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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증식을 돕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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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신비(97)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미국 갓버섯 Macrolepiota(또는 Lepiota) americana 한국 미기록종. 이 버섯을 관찰하기 위하여 유균을 밭에 옮겨 심었다가 갓이 피어난 다음 관찰하고 나서 퇴비용 갈아낸 나무더미 위에 놓아 두었다.

 

1. 다듬고 남은 버섯 재활용하기:

 

야생버섯을 채취해 오면 우선 다듬어 손질하게 된다. 이 때 갓에 흠집이 있거나 대의 밑동에 흙이나 균사체가 묻어 있으면 칼로 베어내거나 잘라낸다. 또 벌레가 탄 것들은 물론 식용하기에 너무 늙은 노균을 골라내기도 한다. 이렇게 다듬어 낸 부분이나 식용할 수 없는 버섯들을 아무 생각 없이 버리기 쉽다. 그러나 그것들을 그냥 쓰레기통에 버리는 대신 밖으로 가지고 나가서 그 버섯을 발견하였던 장소와 비슷한 곳에 놓아두면 포자를 퍼뜨릴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느타리버섯의 경우 노균이나 다듬어 잘라낸 부분들을 버리지 않고 활엽수 죽은 나무 그루터기 위에 주름을 밑으로 가게 하여 놓아둔다.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독청버섯아재비 Stropharia rugosoannulata. 이 버섯도 여러 송이를 집에 가져와 관찰한 다음 잘게 간 나무부스러기 더미 위에 놓아 두었다.

 

또 공부할 목적으로 채취해 온 독청버섯아재비와 미국 갓버섯을 관찰한 다음 퇴비를 만들려고 잘게 갈아낸 나무 조각(wood chips) 무더기 위에 놓아두기도 하였다. 버섯은 채취한 뒤에도 주름이나 관공부분에서 계속 포자가 쏟아져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버섯을 다듬고 남은 것을 집 주변에 뿌려두면 포자를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빈병이나 빈 통조림통을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 것처럼 손질하고 남은 야생버섯 찌꺼기도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주의할 것은 뽕나무버섯의 경우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왜냐하면 뽕나무버섯은 부생균이지만 기생균이기도 하여 주변에 있는 산 나무들의 뿌리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뽕나무버섯을 채취한 다음 함부로 이 숲 저 숲으로 옮겨 다니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과립형 말뚝버섯 Phallus ravenelii. 이 버섯 알(유균) 몇개를 떠다가 집 옆 밭 위에 심어 놓고 물을 준 다음 피어나자 파리가 와서 두부의 초록색 점액질을 빨아먹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2. 버섯 현탁액(懸濁液 slurry) 만들어 뿌려주기:

 

버섯 현탁액을 만들어 뿌려주는 것 또한 버섯의 포자를 널리 퍼뜨려 주는 가장 손쉬운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만들기도 쉽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는다. 수백만 개의 포자를 담고 있는 버섯 현탁액을 만들려면 우선 물이 담겨 있는 용기에 버섯들을 담가 둔 다음 박테리아의 번식을 막기 위하여 소금을 조금 집어넣는다. 이렇게 소금물에 잠긴 버섯을 하루나 이틀 정도 놓아둔다. 그 다음 포자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설탕을 조금 섞어서 다시 하루 정도 놓아둔다. 버섯을 걸러낸 다음 이 버섯 현탁액을 버섯이 자랄 수 있는 곳에 뿌려준다. 이 때 버섯을 걸러내지 않고 믹서에 갈아서 뿌려 주어도 좋다. 집 주변에 숲이 있다면 죽은 나무 그루터기 위에나 갈아 만든 나무 부스러기 있는 곳 어디든 버섯이 자랄 만한 곳에 뿌려도 좋다.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붉은)덕다리버섯 Laetiporus sulphureus 이 버섯은 죽어서 많이 썩은 나무 위에서도 잘 돋는다.

 

3. 종균을 배양하여 접종해 주기:

 

이 방법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방법으로 버섯을 재배하는 분들을 통하여 배워서 집 안에서나 집 주변에서 실시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야생버섯의 종균을 배양하여 죽은 나무나 톱밥, 밀짚에 접종하여 버섯을 증식시키려면 멀리 떨어진 다른 지역에서 채취해 온 버섯보다 내가 사는 지역의 가까운 곳에서 채취한 버섯을 사용하는 것이 적응력이 좋아 더 바람직하다. 물론 무균 한천(sterile agar)을 세균배양용 페트리 접시 위에 놓아 종균을 배양할 수도 있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배양기를 구입하여 배양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버섯을 재배하는 분들의 조언을 얻어야 손쉽게 행할 수 있을 것이다.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다듬고 난 느타리버섯을 활엽수를 베어낸 곳에 들어난 뿌리 위에 여기 저기 놓아둔다.

 

좀 더 손쉬운 방법은 약 2-2.5cm 정도 길이의 몽당연필처럼 깎아 만든 플러그들을 물을 흠뻑 먹여 입이 넓은 병에 담고 그 위에 느타리버섯이나 표고버섯을 올려놓아 포자가 떨어져서 발아 성장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이 때 느타리버섯 종균을 만들려면 참나무를 제외한 느타리가 좋아하는 활엽수 플러그를 사용하고, 표고 종균을 얻기 위해서는 참나무 플러그를 사용하여야 한다. 이 사람의 경험으로 보아 느타리버섯이 참나무에 돋은 것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균사가 허옇게 플러그에 퍼졌으면 버섯을 원목 재배할 때처럼 죽은 나무에 드릴로 구멍을 내고 플러그를 망치로 톡톡 쳐서 박은 뒤 밀랍이 있으면 플러그 박은 곳을 막아 준다. 만일 밀랍이 없다면 그냥 두어도 좋다. 표고나 느타리버섯을 재배할 때 밀랍이 없어서 그냥 두었지만 한 번도 실패 없이 버섯 재배에 성공하였다.

 

 

www.jadam.kr 2011-02-08 [ 최 ]
뽕나무버섯. 이 버섯은 기생균이기도 하여 채취한 다음 함부로 이곳 저곳 가지고 다니면 안 된다.

 

4. 버섯 옮겨심기:

 

화초를 옮겨 심듯 야생버섯을 옮겨 심는다 이 방법은 언제나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한 번 실험해 볼만하다. 화초 모종삽을 가지고 야생버섯이 돋아난 주변 흙과 균사체를 본래대로 고스란히 떠서 흙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작은 화분이나 종이 봉지에 옮겨 담아 둔다. 버섯이 돋아난 주변의 흙에는 버섯이 자라는 데 필요한 박테리아나 미생물들을 가지고 있다. 버섯을 옮겨 심을 만한 적당한 장소가 결정되었으면 다시 모종삽으로 떠 온 버섯과 흙을 고대로 옮겨 심는데, 작은 나무 조각(wood chips)으로 만든 버섯 양식 모판이나, 버섯 배양토, 아니면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에 옮겨 심는 것이다. 되도록 버섯을 떠 온 환경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 옮겨 심으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옮겨 심을 수 있는 야생버섯은 주로 땅에 돋는 균근균 버섯인데 만일 이 방법이 성공하여 많은 버섯을 옮겨 심을 수만 있다면 버섯 증식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의 식물들도 도움을 얻어 나무나 숲이 건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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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손바닥만한 느타리버섯. 주름을 밑으로 가게하여 가만히 엎어두기만 해도 하얀 포자가 얼마든지 쏟아진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아직 피어나지 아니한 버섯들을 잘 떠서 집에 가지고 온 다음 밭에 심어 놓고 하루 정도 지나면 갓이 피어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었다. 갓이 피어난 다음에도 약 이삼일 정도 살아 있기 때문에 그동안 포자를 충분히 퍼트릴 수 있을 것이다. 또 숲속에서 버섯을 관찰하기 위하여 땅에서 뽑아내거나 파 낸 다음 요모조모 관찰하고 나서 그 버섯이 돋았던 곳에 고대로 심어 준다. 그렇게만 해주어도 그 버섯은 충분히 포자를 방출하고 날려 보낼 수 있다.

 

 

www.jadam.kr 2011-02-08 [ 최종수 ]
재배한 표고. 죽은 참나무 위에 표고를 얹어 놓아 포자가 떨어지게 한다.

 

5. 그 밖의 버섯 증식 방법:

 

야생버섯을 채취할 때 노균이나 벌레가 탄 것은 그냥 지나치기 쉽다. 허지만 버섯 종류에 따라 노균과 벌레 먹은 버섯이라 하여도 채취하여 여기 저기 그 버섯의 포자를 퍼뜨려 그 증식을 도울 수 있다. 예를 들면 말불버섯이나 좀말불버섯의 노균을 가져 온 다음 집 근처 활엽수 많은 숲에서 터뜨려 포자를 날려 보낼 수 있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산에서 이들 말불버섯이나 좀말불버섯의 노균들을 만나면 등산용 지팡이로 톡톡 쳐서 포자를 방출시켜 바람에 날려 보내 주곤 한다. 그리고 느타리버섯, 붉은덕다리버섯, 잎새버섯, 구멍장이버섯의 노균을 채취하여 최근에 베어낸 활엽수 그루터기 위에 놓아둔다. 이미 말하였지만 균근균 버섯의 포자를 퍼뜨려주면 결국 나무를 건강하게 해주어 숲 자체의 건강을 위해 도움이 되고, 부생균 버섯의 포자를 퍼뜨려주면 쌓여가는 숲속의 죽은 나무 제거에 도움을 주어 밀집한 숲속에 햇빛을 잘 들어오게 하고 통풍을 원활하게 해주어 건강한 숲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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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불버섯. 성균이 되면 주머니 안에 엄청나게 맣은 포자가 담겨 있어 툭 쳐 주기만 해도 연기처럼 포자가 방출되어 날아간다.

 

또 한 가지 버섯의 포자를 섞은 식물성 캐놀라 오일을 동력 사슬 톱에 사용하는 오일(chain saw oil)로 사용함으로써 나무를 자를 때마다 버섯의 포자를 널리 널리 퍼뜨려주게 된다. 이렇게 버섯 포자만 퍼뜨려주는 이익이 있을 뿐만 아니라 캐놀라 오일은 식물성 친환경 오일이기 때문에 석유로 만든 오일이 가져오는 폐해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석유로 만든 동력 사슬 톱 오일은 환경을 오염 시키고 암이나 호흡기 질환 및 피부병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만일 식물성 오일에 느타리버섯 포자를 섞어 만든 오일을 사슬 톱 오일로 사용하면 버섯 포자도 퍼뜨리고 환경도 지키는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손바닥 만 한 야생 느타리버섯 서너 송이를 유리판 위에 몇 시간 동안만 올려 놓아두면 수많은 하얀 포자가 떨어진다. 이렇게 해서 얻은 포자 몇 그람이면 두어 리터 오일에 섞어 사슬 톱이나 다른 동력 농기계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사슬 톱이 빠른 속도로 회전할 때마다, 또 동력 농기계가 사용될 때마다 느타리버섯 포자를 퍼뜨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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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말불버섯 노균. 열구가 열려 있어 건드려 주기만해도 포자가 방출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산삼법에 산삼을 채취한 뒤 그 산삼의 빨간 씨를 반드시 그 산삼을 캔 주변에 심어주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다고 한다. 산삼을 보존하고 증식하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그러한 법 없이도 이른 바 “심마니 정신”에서 스스로 그렇게 해 왔다고 전해진다. 야생버섯 또한 그러한 심마니 정신으로 보존 증식할 수는 없을까 땅을 향하여 몸을 굽히고 야생버섯의 포자를 퍼뜨려 주는 일, 그것은 지구의 평화를 만드는 일이다. 야생버섯을 매개로 자연과 가까운 이웃이 되는 일이다. 야생버섯을 채취하여 식용함으로써 자연이 베푸는 풍성함과 혜택을 즐기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자연의 혜택을 받은 것만큼 우리도 야생버섯 증식을 힘껏 도움으로써 자연의 자원을 지키고 모든 사람과 동물과 곤충 등 모든 생물들, 모든 피조물들이 두고두고 그 혜택을 누리도록 한다면 이 세상은 더욱 평화롭고 아름다워질 것이 분명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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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새버섯. 이 버섯이 노균이 되면 질기고 맛도 없기 때문에 채취해 왔다면 여기 저기 놓아두어 포자를 퍼뜨려 준다. 집 정원에 아름드리 참나무가 있다면 참나무 밑동 언저리에 잎새버섯이 돋아날 가능성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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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장이버섯도 워낙 그 크기가 크기 때문에 쉽게 포자를 퍼뜨려 줄 수 있다. 주로 개울가나 강가 또는 호수가에 죽은 활엽수가 있으면 그 나무 위에 이 버섯을 놓아 둔다.

 

참고문헌:

 

David L. Spahr, Edible and Medicinal Mushrooms of New England and Eastern Canada, Berkeley, California: North Atlantic Books, 2009, pp.207-211,

 

Chapter 26, "Propagation Strategies."

 

기사입력시간 : 2011-02-08 0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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