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식물 이야기] 나주 전통 떡 재료인 국화과 식물… 꽃은 둥근 공 모양으로 달린대요

입력 : 2022.09.26 03:30

절굿대

절굿대의 꽃은 지름 5~6㎝의 둥근 공 모양으로 달려요. /국립생물자원관
절굿대의 꽃은 지름 5~6㎝의 둥근 공 모양으로 달려요. /국립생물자원관
가을 무렵 산에 오르다 보면 공처럼 둥글게 보이는 모양의 꽃을 피우는 식물을 볼 수 있어요. 바로 절굿대예요. 꽃과 열매가 맺힌 모습이 마치 절구통에 곡식을 넣고 찧을 때 쓰는 둥근 절굿공이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이 식물의 어린잎은 예부터 전남 나주의 전통 떡인 절굿대떡(분추떡)의 재료로 사용됐다고 해요. 이 떡은 건조시킨 절굿대 잎을 삶아서 밥과 섞어 만든 인절미 종류인데요. 떡을 만들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쑥과 수리취가 있어요. 두 식물과 절굿대 모두 국화과의 식물이랍니다.

쑥과 절굿대는 잎이 깊게 갈라지는 모양이 비슷하지만, 절굿대의 잎 가장자리에는 쑥 잎과 달리 가시가 있어요. 쑥 잎은 5㎝ 이하로 자라는 반면 절굿대의 잎은 약 20㎝로 크기가 크지요. 갈라진 잎과 가시, 잎의 크기 때문에 절굿대는 잎만 보면 얼핏 엉겅퀴 잎과 비슷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엉겅퀴 잎보다는 덜 억세고 부드러운 느낌이랍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쑥과 달리, 절굿대와 수리취는 산에 올라야만 볼 수 있어요.

절굿대는 햇볕이 잘 드는 숲의 풀밭에 드문드문 흩어져 자라요. 다 자란 높이는 1m 정도지요. 줄기와 가지에는 흰색 털이 덮여 있어 마치 식물 전체가 솜으로 덮인 듯 보이기도 해요. 잎은 줄기의 중간 부분에서 나기도 하지만 뿌리 쪽인 지표면 부분에 모여서 나기도 하는데, 잎의 뒷면이 흰색 솜털로 덮여 있어요. 꽃은 줄기와 가지 끝에 지름 5~6㎝의 둥근 공 모양으로 달리는데, 사실은 아주 작은 꽃들이 다닥다닥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거예요. 이렇게 작은 꽃이 다닥다닥 붙어 전체적으로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것을 머리모양꽃차례라고 해요. 꽃은 연한 녹색이다가 8~9월이 되면 보랏빛이 된답니다.

절굿대는 개수리취·둥둥방망이·분취아재비라고도 불려요. 어린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는데, 한방에서는 뿌리를 '누로'(漏蘆)라고 하여 부스럼 치료에 사용하곤 했대요. 이 식물은 꽃이 아름답고 독특해 꽃꽂이와 장식용 드라이플라워(말린 꽃)로도 많이 이용돼요. 또 화단이나 정원에 군락으로 심기도 합니다.
김민하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