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버섯 이야기(17): 쓰가 불로초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5월이면 돋기 시작하는 쓰가불로초 유균

 

쓰가불로초는 항종양(항암), 간보호, 면역조절과 면역증강, 항산화, 항염증 작용 외에도 풍습성 관철염, 신경쇠약, 만성피부궤양 치료는 물론 중금속 제거에도 효력이 있는 버섯이다.

 

쓰가불로초 Ganoderma tsugae Murr.는 영지 복합체(Ganoderma lucidum complex)에 속한 버섯으로 영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생김새도 얼핏 보면 영지(불로초)와 아주 흡사하다. 그래서 DNA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영지와 같은 종류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이 글을 쓰는 사람도 쓰가불로초를 처음 발견하였을 때 영지인줄 알고 채취하여 암 치료 중에 있던 분에게 주었더니 그 맛이 쓰지 않다고 하여 조사해 보게 되었다. 그랬더니 활엽수 고사목에 돋는 영지와 달리 쓰가불로초는 침엽수 고사목에 돋고 그 맛이 쓰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조금 자란 쓰가불로초 유균

 

종명(種名) Ganoderma가 뜻하는 것처럼 그 자실체 표면에 광택이 있어 영어속명(俗名)이 Varnished Conk, Glossy Ganoderma, 또는 Hemlock Varnished Self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르는데 모두 번쩍이는 광택이 있다는 말이 들어 있다. 중국에서는 소나무 영지라는 뜻의 송삼영지(松杉靈芝)라고 하는데 사실 쓰가불로초는 소나무보다는 역시 침엽수인 전나무(fir)나 특히 솔송나무(Hemlock)에 돋고 활엽수에는 돋지 않는다. 이 사람이 사는 지역에서는 오직 솔송나무(Hemlock 또는 Eastern Hemlock) 고사목에만 돋는데 이 나무의 학명이 Tsuga canadensis여서 이 나무에 돋는 불로초를 쓰가불로초라는 한국명이 생겼다. 미국 서부 지역에서는 역시 침엽수의 일종인 낙엽송(Western Larch)과 캐나다의 British Columbia에서는 가끔 더글러스 전나무(美松)에도 돋는다고 한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쓰가불로초는 침엽수인 죽은 솔송나무에 돋는다.

 

쓰가불로초는 그 크기가 영지보다 커서 이제까지 발견된 것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지름이 1.5m나 되었다고 한다. 이 사람은 보통 지름이 20cm 정도 되는 것을 만나고 있다. 유균일 때는 조직이 말랑말랑하여 칼을 가지고 쉽게 베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유균 가장자리를 베어내어 버터에 볶아 먹으면 그 맛이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람은 늘 약용으로만 사용하였지 볶아 먹어 보지는 않았다. 해마다 5월초부터 돋기 시작하여 6월 중순경이면 다 성숙하여 곧 채취해야지 7월에 들어서면 벌레가 타기 시작하여 머지않아 못쓰게 된다. 채취한 버섯은 곧 썰어 말리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며칠 안에 상해서 냄새도 고약하고 약성도 떨어진다. 대만에서는 쓰가불로초가 주요 재배 버섯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쓰가불로초는 영지와 아주 비슷하게 생겼다.

 

쓰가불로초의 화학성분과 약리작용

 

영지에 들어 있는 주요 성분인 트리터페노이드(triterpenoids), 가노데릭 산 B

 

(ganoderic acid B), 가노데릭 산 C2 등 세 성분이 쓰가불로초에도 들어 있다. 특별히 이 세 성분들 가운데 가노데릭 산 B는 쥐 실험에서 탄소 4염화물 유도 간장독성으로부터 간을 보호해 주는 활성성분으로 항간암 성분이다. 또 쓰가불로초 자실체에는 다당류 7종이 들어 있는데 역시 쥐 실험에서 sarcoma 180에 대한 "강력한" 항종양 활성성분이다. 수용성 다당류는 좀 더 강한 항종양 성분으로 95.1-100% 종양 억제율을 보여주고, 236.3-267.5% 수명 연장율을 보여준다. 쓰가불로초 균사 추출물을 1-50mg/kg비율로 쥐에게 투입하였더니 항(抗)바이러스성 단백질인 혈청 인터페론 수치가 상당히 상승하였고 비장(지라)의 자연살상(NK) 세포의 활성화도 상승하였다. 그밖에도 쓰가불로초에는 쓰가릭 산 C(tsugaric acid C), tsuarioside B와 C, 그리고 면역조절 단백질 FIP-gts가 들어 있어 최근에 정제되기도 하였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쓰가불로초는 6월 들어서면 다 성숙한다.

 

쓰가불로초의 의약성분도 검증되었다. 쓰가불로초 추출물은 흰쥐실험에서 sarcoma 180과 선종(腺腫)(adenoma 755)의 성장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쓰가불로초 가성소다 추출물은 sarcoma 180 종양의 77.8%억제율과 Ehrlich 복수암 70% 억제율을 보여주었다. E.J. Park등은 1997년 쓰가불로초 균사체로부터 추출한 트리테르페노이드(triterpenoids)가 간 보호기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고, 같은 해 Wen-Huei Lin등은 면역 조절 단백질을 발견하였다. 또 쓰가불로초 알코올 추출물에서는 활성 항산화 성분이 발견되었고, 균사체에서 추출한 다당류 F10-6는 항염증과 면역증강 성분임이 밝혀졌다. 또 쓰가데릭 산 B는 항염증과 항산화 물질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성숙한 쓰가불로초는 흑적색이다.

 

쓰가불로초 자실체의 찌꺼기를 가성 칼리와 소디움 하이포클로라이드(sodium hypochloride)와 함께 처리하여 펄프처럼 생긴 백색 떡밥(paste)을 만들고 이것을 걸러 냉동 건조하여 sacchachitin을 만든다. 2001년 대만의과대학의 Hung 등은 만성 피부궤양을 가진 환자 47명에게 몸무게 당 0.001% sacchachitin 시약으로 sacchachitin 요법을 6개월간 시행한 결과 약 85%의 환자가 치료효과를 보았다. 결합 조직 형성 세포인 섬유 아세포(牙細胞fibroblast cell)의 증식과 확산이 관찰되었다고 한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개울 위에 쓰러진 솔송나무 위에 쓰가불로초가 많이 돋아 있다.

 

그 밖의 쓰가불로초 이용

 

배양으로 얻은 쓰가불로초의 다당류는 중금속 해독 잠재력을 가진 가용성 식이 섬유로 특히 구리와 수은 해독에 효력이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 쓰가불로초는 중금속 제거용으로 사용하여 환경 다시 살리기(環境復元)에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David Spahr라는 사람에 따르면 쓰가불로초를 갈아서 맥주의 일종인 영국식 맥주(English Ale)를 만들 때 호프 열매 대신 사용한다고 한다.

 

 

ⓒ www.jadam.kr 2012-12-26 [ 최종수 ] 대박난 쓰가불로초

 

참고문헌:

 

Robert Rogers, The Fungal Pharmacy: The Complete Guide to Medicinal Mushrooms and Lichens of North America, Berkeley, Calif.: North Atlantic press, 2011, pp. 164-171.

 

Christopher Hobbs, Medicinal Mushrooms: An Exploration of Tradition, Healing, & Culture, Loveland, Co.: Interweave Press, 1996(3rd Ed.), pp. 106-107.

 

박완희, 이호득, 한국 약용버섯 도감, 서울: 교학사, 2003(재판), 44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