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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버섯의 신경학적 중독증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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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신비(146)

www.jadam.kr 2015-10-24 [ 최종수 ]
키다리곰보버섯 3송이

최근 한국에서도 곰보버섯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것 같다. 그만큼 식용의 기회도 늘어가게 마련인데 드물기는 하지만 곰보버섯을 식용한 다음 부작용이라고 할까 아니면 중독증상이라고 할까 신경학적 증상을 보여준다는 보고가 증가하고 있어 일단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마침 병리학 의사이자 Mushrooms: Poisons and Panaceas(1995)라는 책을 저술할 정도로 야생버섯에도 조예가 깊은 Denis R. Benjamin이라는 분이 곰보버섯의 신경학적 영향과 그 증후군(증상)에 대하여 쓴 글이 있기에 발췌 초역하여 여기 소개해 보고자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의사가 스스로 곰보버섯을 날마다 약 50여일 계속 식용하면서 어떤 증상이 자기 몸에 나타나는지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곰보버섯을 아주 맛있게 즐겨 먹은 것 밖에 아무런 증상을 느낄 수 없었다. 자기의 강한 체질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가 먹은 곰보버섯에 아무런 독성이 없었거나 늘 와인을 곁들여 먹었는데 그 와인이 독성을 누그러뜨려 주었기 때문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어쨌든 여러 나라에서 곰보버섯을 먹은 뒤 신경학적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례보고가 늘어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www.jadam.kr 2015-10-24 [ 최종수 ]
노란 색을 가진 곰보버섯 3송이

물론 곰보버섯을 생으로(날로) 먹었을 때 나타나는 중독증상은 잘 알려져 있고 그 사례보고 또한 많고 또 잘 알고 있다. 그 증상은 대체로 심한 위장장애 증후군으로 배가 더부룩하고 아프거나 토하고 설사를 동반하게 된다. 이러한 중독증상을 일으키는 화학적 독성분이 무엇인지 아직 알려진 것이 없다. 사람마다 중독증상이 똑같지는 않지만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것만은 틀림없기 때문에 곰보버섯을 생으로 먹어서는 안 되고 반드시 잘 익혀 먹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신선한 곰보버섯을 잘 익혀먹었는데도 어떤 중독증상이 나타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동안 곰보버섯을 잘 익혀먹었는데도 종종 신경학적 중독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그 증후군은 혼미한 가운데 방향 감각의 상실, 어지럼증, 운동근육 공동작용 장애(poor muscle coordination)등이다. 2008년 독일에서 환자 6명이 어지럼증과 가벼운 소뇌 기능 장애, 즉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몸 균형 잡기 곤란, 가벼운 떨림, 운동 근육 기능 실조 등을 보여준다는 보고가 있었고, 환자들 가운데 몇 사람은 오심 구토를 동반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말린 버섯이 아닌 신선한 곰보버섯을 잘 익혀서 조리하여 먹은 지 6-12시간 뒤에 나타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 스스로 제어하였고 24시간이 경과하자 완전히 사라졌다.

www.jadam.kr 2015-10-24 [ 최종수 ]

2010년 프랑스에서는 독극물 통제 센터에서 수집한 과거 30년 동안 곰보버섯과 관련된 중독증상 사례들을 조사 연구한 것을 보고하였다. 이 보고서에 보면 146명의 환자가 곰보버섯을 먹은 지 6시간 뒤부터 전형적인 위장장애 증상을 보였고 129명의 환자들은 잘 익혀먹었는데도 식용한 뒤 12시간부터 신경학적 증상들을 보여주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이 보고는 많은 도움을 보여 주는 한편 일관성도 없고 평가 기준도 모호하며 자가보고(self-reporting)도 불완전하고 결함이 많아 의학적으로 제대로 평가하기 어려운 회고적 연구(retrospective study)였다. 예를 들면 곰보버섯 요리를 먹을 때 알코올음료와 함께 먹었는지에 관해서는 오직 몇 사례밖에 조사 연구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와인 없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마치 미국에서 얼음을 넣은 냉수 없이 음식을 먹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도 2006년 곰보버섯을 먹은 뒤 운동근육 장애와 정신 혼미 증상이 보고되었다. 이 보고 역시 자세한 의학적 보고를 포함할 수 없었는데 그 이유는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곰보버섯으로 말미암는 신경학적 중독 현상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www.jadam.kr 2015-10-24 [ 최종수 ]

지금까지 알려진 사항들

1. 곰보버섯을 먹은 지 12시간 뒤부터 일시적인 신경학적 증상을 보여준다는 점.

그 증상들은 어지럼증, 혼미, 소뇌장애로 말미암는 비틀거림, 가벼운 떨림 및 시력장애(물체가 흐리게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임, 빛이 번쩍거림, 원근조절 장애 등),

그밖에도 따끔거리는 감각이상, 신경 장애로 인한 말이 어눌하거나 더듬는 구음(構音) 장애가 있고 흔히 술에 취한 듯한 증상도 동반한다.

2. 흔히 24시간 안에 회복되고, 모든 환자들이 최소한 3일 안에 회복된다는 점.

3. 약 25% 환자들은 신경학적 증후군과 함께 위장장애 증상도 보여준다는 점.

4. 곰보버섯은 모두 적당히 잘 익혀 조리하였다는 점.

5.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연속하여 여러번 곰보버섯 요리를 먹었다는 점.

6. 중독증상을 보인 버섯은 신선한 생 버섯을 조리한 것이라는 점.

7. 독성의 정체는 알 수 없으나 어떤 독성에 대한 반응으로 위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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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jadam.kr 2015-10-24 [ 최종수 ]
한국 미기록종 Morchella punctipes. 영어이름 Half-free Morel. 이전 학명은 Morchella semilibera였는데 이 이름은 유럽에서 돋는 것의 이름으로 미국에서 돋는 것과 다르다 하여 개명함.

아직 잘 알 수 없는 사항들

1. 곰보버섯 중독증상의 발생빈도(발병률)은 아직 잘 모른다는 점. 아마도 0.5% 미만으로 극히 드물다.

2. 독성의 정체를 아직 모른다는 점.

3. 중독증상이 알코올, 복용 약물, 건강보조식품과 관련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그 어느 것과의 관련도 배제하기에는 아직 데이터가 마땅하지 않다는 점.

4. Verpa bohemica에 대한 중독반응과 유사점 여부에 대한 보고가 거의 없다는 점. 이 점에 관해서는 더 연구가 필요하다.

www.jadam.kr 2015-10-24 [ 구재필 ]
한국 미기록종 Verpa bohemica. 이 귀한 버섯 사진은 우산돌이 구재필님이 강원도에서 발견하여 촬영한 것을 빌려 주셨다. 이 버섯은 곰보버섯과 유사하게 생겼으나 전혀 다른 종으로 많이 먹으면 위장장애와 운동근육 장애를 일으킨다.

결론을 대신하여

맛있는 곰보버섯 요리를 한껏 즐긴 다음 약 12시간 뒤부터 몸에 이상을 느끼신다구요 걱정 말고 누워계시기 바란다. 아침이면 증상들이 거의 다 사라지고 몸이 가뿐하게 되실 것이다. @

참고자료:

Denis R. Benjamin, MD, Neurological effects of Morchella sp., Fungi, Vol. 8:3, Fall, 2015, pp. 24f.

기사입력시간 : 2015-10-24 20:02:17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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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보버섯#중독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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