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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묘한 점균 세계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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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신비(78)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달걀스크램블점균(임시이름)

 

((달걀스크램블점균(임시이름) Fuligo septica, 영어속명 Scrambled-egg Slime이라는 이름이 보여주는 것 같이 꼭 달걀을 스크램블 한 것 같다. 얼른 보기에도 달걀을 풀어 요리한 것처럼 먹음직스럽다. 실제로 멕시코 어느 지역에서는 양파 등을 넣고 볶아서 또띠야에 싸서 식용한다고 한다. 5월에서 10월에 걸쳐 서늘한 날씨에 죽은 나무에 돋는 부착성 점균버섯인데 곧바로 색이 변하면서 산 나무나 땅으로 번져간다고 한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말은 점균의 신비하고 오묘한 이모저모를 살펴보면 그 뜻이 더욱 특별하고 또 실감이 난다. 그래서 야생버섯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기에 넉넉하고, 특히 버섯의 특이한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인기가 높다. 그 결과 미국 각 지역의 야생버섯 동호회에서 해마다 실시하는 야생버섯 사진 콘테스트에서 점균류 사진이 1등을 차지하는 경우가 흔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 10여 년 간 쏟아져 나오는 점균류에 대한 연구논문들을 살펴보면 그 관심도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 놀라울 뿐이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산딸기점균

 

((산딸기점균. Tubifera ferruginosa. Red Raspberry Slime.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주로 많이 썩은 나무 위에 돋는데 약간 길쭉하게 동글동글한 장난형 버섯이 한데 모여 마치 산딸기 모습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희게 돋아나 성균이 되면 빨간색을 띄우다가 차차 자주색을 걸쳐 흑갈색으로 변한다. 식용불명이다.))

 

점균류는 식물에 해로운 것인지 생태계에서 점균류가 어떤 역할을 하며 그 중요성이나 생태학적 가능성은 어떤 것인지 암 치료 연구의 모델 생물체로 점균을 사용하기도 하고, 미국, 독일, 러시아에서는 점균이 중력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우주 외계 실험을 하기도 하였다. 대체로 점균류의 포자는 바람에 날려 퍼지기 때문에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지는 않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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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색솔점균

 

((자주색솔점균. Stemonitis axifera. 영어속명은 Chocolate Tube Slime. 이 버섯의 특징은 밝은 적갈색이다. 여러 비슷한 종류가 있는데 현미경 관찰에 의해서만 구별할 수 있다하며 한국에 알려진 자주색솔점균은 그 학명이 Stemonitis splendens 이다. 이 한국의 자주색솔점균은 이 사진에서 보는 것보다 약간 더 길고 처음 돋아날 때는 흰색이지만 곧 자갈색을 거쳐 흑색을 띄운다. 갈색포자가 마치 코코아 가루를 뿌려 놓은 듯 죽은 나무 위에 많이 묻어 있다. 이렇게 엄청난 양의 포자를 방출하여 바람에 날려 보낸다.))

 

나아가서 점균으로부터 생물학적 활성 물질을 분석 조사하기도 하여 특히 항생물질이나 항균물질을 추출해 내는 연구도 이루어졌다. 또한 식용할 수 있는 점균류는 없을까도 조사하였다. 그리하여 노란색을 가진 달걀스크램블점균(Fuligo septica)은 멕시코의 어느 인디언 부족이 “달의 배설물”(caca de luna)이라 하여 달걀스크램블처럼 생긴 단계의 이 점균을 양파와 고추를 넣고 볶아서 또띠야 위에 얹어 먹는다는 보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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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ctyaethalium plumbeum

 

((적갈색점균(임시이름). Dictyaethalium plumbeum 오직 George Barron 의 책에만 나와 있다. 많이 썩은 고목에 돋는 점균이다. 필자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처음에 분홍색으로 시작하여 차차 적갈색을 거쳐 흑갈색을 띄우고 있었다. 사진에서 보는 대로 분홍색 유균 옆에 흑갈색 노균이 보인다.))

 

가장 최근 소식에 따르면 점균이 네트웍을 이루면서 성장하는 모습이 효율적인 교통망이나 컴퓨터 및 무선 통신망 디자인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점균류 가운데 한국 기록종인 황색망사점균(Physarum polycephalum Schw.)은 부챗살 모양으로 썩은 나무나 그루터기 또는 낙엽위에 거미줄 망(網)을 형성하면서 뻗어나간다. 이렇게 황색망사점균이 네트웍을 형성하면서 뻗어가는 모습이 마치 일본 도쿄와 그 주변도시들을 잇는 교통망과 흡사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렇게 번져 가면서 성장하는 황색망사점균의 효율적 성장전략을 수학공식으로 변환하고, 이 “점균공식”(slime formula)이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좀 더 효율적이고 비용도 적게 드는 컴퓨터와 모바일 통신망 디자인하는 일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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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콩점균

 

((분홍콩점균. Lycogala epidendrum. 영어속명은 Wolf's-milk Slime 또는 유균울 터뜨리면 분홍색 치약 같은 것이 나온다 하여 Toothpaste Slime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처음 돋을 때는 담홍색이지만 차츰 회홍색을 거쳐 녹흑색으로 변한다. 식용가치가 없다.))

 

그동안 알려진 점균류는 약 500여종이나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점균류는 많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미국에서 출판된 버섯 도감에 점균류를 포함한 것이 몇 안 되고, 30여종의 점균류 사진을 싣고 있는 도감이 가장 많은 점균류를 보여 주고 있다. 마침 이 글을 쓰는 사람이 지난 2년 동안 약 10여종을 발견하였기에 여기에 그 기묘한 모습을 함께 나누어 보고 싶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산호점균

 

((산호점균. Ceratiomyxa fruticulosa(Muell.) Mac. 영어속명은 Coral Slime. 비 많이 온 뒤 활엽수의 고목 위에 돋았다.) 초여름 6월부터 가을 10월에 걸쳐 썩은 나무나 나뭇잎 나무 그루터기 위에 군생하는 투명하고 하얀 눈이나 얼음 결정체 같이 생긴 점균이다. 너비가 0.5-1mm, 높이 1cm정도의 아주 작은 점균이다. 때 아닌 눈이 와서 덮인 듯 숲속이 환하게 느껴진다. 펜실베이니아 Michaux State Forest를 뚫고 지나가는 아팔라시안 등산로에서 발견하였다.))

 

점균은 처음에 돋아나기 시작할 때에는 끈적끈적한 점액질 같기도 하고 곰팡이 같기도 하지만, 24시간 이내에 그 색깔과 모양과 조직이 몰라볼 정도로 빠르게 변형된다. 그래서 점균류는 식물계의 “지킬박사와 하이드”라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점균류는 일반적인 버섯류와 좀 다른 점이 있는데 처음에 돋아나기 시작할 때 원형질이나 아메바처럼 양분이 있는 썩은 나무나 낙엽, 잔디, 살아 있는 나무줄기의 겉껍질, 심지어 버려진 낡은 매트리스나 면직물에도 돋아 놀라운 속도로 번져나간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벌레알점균

 

((벌레알점균. Leocarpus fragilis. 영어속명은 벌레 알 같이 생겼다 하여 Insect-egg Mass Slime이라고 부른다. 그 크기가 0.5-1.5mm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주황색 점균이 마치 곤충이 알을 슬어놓은 것처럼 무리지어 돋은 것을 볼 수 있다. 가을에 죽은 잎사귀나 썩은 나무 또는 산 나무에도 돋는다.))

 

그래서 민담이나 공포 괴기영화의 주제가 되기도 하여 외계에서 지구에 들어 온 형태가 뚜렷하지 않은 생물체로 인간에 공포감을 주는 것이 되기도 한다. 실제로 미국 텍사스 주 어느 마을 사람들이 외계에서 들어 온 것으로 오해하여 소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고 한다. 소방서에서 출동한 소방관들이 호스 물을 뿌려 씻어내려고 하자 오히려 습기를 공급하고 흩어버린 까닭에 더욱 더 많이 번져 나간 것이다. 급기야 마을 사람들은 향토예비군 출동을 요청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과학자들이 그것은 외계에서 들어 온 괴물질이 아니고 점균류의 한 종류임을 알려주어 소동이 가라앉게 되었다고 한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부들점균

 

((부들점균. Arcyria denudata(L.) Wett. 영어속명 Carnival Candy Slime. 자실체는 한국어 이름처럼 부들처럼 생겼는데 처음에는 흰색이다가 담홍색을 거쳐 노균이 되면 붉은색이 노란색이나 갈색으로 변하는 아주 작은 점균이다. 너비 0.5-1mm의 타원형 또는 꼬챙이에 낀 핫도그처럼 생긴 원통형으로 생겼고 짧은 대를 가지고 있다. 초여름 6월부터 가을 11월에 걸쳐 활엽수 죽은 나무에 무수히 돋는다.))

 

점균류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누고, 그 포자 생성 기관의 모양에 따라 4종류로 구분하는데, 전문적인 분야임으로 자세한 설명은 줄이기로 한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모둠술잔점균(임시이름)

 

((모둠술잔점균(임시이름. 한국미기록종?) Metatrichia vesparium(Batsch.) Nan.-Brem. 영어속명 Multigoblet Slime. 북미에서 발견되는 유일한 Metatrichia라고 하는데 쓰러져 죽은 나무껍질 사이사이에 돋는다. 받침이 달린 술잔 모습의 아주 작은 점균인데 처음에는 대 하나 위에 여러 개의 검은색 섞인 암갈색 쇠 구슬 알 같은 것이 달려 있다가 성숙하여 구슬 알이 열리면서 적갈색의 솜털 뭉치 같은 포자가 나와 나무껍질 위에 흩어지고, 쇠 구슬은 빈 잔처럼 되어 남는데 어찌 보면 마치 아주 작은 벌집처럼 보인다.))

 

잘 보이지는 않아도 작고 오묘한 생명체로 가득한 이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고 신비하다. 우리의 존재는 그 아름다운 세상 가운데 지극히 작은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이 사실을 알면 우리는 한없이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비록 우리는 작은 존재에 지나지 않지만 우주의 자연만물, 특히 모든 생명체들을 귀하게 여기고 돌보고 가꾸고 보전해야할 크나 큰 책임을 지닌 존재들이다. 점균 세계의 은밀한 신비를 접하면서 다시금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숙연해진다. @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노란솜털점균(임시이름)

 

((노란솜털점균(임시이름) Hemitrichia calyculata. 1-3mm 크기의 작은 점균으로 똥그란 노란 솜털공처럼 생긴 것이 컵 위에 얹혀 있다. 이 점균의 유균은 붉은 벌레알처럼 생겨서 전혀 다른 점균처럼 보인다. 이 점균과 아주 유사한 것으로 원뿔형노란솜털점균(임시이름) Hemitrichia clavata(Pers.) Rost. 영어속명 Yellow-fuzz Cone Slime. 원뿔형 컵을 뒤집어 놓은 것 같은 깊은 컵 위에 노란 솜털뭉치처럼 생긴 타원형의 공이 얹혀 있다. 대 위쪽은 노란색이고 아래쪽은 적갈색인데 그 길이가1-1.5mm이다. 전체 크기가 0.5-1mm의 아주 작은 점균이다.))

 

참고문헌:

 

George Barron, Mushrooms of Northeast North America, 1999, pp.33-46

 

Gary H. Lincoff, The Audubon Society Field Guide to North American Mushrooms, 1981, pp.843-854

 

Fungi, Vol.3, No.1: Winter 2010, Slime Molds 특집호

 

BBC News, Engineers' Can Learn from Slime, 2010년 1월 22일자 뉴스(뉴스 보기: http://news.bbc.co.uk/go/em/fr/-/2/hi/science/nature/8473316.stm )

 

박완희, 원색도감 한국의 버섯, 교학사, 1991, 465-475쪽에 점균류 9종을 수록하고 있고, 474쪽에 황색망사점균 사진이 있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이리장내먼지

 

((풀향 최관우님이 이 점균을 발견하고 이 이름을 붙인 것을 보았다. 학명은 Enteridium lycoperdon(Bull.) 또는 Reticularia lycoperdon 표면이 은박지로 덮여있는 것처럼 매끄럽고 은색이 나며 칼로 긁어 보면 그 안에 암갈색의 먼지 같은 포자가 가득 들어 있다. 상당히 먼 곳까지 이동하여 돋는다고 한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Leocarpus fragilis로 추정

 

Leocarpus fragilis

 

((특히 낙엽 위에 아주 작은 알 같은 것이 무수하게 잔뜩 돋아 있다.

 

 

www.jadam.kr 2010-03-30 [ 최종수 ]
이것도 산호점균?

 

기사입력시간 : 2010-03-30 1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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