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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에게 위험한 말불버섯의 포자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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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신비(128) 엄청난 양의 말불버섯 포자가루를 다량 흡입하게 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이른바 말불버섯증(lycoperdonosis)이라고 버섯 포자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말미암는 폐 조직의 염증 또는 폐렴을 말한다.

 

www.jadam.kr 2013-01-20 [ 최종수 ]
좀말불버섯. 고사목 위에 돋는다.

 

땅 위에 돋는 말불버섯이나 죽은 나무 위에 돋는 좀말불버섯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많이 돋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그 유균의 자실체 내부가 단단하고 흰색일 때 식용할 수 있다. 그러나 포자가 성숙하여감에 따라 자실체 내부가 노란 색을 거쳐 갈색이 된 경우에는 식용할 수 없다. 자실체 내부에는 곧바로 방출할 준비를 마친 갈색 포자가루로 꽉차있고 조직도 금방이라도 터질듯 연하다. 그래서 소나기가 쏟아질 때 비 한 방울이 성숙한 말불버섯을 치게 되면 열구가 열리면서 그 순간 100만개의 포자를 뿜어낸다.

 

 

www.jadam.kr 2013-01-20 [ 최종수 ]
좀말불버섯의 포자가루가 날리는 모습

 

그런데 이 엄청난 양의 포자가루를 다량 흡입하게 되면 호흡기 질환에 걸리게 된다. 이른바 말불버섯증(lycoperdonosis)이라고 버섯 포자에 대한 과민반응으로 말미암는 폐 조직의 염증 또는 폐렴을 말한다. 노란털이 많이 나있고 사냥 때 총으로 쏜 새를 물어오는 데 이용한다는 12살 난 골든 리트리버(golden retriever) 개가 심한 무기력 증세를 보였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좀말불버섯이 많이 돋았던 곳에서 놀던 개였다. 이 개가 보여준 폐렴 증상은 열, 호흡곤란과 기관지 분비액이었다. 거기다가 코 점막에 산소결핍으로 말미암아 혈액이 암자색을 띄는 청색증이 보였고 백혈구수치가 상승하였다. 처방으로 12시간마다 항생제 아목시실린(amoxicillin 20mg)과 멜록시캠(meloxicam 2mg)을 경구 투여하였다. 24시간 뒤에 살펴보니 호흡곤란과 무기력증, 열과 구토 증세가 악화하였을 뿐만 아니라 백혈구 수치도 더 높아졌다. 폐렴과 알레르기 반응 증세가 악화하여 항생제의 효력이 없다는 것을 발견한 수의사는 즉시 알레르기·염증 치료제이자 면역억제 부신피질 호르몬제이기도 한덱사메사손(dexamethasone) 5mg을 먼저 정맥주사한 다음 1mg을 12시간마다 3일 동안 경구 투여하였고, 그 뒤를 이어 다시 1mg을 24시간마다 3일 동안 경구 투여하였다. 그랬더니 효험이 있어 개의 건강은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하였고 일주일 뒤 그 호흡이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www.jadam.kr 2013-01-20 [ 최종수 ]
말불버섯. 땅위에 돋는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1년 반 된 중국 원산의 반려용 작은 개(Shih Tzu) 한 마리가 말불버섯이 많이 돋았던 곳에서 놀고 난 뒤 항생제와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합성 부신 피질 호르몬. 소염(消炎)ㆍ면역 억제ㆍ항알레르기 작용이 강하며 주로 알레르기 질환, 자가 면역병, 관절염, 각종 염증 따위에 사용됨)을 먹였다. 그러나 빠른 호흡과 폐의 고름으로 인한 염증 때문에 호흡 곤란이 악화하는 바람에 수의사를 찾았다. 폭넓은 효능을 가진 항생제 요법과 산소요법, 기관지 점액 분해제 및 부신피질 호르몬 요법을 모두 사용하였으나 개의 호흡곤란은 여전하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안락사 시켰다. 물론 어린 강아지들은 말불버섯증에 더욱 민감할 것이고 또 이 작은 개는 특별히 말불버섯의 포자를 더 많이 흡입하였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5살 난 귀엽고 예쁜 장난감 같은 영국 원산 스파니엘 종(種) 개가 죽은 지 한 시간 반 만에 수의과대학병원에 실려 왔다. 좀말불버섯이 많이 돋았던 곳에서 땅을 파면서 놀던 개였는데 열은 없었으나 심하게 빠른 호흡과 기침을 하였다고 한다. 개를 해부해 본 결과 모세기관지와 폐포 주변의 조직에서 대식 세포(몸의 유해 물질 제거력이 있는 큰 세포로 혈액이나 세포 조직에서 볼 수 있음)가 발견되었다. 이 대식 세포들 가운데 많은 대식 세포가 좀말불버섯의 포자를 담고 있었다.

 

 

www.jadam.kr 2013-01-20 [ 최종수 ]
성숙한 좀말불버섯

 

말불버섯증에 대한 보고율이 낮다는 것과 세계 어디에나 흔하게 돋는 말불버섯류가 많다는 사실을 나란히 놓고 보면 버섯 중독사건은 말불버섯 포자에 대한 드문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신 폐렴이나 폐렴증세를 대수롭지 않게 여겨 그냥 지나쳤거나 아니면 수의사들이 잘 보고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기 때문에 만일 개가 폐렴 증세를 보이면 일단 말불버섯증을 염두에 두어야 하고 또 수의사들은 개 주인에게 혹시 개가 말불버섯류에 노출된 적이 있는 지를 반드시 물어 보아야 할 것이다.

 

 

www.jadam.kr 2013-01-20 [ 최종수 ]
열구가 열려있어 바람만 불어도 포자가 쏟아져 나올 것이다.

 

위에 말한 세 사례 연구가 보여주는 사실은 버섯의 포자가루 흡입함으로써 생긴 말불버섯증은 일종의 과민성 폐렴이라는 점이다. 항원 형성을 촉진하는 물질에 대한 개의 몸이 지나친 면역 반응을 촉발하였던 것이다. 만일 이러한 결론이 정확한 사실이라면 개의 몸이 해로운 면역반응을 일으키기 전에 그것을 막기 위하여 즉시 부신피질 호르몬 요법을 시행하여야 한다. 반려견 주인과 수의사들은 이러한 말불버섯증에 대한 지식을 숙지함으로써 서둘러 치료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

 

참고문헌:

 

Carolyn O'Conner and Robert M. Hallock, "Exposure to Mature Puffball Spores

 

can Cause Lung Inflammation and Death in Dogs," Fungi, Volume 5-No.4, Fall 2012, pp. 10f. 위의 글은 이 논문을 거의 완역한 것이다. 이 논문 말미에 보면

 

아래에 적은 참고문헌 목록이 있다.

 

Alenghat, T., C.A. Pilliteri, D.A. Bemis, L. Kellett-Gregory, K.V. Jackson, S.A. Kania, R.L. Donnell, and T. Van Winkle. 2010. Lycoperdonosis in two dogs. Journal of Veterinary Diagnostic Investigation 22:1002-1005.

 

Rubensohn, M. 2009. Inhalation pneumonitis in a dog from spores of puffball mushrooms. Canadian Veterinary Journal. 50(1): 93.

 

기사입력시간 : 2013-01-20 21:41:53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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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불버섯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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