칠은 대부분 약용으로 소비 사용되고 있다.
단점은 옻을 타는 사람은 옻칠의 알르러기 반응 때문에 가려움증이 있는게 흠이다. 그러나 체질상 옻이 타지 않는 체질은 약용 내지는 옻나무를 넣고 만드는 옻닭, 옻오리 백숙 탕, 초봄에 나는 옻새순으로는 옻순 무침 옻순 나물 찜 등 각기 만들 수 있는 인체에 이로운 수많은 보양 음식이 많이 있다.
옛날 흉년에는 옻순을 초봄에 채취해 밀가루를 무쳐 주먹밥을 만들어 주식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옻순을 삶아 고사리처럼 말려 보관하며 일년 내내 물에 불려 밑반찬이나 국으로도 요리를 해 먹었다. 또한 용도로는 나전칠기에 옻칠은 최상급의 작품으로 취급한다.
목기, 바리대, 관, 소반 등 일상 생활에 다양한 용도의 도료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지금까지 현대 화학 도료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옻칠로 모든 분야의 생활 도료로 폭넓게 사용되어 왔으며 지금은 옻칠의 생산량도 적고 옻칠 내는 방법이 예로부터 너무 까다롭고 시간이 걸리다 보니 너무 고가이므로 이 지방의 옻칠은 약용이나 특수 제작의 주문 작품이 아니면 옻칠을 사용하여 작품을 제작하기가 어렵다.
옻칠은 건조가 까다롭다. 현대 화학 도료는 속성 건조나 여러 건조 방법이 다양하지만 옻칠 건조법은 습도나 온도가 적합치 않으면 건조를 할수가 없다. 현대는 온도계가 있고 온도 습도 등 여러 방법을 이용해 체계성 을 갖춰 기술적으로 건조를 할수 있는 방법이 여러가지 많지만 옜날에는 눈짐작과 어림대중으로 짐작해서 건조를 했었다.
칠을 건조하는 장소를 '칠간'이라고 하며. 방 한켠에 구둘을 놓아 장작으로 군불을 지피고 아랫목에는 벼집을 깔아 물을 뿌려 온도와 습도를 조절 유지하며 감각과 오랜 경험으로 옻칠을 조상 대대로 가업을 이어 전수 전업으로 건조 기법을 사용해 왔다. 과반이나 절에서 사용하는 식기 일반 국그릇, 밥상, 제기 음식을 담을 수 있는 여러 용기는 옻칠을 8번 내지 9번을 번복, 사포나 숯을 이용, 갈고 곱게 다듬어 몇번의 겹칠을 하여 작품을 만들었기에 옻칠을 사용한 그릇에 담은 음식물은 오래동안 식지 않으며 여름에도 음식이 잘 상하지 않는다고 전해 내려온다.
몇 백년 전 무덤에서 지금도 출토 되는 고분의 관은 내외부에 수십번의 옻칠을 미리 하여 보관해 두웠다가 사용했으며 옻칠을 한 유물은 관도 썩지 않고 관뚜껑이나 모든 형체가 잘 보존되어 유지되고 있는 이유는 천연 도료인 옻칠의 특수성 때문이다.
주로 이 지방의 옻칠 내는 방법은 3인이 한조가 되어 칠간 불을 앞에 두고 우측에 칼질, 좌측 건너편에 칠목 굽는 사람 가운데가 대롱질 하는 사람 이렇게 구분이 되어 삼 인이 한조가 되어 옻칠을 낸다. 필자도 어렸을적 10세 전후 동네 할아버님이나 아버님들과 같이 옻칠을 내고 20세 전후까지 의중마을에 살면서 옻칠 목을 관리하고 옻칠을 내며 생업에 종사해 왔었다.
목기나 기물 넓은 부분에 칠을 할때는 초벌에 삼베나 문종이를 아교풀을 이용, 바른 다음 충분히 건조시켜 나무결의 눈을 메운 다음 뒤틀리지 않게 잘 건조시킨 후. 다음 작업은 옛 오래된 기와장이나 돌가루를 잘게 부수워 가는 체에 여러 번 거른 다음 곱게 분말을 만들어 옻칠과 반죽 헤라를 이용, 고르게 바른 다음 충분히 건조하여 사포나 미세한 숯을 이용, 여러번 갈아 덧칠을 칠팔회 번복하여 마무리 작품을 완성한다.
옻칠을 하는 붓은 기발이라고 하는데 옛날에는 인모로 넓고 두툼하게 만들어 사용해 왔다. 지금도 인모로 만든 기발을 사용하는 작가들이 많이 있다.
# 옻나무에서 나오는 옻칠 진액과 옻수액은 성분 자체가 전여 다르다
옻수액은 옻나무 뿌리에서 옻나무를 생장시키기 위한 옻나무의 목질과 잎의 영양 공급의 수단 일환이며, 옻칠은 옻나무 껍질과 옻나무 목질에서 생성되는 옻의 진액이다. 옻진액의 역할은 옻나무가 껍질이 벗겨 졌거나 옻나무가 잘라져 상처가 났을 때 소나무 송진처럼 자가 치유를 하기 위한 옻나무만의 자가 치유 방편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
그러하기에 앞으로도 옻나무 수액과 옻진 옻칠은 구분하여 혼동과 차질이 없기 바라며, 수액은 뿌리에서 공급되는 수분의 역할이며, 옺진 옻칠은 껍질에서 생성되는 유일한 옻나무의 자체 보호 유성 성분의 물질이다. 그러므로 나무를 물에 담그면 기름띠가 물위에 생기며 기름 성분이 있기에 생옻 나무도 불에 잘 탄다. 또한 옻칠을 떠서 물에 넣으면 물과 합류 배합이 되지 않고 물 위에 떠는 이유가 나무에 함유된 유성 성분이기 때문이다.
유래로 옻칠나무의 자가치유 기능이 특이한 점을 착안, 조상 선조님들께서 여러 인체 시험과 방법을 연구 지금에 이루워졌음이 자명하며 또한 이곳 지리산 자락의 의중마을이 옻칠의 초기 고장임이 확실하다.
필자가 어렸을 때만 해도 상처가 나면 병원도 멀고 소독약이나 치료약이 흔치 않아 옻잎이나 옻나무를 흠집 내 불에 구워 옻진을 긁어모아 상처난 부위에 바르면 상처에 피가 멎으며 덧이 나지 않고 상처가 쉽게 아무는 효험을 많이 보았다. 또한 필자가 어렸을 적만해도 회충약이 없었다. 그러나 배가 충으로 인해 아프거나 위내 기생충이 있을 땐 옻칠을 복용하면 위내 모든 기생충은 완전 박멸이 된다.
필자도 어렸을 때 체질이 약해 옻칠을 여러번 복용하여 회충과 위장병을 고친 사례가 여러번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옻칠의 역사가 전수되어 내려 이어져 왔으나 앞으로 옻나무의 역사가 끊어질까봐 걱정스럽다. 칠십을 바라보는 필자의 입장과 10대부터 평생을 전통나전 공예와 수묵 동양화, 우리나라 전통나전 그림 및 전통 도자기를 제작 연구해온 작가로서 못다한 씁쓸함과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