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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알자] 낫토와 김치(キムチ)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승인 2020.08.24 09:00 | 최종 수정 2020.10.01 02:39 의견 0
낫토 (미토시 홈페이지)

대략 20여 년 전, 한국으로 출장 오는 일본인들은 가깝지만 멀기도 한 한국의 주재원들에게 선물로 ‘미토 낫토’를 가지고 왔다. 일본인들은 아침식단에 낫토를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만 하더라도 낫토는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식품이었다. 하지만 이제 대형마트에 가면 낫토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우리에게 건강 음식으로 알려져 있고 심지어 우리 대기업에서 생산도 하고 있다.

한편 일본에서도 30여 년 전, 슈퍼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기무치(キムチ)’를 살 수 있었다. 심지어 유학생 시절 교토에 갔을 때는 음식점 주인이 자신도 재일교포라면서 남들 몰래 김치 반찬을 추가로 내줬는데 한국에서 먹던 김치 맛 그대로였다.

시간이 흘러 2010년 다시 일본에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기무치’가 아닌 ‘김치’를 도쿄 ‘신주쿠’ 한인 거리의 한국 마트에서 살 수 있었고, 이곳에서 산 김치는 일본산 배추로 담근 김치보다 맛있었다. 덕분에 귀국 후에도 집사람은 김치를 사서 먹고 있다.

일본에서 판매중인 김치 (정회주 일본지역연구자 제공)

흔히 일본에서의 한류는 세 가지로 구분된다. 2004년 ‘겨울연가’로부터 시작된 1차 한류 붐, 2010년 ‘소녀시대’, ‘카라’ 등 K-POP에 따른 2차 한류 붐, 현재 ‘사랑의 불시착’, BTS 등에 따른 3차 한류 붐이다. 이처럼 일본에서의 한류라고 하면 우리는 K-POP과 드라마만을 연상한다.

하지만 일본에는 과거 내장요리(ホルモン)라면 폄한의 상징처럼 인식되었던 것이 지금은 일본에서 아주 일반화된 기호 음식중 하나이듯 과거에 자신들이 내장요리(ホルモン)를 먹지 않았다는 것조차 아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한국의 음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심지어 삼계탕(サムゲタン), 비빔밥(ビビンバ), 지짐이(チヂミ), 불고기(プルゴギ), 김치찌개(キムチ鍋), 순두부(スンドフ), 떡볶이(トッポキ), 육회(ユッケ), 삼겹살(サムギョプサル) 등 한국 발음을 그대로 사용하는 음식이 셀 수 없을 정도다.

한국에서도 낫토뿐 아니라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가 대도시 많은 주점을 점유하고 있어서 마치 일본 뒷골목을 걷고 있다는 인상마저 드는 곳도 있다. 지금은 한류라 할 것도 없고, 왜색이라는 논란이 불필요 할 정도로 양국 밑바닥 깊숙이 서로의 문화가 파고 들어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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