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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장 버섯들을 알고 계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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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버섯의 신비(33)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개덕다리벌집버섯

(개덕다리벌집버섯. 미 동부지역에서는 곰보버섯과 함께 이른 봄에 돋는 버섯 가운데 하나이다. 어린 것은 식용할 수 있다. )

땀 흘려 땅 갈아먹던 때야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하루도

땅의 날 아닌 날이 없었지요.

달걀만한 보리알을 맺던

젖줄 같은 대지의 어머니

땅을 가슴에 보듬어 안고

참 지성으로 모셨지요.

하늘의 숨 대신 검은 공기 숨쉬고

비타민 넉넉한 푸성귀 보다

살충제 더 풍부한 채소를 먹으며

물고기도 살 수 없는

물을 마시며 사는 오늘엔

하루 땅의 날이나마 지키지 않으면

하루도 안심할 날이 없는가 보지요.

땅이 살아야 사람이 살고

사람이 바로 살아야 땅이 사는데

마음과 생각이 욕심에 어두워서 그런가

땅을 잘 가꾸고 돌보라던 말은 잊었으니

엿새 창조의 일 손 떼면서

참 보기에 좋았다던 세상엔 가시와 엉겅퀴

탐욕이 내뿜는 검은 연기뿐이지요.

오늘 하루 땅의 날이나마

다시 새 하늘 새 땅을 그리며,

백합꽃 무성하게 핀 사막에

살아서 기뻐 춤추며 흐르는 맑은 물줄기

시냇물 가에 철 따라 새 열매 맺는

젖줄 같은 대지의 어머니 보듬어 안고,

땅을 맡아 돌보라는 말 다시 기억하지요.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으면서)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Bloodroot

(Sanguinaria canadensis. 영어속명은 Boodroot. 빨간 뿌리에서 피 같은 붉은 액이 나온 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교학사에서 낸 김태정, 한국의 야생화 책에 보니 없는 것으로 보아 한국에는 없는 것 아닐까 )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미국 얼레지

(미국 얼레지. Erythronium americanum. 영어속명 Yellow Fawn Lily 또는 Yellow Adder's Tongue. 봄이면 어디나 많이 피는 꼿이다.)

새 봄과 더불어 날씨도 온화하고 청명하여 야생화 축제가 열린다는 곳을 찾아 갔다. 지금 사는 곳에서 약 50Km 거리의 웨스트 버지니아 주에 있는 양카우어 자연보호지(Yankauer Nature Preserve)라는 곳이다. 포토막 강(Potomac River)을 끼고 펼쳐진 그곳은 본래 양카우어라는 분의 가족들이 여름 별장 지역으로 사용하던 개인 소유의 104에이커나 되는 땅을 1967년에 일반인 누구든지 와서 자연을 배우고 즐기도록 내놓은 땅이다. 아름다운 자연을 통하여 자기 가족들이 향유하던 즐거움을 모든 사람들과 나누고자 하는 갸륵한 뜻이 담긴 곳이다. 지금은 주 정부 자연보호 관청과 제휴하여 Potomac Valley Audubon Society가 관리하는 자연과 환경 교육용으로 사용하게 된 곳이기도 하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생강나무

(생강나무. 유 걸 기자가 알려주셔서 눈여겨보니 미국에도 어느 곳이나 참 많이 볼 수 있다. 온 산에 노랗게 꽃이 피어나고 하이웨이 옆에서도 심지어 인가 근처에서도 어디서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린 가지를 좀 채취하여 차를 달여서 마시게 되었다. 미국에서도 역시 약초이며 열매나 껍질을 갈아서 양념 대용으로 쓰기도 하여 영어속명으로 Spicebush 라고 부른다.)

등산로 곳곳에 읽고 공부할 수 있는 사진을 겻들인 설명 게시판이 서 있는데, 제일 처음 만난 게시판에서 이런 말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서있는 곳을 알지 못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누구인지를 모르는 것이다"(If we do not know where we are, we do not know who we are.)(Wendell Berr). 어느 한 고장, 내가 살고 있는 곳, 내가 지금 서 있는 땅을 안다고 하는 것은 단지 그 곳에서 눈에 띄는 것들을 바라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이를테면 나무, 꽃, 동물들을 보는 것 이상으로 그것들 전체를 한 총체적 실체로(as a whole entity)체험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의 모든 감각을 총 동원하여 모든 계절 속에서 새벽과 황혼의 모든 시간 가운데 그 모든 것들을 체험하면서 사는 것을 뜻한다. 한 고장,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땅을 알기 위해서는 오랜 세월 동안 그 것들 속에 우리 자신을 완전히 깊이 침잠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개덕다리벌집버섯(일명 개덕다리겨울우산버섯)

(개덕다리벌집버섯. 야생화 축제에 다녀오다가 길가에 서 있는 죽은 나무에 커다란 버섯이 참 많이도 돋았다.)

강은 어디서 흘러와 어디로 흘러가며, 산과 언덕과 들판에는 어떤 식물과 나무들이 살고 있고, 어느 식물이 토종식물이며 어느 식물이 외래식물인지, 어떤 버섯들이 돋는지 또 동물들은 어떤 것이 살고 있고 어떤 새들이 날며.....지금 내가 서 있는 이 땅 바로 밑에는 어떤 흙이, 어떤 바위가 있고, 어떤 물길이 흘러가는지....이 모든 것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어 있고 어떤 혜택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는지........이런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알고 이해하고 감각으로 느끼고 체험하면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내 고장, 내가 사는 곳, 지금 내가 서 있는 땅을 조금이나마 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온갖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진기한 야생화를 바라보면서 등산로를 따라 걷는 동안 내내 이러한 상념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흰구름버섯

(흰구름버섯. Trametes hirsuta. 영어속명 Hairy Turkey Tail. 자실체는 부채형-반원형이며 층층이 돋고 그 크기는 일반 운지보다 훨씬 커서 10cm 길이에 그 넓이가 6cm, 그리고 두께가 2cm나 된다. 표면은 아주 건조하고 목질이지만 마르지 않았을 때에는 가죽처럼 질기고 색깔은 희거나 회색을 띄우고 점차 갈색으로 변하며 가는 털이 밀집해 돋아있고 환문을 보여주기도 한다. 포자가 나오는 관공은 흰색이다가 차차 갈색이 된다. 겨울을 나면서 습하면 이끼가 끼어서 초록색을 보여주기도 한다. 죽은 활엽수 토막이나 그루터기에 돋는데 큰 것은 상당히 커서 15-30cm나 되는 것도 있다 한다. 역시 야생화 축제에 가는 길에 작년에 돋은 것을 만나게 되었다.)

여러분들이나 저는 우리가 지금 있는 서있는 땅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요 또 내가 살고 있는 땅을 얼마나 충분하게 체험하고 있는지요 지금 우리들의 화제와 연결시켜 생각해 본다면, 과연 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고장의 버섯들에 대하여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요?........ 내 고장에서 돋는 버섯들은 그 고장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그 버섯들과 함께 살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강원도 산골에 사시는 분들이 송이버섯에 대하여 가장 잘 알고 있다. 전라도 담양 대숲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 망태버섯에 대하여 어느 누구보다도 가장 잘 알고 있다. 그 버섯들의 생태며 돋는 습성과 돋는 시기는 물론 그 버섯들의 식용여부와 조리하는 방법에 이르기 까지 그 고장 사람들이 가장 잘 숙지하고 있다. 그 버섯들은 그 고장 사람들의 삶의 한부분이며 오랜 세월동안 더불어 살아오고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보다도 잘 아는 것이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Potomac 강 옆의 운하

(Potomac 강가 운하가 당나귀 길 오른 쪽에 보인다. 작은 시내 정도의 물줄기로 작은 화물선이 당나귀에 이끌려 화물을 운송하던 운하다. 강줄기를 따라 건설되었기 때문에 이런 정도의 운하라면 자연 훼손이라고 까지는 말할 수 없겠는데, 오래 전 그 사용이 중단되어 지금은 물길이 끊겨 있고 대신 나무가 무성한 편이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당나귀 길 왼편의 Potomac 강

(지금은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길이 된 당나귀 길 왼편에 Potomac 강이 보인다.)

그러므로 객지 사람들은 자기 고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그 땅의 사람들에게 그 모든 체험담을 잘 듣고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리 조상들은, 그리고 조상들의 좋은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내 고장 사람들은 자연의 선물, 땅의 선물들을 가장 잘 활용하면서도 그 자연과 땅을 잘 가꾸며 보존하면서 수천 년을 살아오고 있다. 그 고장 사람들은 결코 자연과 땅과 선물들을 훼손하지 않는다. 그 고장 자연과 땅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금년(2008년)에도 4월 22일은 “지구의 날”(Earth Day)이다. 이 "지구의 날"을 맞아 내 고장 내 땅에 있는 생물 무생물을 포함하여 모든 것을 사랑하고 가꾸고 잘 보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비록 그것이 하루 피었다가 스러질 버섯이라 할지라도, 그리고 그것이 아무리 보잘 것 없는 미물일지라도 모두 귀하게 여기고 사랑한다면 우리가 서 있는 땅은 언제나 풍요한 혜택을 선물로 줄 것이다. 조국에서 들려오는 객지 사람들의 땅 투기 소식과 운하건설 이야기가 왜 그렇게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서 있는 땅은 한 번 훼손하면 영원히 그 복원이 불가능하며 또 어떤 재앙을 불러 올지 모른다.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산마늘

www.jadam.kr 2008-04-21 [ 최종수 ]
산마늘

(산마늘, 영어속명 Wild Leek가 무성하게 돋아있다. 한국에서 보는 것과 좀 다르다. 해마다 4월 중순이면 채취하여 먹을 수 있고, 6월 초가 되면 잎은 모두 사라지고 꽃대 한줄기만 돋아나 7월에 부추 꽃처럼 흰 꽃을 피우고 9월에 그 씨가 익는데 특징은 그 씨가 동글동글하다. 파전 부치듯 해물을 넣어 전을 부쳐 먹거나 김치를 담그고 잎이 넓어서 군고기를 쌈 싸 먹어도 좋은 봄철 강장 음식이다. 옛날 인디언들이 이 산마늘이 많이 돋는 곳을 확보하기 위하여 싸움을 벌이기도 하였다 하며 4월이면 북 캐로라이나에서는 산마늘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포토막 강은 그 강 동쪽의 메리랜드 주와 서쪽의 웨스트 버지니아 주나 버지니아 주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강이다. 메리랜드 쪽에는 이 포토막 강줄기를 따라 옛날 말이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던 시절에 만들어 진 운하가 있다. 강과 운하 사이에는 당나귀 길이 있는데 화물 운반용 소형선박을 끌고 다니던 당나귀를 위하여 닦아 놓은 길이다. 그래서 경사가 하나도 없이 평평한 아주 좋은 길이다. 이 평평하고 좋은 길은 오래전 운하 사용이 정지된 뒤 국민들이 와서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레크리에이션용으로 개방된 길이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꺼이 그 넓은 땅을 헌납함으로써 만들어진 야생화 축제장을 떠나 집에 돌아오는 길에 포토막 강줄기를 따라 저 멀리 오하이오 주로부터 저 아래 워싱턴 디씨에 이르기까지 뻗어있는 운하 곁의 당나귀 길을 걸으면서 땅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온갖 야생화가 길 양옆 연두색으로 옷 입기 시작하는 숲과 함께 봄을 한껏 찬양하고 있었다.

기사입력시간 : 2008-04-21 01:52:35

최종수(야생버섯애호가),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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