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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불버섯 Lycoperdon perlatum Pers.
좀말불버섯 Lycoperdon pyriforme Schaeff.
말징버섯 Calvatia craniformis(Schw.) Fr.
큰말징버섯 Calvatia cyathiformis(Bosc.) Morg.
댕구알버섯(미국형 Giant Puffball) Calvatia gigantea(Bat.: Pers.) Llyod
위의 목록에서 보는 바와 같이 땅 위에서, 또는 죽은 나무 위에서 돋는 둥그렇고 흰색을 가진 크고 작은 버섯도 그 종류가 꽤 많다. 그 가운데 위에 열거한 것은 가장 흔하고 쉽게 접할 수 있고 유균은 모두 식용할 수 있는 버섯들이다. 작은 것은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구슬만한 것에서부터 큰 것은 보통 축구공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큰 것은 1877년 뉴욕 주에서 발견된 것으로 지름이 162.5cm나 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비교적 최근에는 1987년 캐나다에서 발견된 것으로 그 지름이 2.5m가 넘었고 무개도 자그마치 216kg이나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큰 버섯은 영어속명이 Giant Puffball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통상 댕구알버섯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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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 발견된 대형 댕구알버섯의 포자수는 대략 10x25제곱으로 추산하였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축구공만한 것들이 여러 개 모여 돋은 것을 본 적이 있다. 250g되는 댕구알버섯이 생산하는 포자수는 보통 70억 개나 되는데 만일 이 포자가 모두 발아하여 축구공만하게 다 자란다면 모두 합쳐 거의 지구보다 800배나 더 클 것이라는 계산이다. 작은 구슬만한 크기의 말불버섯이나 좀말불버섯이 성숙하여 소나기 쏟아질 때 빗방울 하나가 이 버섯을 쳐서 포자가 방출되면 순간 백만 개의 포자를 날려 보낸다고 한다.
땅 위에서 돋는 말불버섯의 학명 가운데 속명 Lycoperdon이란 그리스말에서 온 것으로 “늑대 배에 찬 가스 또는 늑대가 돌진할 때 나는 바람”을 뜻하고, 종명 perlatum이란 “널리 퍼진”이란 뜻이다. 아마도 성숙한 말불버섯을 막대기로 톡 쳐 보면 열구에서 연기처럼 솟구쳐 멀리 퍼지는 포자가루를 묘사해 주는 이름인 것 같다. 또 죽은 나무 위에서 돋는 좀말불버섯의 종명 pyriforme란 “서양 배처럼 생긴”(pearshaped)이라는 뜻이다. 단단하고 속이 흰 유균은 식용할 수 있다. 댕구알버섯의 속살은 꼭 두부같이 생겼고 튀기면 마치 두부를 튀긴 것과 같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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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불버섯에 얽힌 전설, 민담
옛날 이 버섯은 천체 행성 가운데 목성과 관련이 있다고 믿고 지혜와 고결 성실과 연관지어 생각하였다. 인도에서는 작은 말불버섯이 천둥과 번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믿어 영혼을 가지고 있다 하였다. 여러 토족들이 이 버섯으로 불을 일으키는 불쏘시개로 사용하거나 말려서 악령을 쫓는 종교의식 때 향을 피우는 것으로 사용하였다. 그래서 “보지 못하는 눈”(no-eyes) 또는 “귀신의 화장품”(ghost's make-up)이라고 불렀다. 또 둥근 말불버섯은 줄에 꿰어 마법의 장식물로 목에 걸고 다녔고, 껍질이 단단한 버섯 속에 씨앗이나 작은 자갈을 넣어 흔들어 소리내는 악기로 사용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무당이나 마술사들이 이런 저런 목적으로 말불버섯을 사용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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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학적 사용
전통적으로 지역 인디언 종족에 따라 말불버섯의 포자 가루를 상처에 발라 지혈과 염증 방지에 사용하였다. 그리고 아직 덜 성숙한 말랑말랑한 말불버섯 속은 눈에 들어간 티를 제거하는 데 사용하기고 하였다. 특히 미국 인디언 종족들 가운데 Blsckfoot 종족은 말불버섯을 “kakatoosi"(fallen stars)라 부르고 초자연적 사건이 일어날 전조로 보았고 이들도 역시 유균의 속으로 눈에 들어 간 티끌을 빼내는 데 사용하였다. 옛날 그리스에서도 같은 목적으로 이 버섯을 이용하였다고 한다. 말린 가루를 거미줄과 섞어 사용하면 좀 더 좋은 지혈제가 된다고 한다. 또 Blackfoot 인디언들은 포자가루 우려낸 물을 마시면 내출혈과 대출혈을 막아 준다고 한다. 또 Blood 종족은 말불버섯을 물에 끓여 기름과 섞어 전염성 피부병인 백선과 치질 치료에 사용하였고 이들도 역시 코피 날 때 말불버섯 유균을 코에 대고 있어 출혈을 멎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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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 캐나다 서북부에 사는 Chipewya 인디언들은 말불버섯의 포자가루를 아기들 기저귀 발진 방지용으로 사용하였다. 그 밖에도 여러 종족들이 포자가루를 코피 날 때는 물론 목 언저리에 나는 피부 발진 치료나 귓병 치료에 또 탯줄 자르고 난 뒤에 바르기도 하였다. 이러한 민간 전통요법들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름이나 식초와 섞어 염증이 생긴 곳에 바르던가 출혈이 있을 때 발랐다. 특히 중국에서는 꿀과 섞어 목의 염증이나 기침, 편도선염, 후두염 및 월경 조절에도 사용하였다(이상, Rogers, pp.75-80참고. 또 Hobbs, pp.19-20 참고). 박완희 선생에 따르면 댕구알버섯이나 말불버섯에는 지혈 소염 효능이 있고 또 항진균 작용이 있어 한방에서 감기, 기침, 인후염, 외상출혈, 편도선염에 이용한다고 한다. 또 말징버섯에는 항종양, 항균, 항진균 작용이 있어 역시 기침, 인후염, 외상출혈에 사용한다고 한다(박완희, 190-195쪽 참고).
유럽의 의사들이 수세기를 두고 포자가루를 효험 좋은 지혈제로 사용해 왔다. 말불버섯 우린 물이나 팅크제는 목 아픈 데 입가심용 가글로 사용하였다. 입술이나 잇몸에서 나는 피를 멎게 하기 위해서도 사용하였다. 이렇게 코피 날 때 피부에 난 궤양과 동상에 걸려 진물이 날 때 외부에 바르는 약으로 사용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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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적 사용
화학성분: 댕구알버섯을 태운 재를 분석해 보면 인산나트륨 72%, 알루미늄 16%, 마그네슘 3%, 유기 규산 0.44%, 그리고 미량의 금이 들어있다. 포자에는 고도의 아미노산, 요소(尿素), 에고스테롤, 칼바신 calvacin, 지방질이 들어 있다. 말불버섯에는 아연, 구리, 납, 높은 철분, 마그네슘이 들어 있다. 또 종류에 따라 유방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칼바신은 쥐 실험에서 sarcoma 180, 유방암, 백혈병을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불버섯 계통의 버섯에 항균성이 높아 여러 종류에 대한 박테리아를 억제한다.
중국에서 현대 의학적으로 댕구알버섯 포자로 467명의 수술환자 98% 지혈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또 댕구알버섯의 분자는 소아마비와 독감 바이러스에 효험이 있다. 좀말불버섯에도 항종양 성분이 있어서 sarcoma 180, Ehrlich 종양 100% 억제율을 보였고 또 항진균성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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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와 용량
-포자가루: 1-2g을 꿀에 섞어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포자가루를 채취할 때 입에 마스크를 착용하여야 한다.
-버섯 우려낸 물: 아직 성숙하지 아니한 말불버섯 유균 말린 것 2-6g을 차에 우려내 필요에 따라 마신다.
-달임물: 말린 말불버섯을 헝겊에 싸서 20-30분간 달여서 사용한다.
-팅크제(tincture): 5-10방울을 필요에 따라 사용한다. 말린 말불버섯을 잘게 썰어 70% 알코올에 포화한다. 버섯 1: 포화용액 5의 비율로 걸러내어 병에 담기 전 2주간을 담가둔다(이상 Rogers, p.84).
- 몸에 상처가 났을 때 포자가루를 적당량 상처 난 곳에 바른다.
- 기침, 감기에는 말불버섯 6g에 감초 3g을 넣어 물에 달여 하루 두 번 복용한다.
- 만성편도선염에는 말불버섯 3g에 산수유 9g, 감초 6g을 물에 달여 하루 세 번 복용한다.
- 위출혈이 있을때 말불버섯 6g을 물에 달여 꿀이나 설탕을 넣어 하루 두 번 복용한다(이상 박완희, 596쪽). @.
기사입력시간 : 2012-09-09 18: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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