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버섯 이야기(29): 말뚝버섯

 

ⓒ www.jadam.kr 2013-06-27 [ 파랑새 조정호 ] 말뚝버섯 Phallus impudicus Pers. 영어속명 Stinkhorn 이 귀한 사진은 파랑새 조정호님이 보내주신 것이다.

 

학명 가운데 속명(屬名) Phallus란 그리스어로 젊잖게 표현하여 "장대 또는 막대기"(rod)라는 뜻이지만 실은 "성기 penis, 음경 또는 남근"을 뜻한다. 종명(種名) impudicus란 "부끄러움을 모르는, 음란한" 이라는 뜻이다. 결국 말뚝버섯의 모양새가 거시기 비슷하다는 뜻이다.

 

 

ⓒ www.jadam.kr 2013-06-27 [ 최종수 ] 미 동부지역 말뚝버섯 Phallus ravenelii Berk. & Curt. 영어속명 Ravenel's Stinkhorn

 

모든 말뚝버섯류는 처음에 하얀 알(卵)에서 시작하여 한 시간 반 안에 하얀 알껍데기를 뚫고 솟아오르기 시작하면 금방 높이 돋아나 과장하여 표현하면 돋아나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자란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말뚝버섯류 알들을 많이 만나면 두 세 개 정도 집에 가져와 화분에 심어 놓고 물을 조금씩 주면서 돋아나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재미를 누리고 있다. 일단 돋아나면 머리 부분에 암초록색 점액질을 가지고 있는데 냄새가 고약(?)하여 파리나 다른 곤충들을 불러 빨아 먹게 하고 곤충이나 벌레의 몸에 묻은 포자를 널리 퍼뜨리게 된다.

 

이러한 포자가 숨어 있는 암초록색 점액질에서 나는 냄새의 성분은 황화수소(黃化水素 hydrogen sulphide), 포름알데히드(formaldehyde), 두 메틸 황화물(dimethyl sulphide), 메틸 황화물(methyl sulphide), (E)-ocimene, 메틸메르캅탄 (methyl -mercaptan), 그리고 phallic acids 등이다. 이 냄새 성분 가운데 메틸메르캅탄이라는 성분은 무 뿌리에서 발견되는 물질로 양배추과에 속한 음식이 창자내의 혐기성 박테리아(anaerobic bacteria)로 말미암아 생기는 물질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오늘날 거의 모든 곳에서 나는 냄새로 합판이나 카펫, 캐비닛 등 여러 소독약에서 나는 냄새 성분이다.

 

 

ⓒ www.jadam.kr 2013-06-27 [ 최종수 ] 붉은말뚝버섯 Phallus rugulosus(Fisch.) O. Kuntze

 

말뚝버섯에 대한 민속 민담 이야기

 

남근처럼 생긴 모양새와 여러 말뚝버섯류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많은 민간 신앙을 낳게 하였다. 그래서 영국 빅토리아 시대에 여러 관심사가 출현하였다. 특히 남성 성(sex)에 관한 희한한 이야기 거리가 많았다. 찰스 다윈의 맞 따님은 냄새만 맡고도 말뚝버섯을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보르네오 섬에서는 말뚝버섯이 영(靈)의 형태로 되돌아 온 죽은 영웅의 거시기를 상징한다고 믿었다.

 

독일 어느 묘지에서는 죽은 사람 시체의 손가락이 튀어 나온 것이 말뚝버섯이라고 보고 망자가 죄를 회개하지 않은 증거라고 하였다. 그래서 말뚝버섯은 "시체의 손가락"(leichenfinger)으로 생각하였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사냥꾼들이 위험에 직면하였을 때 몸이 보이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부적 같은 것으로 사용하였다. 그 밖에도 말뚝버섯에 대한 여러 전설이나 민담들이 많은 데 어떤 이야기는 여성들이 읽기에 낯붉힐 이야기들도 있다.

 

 

ⓒ www.jadam.kr 2013-06-27 [ 밀가부리 윤성진 ] 망태버섯 Dictyopora indusiata(Vent.:Pers.) E. Fischer 영어속명 Netted Stinkhorn 이 귀한 사진은 밀가부리 윤성진님이 보내주셨다.

 

전통 의학적 사용

 

전 세계적으로 말뚝버섯을 가루나 고약 형태로 만들어 아픈 팔다리, 통풍, 류머티즘 치료에 사용하였다. 유럽 민속의학에서는 오랫동안 암, 통풍, 간질 치료에 말뚝버섯을 사용하였다. 독일에서는 성숙한 말뚝버섯과 알 형태의 유균을 채집하여 성숙한 것은 절구 안에서 으깨어 통풍 치료를 위하여 엄지발가락에 바르고, 유균은 저며서 기름에 튀겨 버찌와 함께 환자의 음식으로 먹여 몸의 과도한 요산(尿酸)을 몸 밖으로 내보내도록 하였다.

 

인도 중부지방에서는 말뚝버섯을 으깨어 물에 띄웠다가 장티푸스로 고생하는 환자에게 먹였다. 하루 네 번씩 한 차술씩 먹이는 것이 표준 치료법이었다. 또 분만통을 경감하기 위해 말뚝버섯을 사용하였다. Porcher라는 분도 콩팥산통과 관련된 경련과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틴크제에 대하여 언급하였는데, 영국 의사 Dr. W. C. Radley도 틴크제가 옆구리부위의 통증 치료에 강한 효과가 있다고 추천하였다. 중국에서는 이질 치료를 위하여 망태버섯을, 류머티즘 치료를 위해서는 말뚝버섯을 사용하였다. 뱀버섯은 곤충이나 뱀에 물린 상처와 붉은 종기에 적당량 바른다고 한다.

 

유럽 일부 지방과 뉴기니에서는 말뚝버섯을 달여 최음제로 만들어 소의 생식력을 높이기 위하여 소에게 먹었다고 한다. 미국 하와이에서 돋는 망태버섯은 단명하여 오직 30분에서 4시간 동안만 살아 있다고 한다. 그런데 하와이에서 "여자의 버섯"이라고 알려진 이 망태버섯은 여성이 성적으로 흥분하였을 때 분비되는 물질과 거의 같거나 아주 근사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 아직 그 이름이 없는 이 성분은 성적 흥분을 높여주어 오르가즘에 이르도록 하는데 여성이 분비하는 것보다 몇 백만 배나 더 강한 성분이라고 한다. 여자가 이 성분의 냄새를 맡으면 즉각 격렬한 오르가즘이 몇 번씩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한 것은 그 시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한다.

 

 

ⓒ www.jadam.kr 2013-06-27 [ 최종수 ] 붉은뱀버섯Mutinus elegans(Mont.) E. Fischer 영어속명 Elegant Stinkhorn

 

현대 의학적 사용

 

말뚝버섯의 화학성분은 sterols(Pl-2 glucomannan)과 페놀 석탄산(phenol carbolic acids)이다. 박완희 선생에 따르면 말뚝버섯에는 에르고스테롤, 다당류, 렉틴 외에도 식물 성장 호르몬 gibberellin이 들어 있다고 한다. 1930년대 초기 독일에서 이미 말뚝버섯으로 암환자의 자각증상을 완화할 수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이어서 면역 증강, 항염, 항스트레스 작용이 있다는 것도 발견되었고, 또 항암작용 가운데서도 특히 여성 생식기관에 생긴 암에 좋다고 한다.

 

Latvia의 연구진들은 위궤양, 천식, 류머티즘, 통풍 치료에 사용하던 말뚝버섯을 25%의 생 말뚝버섯이 포함된 연고를 만들어 악성종양 치료용으로 개발 연구하였다. 이 연고는 양성 난소 낭종(물혹), 자궁 섬유양, 유방암, 자궁암, 난소암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 계속하여 최근 라트비아 Medical Academy연구로 말뚝버섯에서 Pl-2라고 하는 글루코만난(glucomannan) 일부와 스테롤(sterols) 및 페놀 석탄산(phenol carbolic acids)을 발견하였다.

 

말뚝버섯의 즙(succus, juice)은 동물 실험에서 티 세포(T-cells)를 자극하여 자연 살상 세포(NK cells)를 늘려준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 강장 작용과 스트레스 감소 및 항종양 억제율을 보여, sarcoma 180 억제율 82%, Ehrlich 복수암 억제율 68%를 보여주었다. 나아가서 말뚝버섯의 즙은 암에 걸린 쥐 실험에서 예상 수명을 훨씬 넘는 수명 연장율을 보여주었다. 말뚝버섯 즙의 농도를 높여감에 따라 수명연장율도 더 높아졌다. 또 다른 실험에서 쥐에게 말뚝버섯 즙을 경구 투여 하였더니 선암(腺癌) 100% 억제율을 보여주었고, 쥐의 암 예방율 90%를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말뚝버섯은 적혈구를 파괴하는 항암 화학요법의 5-FU 독성을 감소할 수 있었다. 이러한 여러 동물 실험 결과를 얻은 뒤 인간의 여러 암에 대한 말뚝버섯의 효능을 연구하고 있다.

 

 

ⓒ www.jadam.kr 2013-06-27 [ 최종수 ] 붉은뱀버섯의 일종 Mutinus ravenelii 영어속명 Dog Stinkhorn

 

뱀버섯 Mutinus caninus은 그람양성균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고 또 비슷하게 생긴 Mutinus elegans라는 버섯은 5종 박테리아에 대한 항균작용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세레우스균 (Bacillus cereus菌), 안구 손상시 결막염을 일으키는 고초균(枯草菌 Bacillus subtilis),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 대장균(E. coli), 쥐티푸스균(Salmonella typhimurium 菌), 그리고 칸디다 알비칸스균(Candida albicans)이 그것이다.

 

망태버섯 Dictyopora indusiata 은 항종양 작용이 있어 sarcoma 180 60-77% 억제율, Ehrkich 복수암 70% 억제율을 보여주고, 항염증, 면역부활, 방부 작용이 있고 이질에 좋다고 한다.

 

동종(同種) 요법(homeopathy)

 

말뚝버섯은 동종요법 조제로 실명과 눈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용량 6C를 내복과 눈약 형태로 사용한다. 본래 성능 시험은 1865년 Kalieniczenko가 시행하여 입증하였다고 한다. 그는 24시간 우려낸 것 5-6 숟가락을 사용하였다. 중국 전통 의약으로 말뚝버섯과 25% 알코올을 1:2 비율로 10일간 담가 우려낸 다음 꼭 짜서 사용한다. 매일 2040방울씩 사용하고, 말린 가루는 9-15g을 하루 세 번씩 사용한다. 또 박완희 교수님에 따르면 민간요법에서 류머티즘에 생 말뚝버섯 220g을 오미자술 200mL에 10일간 담갔다가 9-15mL씩 하루 3회 복용한다고 한다.

 

그 밖의 말뚝버섯 사용

 

말뚝버섯 달임 물은 식품 단기 방부제로 사용한다. 프랑스와 독일 일부 지방의 수의사들은 소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말뚝버섯을 사용한다고 한다. 또 말뚝버섯은 발광(發光)하지는 않으나 두꺼운 상자를 투과할 정도의 방사선을 내어 그 상자 안에 있는 사진 건판(寫眞乾板)에 작동한다고 한다. 이 방사선을 다른 용도로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Robert Rogers, The Fungal Pharmacy: The Complete Guide to Medicinal Mushrooms and Lichens of North America, Berkeley, Calif.: North Atlantic press, 2011, pp. 312-317.

 

박완희, 이호득, 한국 약용버섯 도감, 서울: 교학사, 2003(재판), 603, 604, 60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