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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필독서 ‘허클베리 핀’ 이제는 금서(禁書)?
뉴스종합| 2015-12-15 09:37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근대 문학의 대표작이자 중ㆍ고교 필독서인 마크 트웨인의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이 미국 교과과정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미국 펜실베니아주의 필라델피아 와인우드의 프랜즈 센트럴 고등학교는 11학년 영문학 과정에서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더이상 가르치지 않기로 했다고 가디언 지와 워싱턴타임스(W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책에 담긴 인종주의적 표현들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것이다.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자료=artifice.com]

‘허클베리 핀의 모험’은 흑인 노예제가 기승을 부린 시대(1835~1845년)를 그린 소설로, 술주정뱅이 아버지를 피해 농장을 뛰쳐나온 허클베리 핀이 주인 집에서 탈출한 흑인 노예 짐과 미시시피 강을 따라 내려가며 겪는 모험을 그리고 있다.

소설은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지만, 잔혹한 묘사와 흑인 비하표현인 ’니거(Niggerㆍ검둥이)’가 212차례나 등장해 1884년 출시 당시부터 논란이 됐다. 일각에서는 인종주의 폐단을 드러내는 소설이라고 평가했지만, 오히려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받았다. 잇딴 논쟁으로 미국 영문학협회는 지난 2000년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1990년대 미국에서 5 번 째로 논란이 많았던 도서로 선정했다. 소설은 지난 2010년 14 번 째로 논란이 많은 도서에 올랐다.

미국 메사추세츠의 콩코드는 지난 1885년 소설을 열람금지 목록에 포함시키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원작에 나온 ‘nigger(검둥이)’라는 단어를 ‘slave(노예)’로 바꾼 개정판을 출시하려고 하다가 일부 학자들이 “그 시대 문화적 배경을 가리는 것”이라고 반대했다.

지난 주 필라델피아에서는 2곳의 고등학교가 이 소설을 영문학 교과과정에서 빼버렸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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