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용버섯이야기(120): “마법의 버섯”의 의학적 이용

약용버섯이야기(120): “마법의 버섯”의 의학적 이용
 

말똥버섯 Panaeolus papilionaceus var. papilionaceus(Bull.) Quel.= 좀말똥버섯 Panaeolus sphinctrinus(Fr.) Quel.   말똥 위에 돋았다.

말똥버섯은 2-3cm 비교적 작은 크기의 갓은 처음에 반구형에서 종형으로 되며 가운데가 약간 높다. 주름은 회색에서 흑색으로 성긴 편이고 대에서 떨어진형이다.  6월에서 9월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말똥이나 소똥 위에 돋는다. 이 버섯 사진은 숲속 말 타고 다니는 길(horse trail)에서 말똥 위에 돋은 것을 찍은 것이다. 환각성분이 들어 있는 독버섯이다. 이 버섯을 먹고 중독되면 중추신경계에 작용하여 흥분, 환각, 일시적 발광 등 이상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독버섯을 흔히 “마법의 버섯”이라고 부르는데, 이 버섯들은 오랜 옛날부터 전 세계의 무속문화(shamanic culture)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져 있었다. 특히 순록(馴鹿)을 목축하던 시베리아 유목민들로부터 남아메리카 마야 부족에 이르기까지 종교의식이나 여러 가지 질병치료에 사용하였다.

현재 서구문명이 이들 환각을 일으키는 버섯이 지닌 환상적 능력을 다시 발견한 것은 불과 반세기 전의 일이다. 이와 더불어 문화적 상상의 초점을 인간으로부터 인간 이외의 세계로 돌려놓았고 특히 1960년대 이후 거부 억압되어 온 환각체험을 새롭게 이해하는 의식의 변화를 몰고 오기도 하였다. 물론 이에 따른 마법의 버섯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는 물론, 맹목적인 환각상태를 추구하는 사람들로 말미암아 미국 연방정부에서는 이 버섯들을 소지, 사용, 판매하는 것 자체를 연방법으로 금지하게 되었다.

1. 마법의 버섯과 인격의 변화: 인간의 인격 변화는 가능한 것인가?

당신의 성격은 내향적인가? 아니면 외향적인가? 신경질적인가? 아니면 느긋한 성격인가? 당신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기 좋아하는가? 아니면 변화를 피하려하는가? 이러한 물음들은 모두 우리의 인격이나 성격을 읽어내는 데, 그리고 어떤 요인들이 우리의 인격적 특징 형성에 작용하였는지를 알아내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것들이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사람의 인격적 특징은 고착되어 있다고 믿어왔다. 생물학적 요인과 유전자 및 성장한 환경이 복잡하게 뒤엉켜 우리의 독특한 행동양식을 형성해 준다는 것이다. 사실 대중 심리학 잡지 Psychology Today는 흔히 인격은 대체로 바꿀 수 없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단지 무언가 뇌에 깊은 영향을 주면 우리의 인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며 바뀐 인격을 오래 지속하려면 어떤 중대한 계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특정 경험이 있게 되면 우리의 인격이 바뀔 수 있을까?  인격 변화가 생기려면 일어난 사건의 충격적 영향, 그러니까 그 충격이 우리 몸에 어떤 화학 반응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인격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허지만 어떤 충격적 사건이 우리의 기본적 인격 특징에 이러한 중대한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대추씨퇴비버섯 Panaeolina foenisecii(Pers.)Maire 또는 대추씨말똥버섯 Panaeolus foenisecii(Pers.) J. Schroet. 다른 학명 Psathyrella foenisecii(Pers.) A.M. Smith 영어이름 Haymaker's Mushroom, Lawn Mower's Mushroom

2. 어떻게 마법의 버섯이 우리의 뇌에 영향을 미치는가?
높은 수준의 의식으로부터 환각에 이르기 까지

마법의 버섯은 9000여 년 전부터 존재하였다.  이 사실은 사하라 사막 지역의 바위에 그린 그림에 보면 마스크를 쓴 사람이 버섯처럼 생긴 물건을 들고 있는 모습에서 알 수 있다고 한다.  본래 마법의 버섯은 종교의식 때  사용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영적이고 신적인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던 것이 현재에 와서는 마약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오락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그래서 전 세계 사람들이 이 마법의 버섯을 이용하여 강력한 환각을 일으키는 황홀경 경험을 추구하게 되었다. 우리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이 버섯의 화학성분은 실로시빈(psilocybin)으로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다. 이 성분은 악취가 나는 지독한 냄새만큼이나 강력한 것인데 이 성분을 가진 마법의 버섯이 바로 똥 위에 돋는다.  그래서 한국어 이름이 말똥버섯이다.  그런데 실로시빈 성분을 함유한 마법의 버섯이 어떻게 뇌에 영향을 주는 것일까?

캐나다 사람 미첼과 그레고리(Mitchell Moffit and Gregory Brown) 두 사람이 개설하여 여러 과학 주제를 주로 다루는 AsapScience 유투브 비데오에 보면 사람의 몸이 어떻게 실로시빈 성분을 실로신(psilocin)성분으로 만들어 주는 지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실로신 성분은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serotonin)성분과 비슷한 화학구조를 가지고 있다. 무슨 말인고 하면 실로신은 뇌의 세로토님 수용체와 결합할 수 있고 신경전달 물질의 효과를 모방하여 대규모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용이 신경 연결의 원인이 되고 흔히 이전에 없었던 연결을 일으켜 고도 수준의 의식이나 명석한 두뇌와 지각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또한 환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방식으로 되지는 않는다.  사용자 커뮤니티에 의해 질문을 요청하고 질문에 답변하며 수정 및 정리하는 질의 응답 웹사이트인 쿼라(Quora) 사용자에 따르면, “환각작용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대상물을 보는 것과는 관계가 없다” 고 한다. “만일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것은 마치 어린이가 어둠 속에 쌓인 옷을 보고 그것을 괴물로 보는 것과 같은 일이다. 환각상태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투사하고 보이는 것을 잘못 해석한 데서 온다”는 것이다.  이 쿼라 사용자의 말은 전형적인 환각에 대하여 설명하는 것으로 마법의 버섯을 먹고 사물을 좀 더 나해 모호하게 설명하는 것이다. 사물을 바라볼 때 사람들은  사물에 대하여 모종의 “느낌”(sense)을 가질 수 있다. 저 밖의 자연 안에 방금 주목했었다는 어떤 것에 대한 느낌을 가질 수는 있으나 현재 그 것은 사라지고 없다. 숲은 마술에 걸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실로시빈 성분을 가진 버섯은 중독성이 없는 한편 앞서 언급한 AsapScience 유투브 비데오에 따르면 22%의 사람들이 기분 나쁜 환각체험을 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는 있다고 한다.
 

소똥환각버섯 Psilocybe xeroderma Huijsman

3. 마법의 버섯이 어떻게 뇌를 각성케 하고 정신과적 질환을 호전시키는가?

1960년대에는 마약성 환각제 사용을 환영하여 그 최고조에 달했는데 이러한 현상을  반문화(counterculture) 또는 하위문화(subculture)라고 보았다.  LSD를 비롯하여 여러 마약성 환각제를 사용하던 히피와 비트족 등 반문화적 생활양식을 보여주던 사람들이 있었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환각제의 질병 치료 가능성을 들여다보던 사람들이 있었다.

자신이 환각제를 사용하는 사람이자 심리학자인 Timothy Leary박사는 바로 이러한 환각제의 치료가능성을 탐구하던 사람들 가운데 한 분이었다. 그는 하버드대학교 하버드 실로시빈 프로젝트에서 수년간 일하였다. 그는 마법의 버섯 속에 함유되어 있는 활성 화학성분인 실로시빈이 사람의 뇌를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믿었다.  그 뒤 50여년이 지난 지금 과학자들은  Leary 박사가 옳았다는 것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환각버섯속 붉은환각버섯(임시이름. 한국미기록종)Psilocybe thrausta(Schulzer)Bon =Stropharia thrausta(Schulzer ex. Kalchbr)Sacc. 영어이름 Fall Pumpkin Psilocybe 또는 Red-cap Psilocybe

 실로시빈은 완전히 의식을 바꾸어주고 뇌를 재조정하여 뇌신경 사이의 새로운 연결이 이루어지게 하고 신경 사이의 접속이 더 수월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임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신경들이 새로운 질서를 헤아려 뇌의 명료성과 옛 사고와 새로운 사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져오게 된다.  다음으로 그러한 효과는 과학자들이 발견한  이른바 감정이 생기고 꿈을 꾸게 한다는 대뇌 측두엽의 해마(海馬)와 전방의 대상 피질(anterior cingulate cortex)의 활성화와 결합하게 된다. 사람들은 흔히 실로시빈을 복용하면 꿈을 꾸는 것 같은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한편 뇌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대거 작용하는 것과 함께 활성화하여 자의식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 잠잠하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5-10시간 안에 사라진다. 그러나 그들이 느끼는 각성의식은 오래 지속한다.  버섯에 들어 있는 실로시빈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우울증, 불안을 치료하기 위한 효과적인 화학성분이라는 것이 연구결과로 밝혀졌다.  2011년 연구진은 상당히 진행한 암을 가진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우선 심한 스트레스 장애 또는 불안증세를 가지고 있다고 진단하였다. 이들에게 적은 양의 실로시빈을 먹이거나 가벼운 심리적 반응을 유발하는 니아신, 또는 환자를 안심시키는 위약 플라시보(placebo)를 먹였다.  그랬더니 실로시빈을 복용한 환자들은 스트레스가 경감하여 편안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효과는 치료 뒤 3개월까지 일관성 있게 지속하였다. 애연가들이 담배를 끊기 원하여 마법의 버섯에서 추출한 실로시빈을 복용하고 금연하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였다.

과학자들은 단지 최근에 마법의 버섯을 이용하여 정신과적 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밝힘으로써 마법의 버섯의 약물효과를 둘러싼 신비를 풀어내기 시작한 것뿐이다. 지난 몇 해 동안 밝혀진 것은 다른 마약성 약물들, 이를테면 LSD, MDMA와 같은 약물들도 마리화나와 실로시빈 다음 가기는 해도 어떤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존스 홉킨스대학교 연구진들이 행하였던 것처럼 통제된 방법으로 이들 약물을 환자들에게 복용하도록 하면 마약에 관련된 위험부담 없이도 환자 치료에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

참고자료:

자료출처:  이상의 모든 글의 자료 출처는 아래와 같다.
The Keystone Cap,  Newsletter of the Eastern Penn Mushroomers.  www.epennmushroomers.org

그리고 자닮에 연재했거나(e-book으로 나와 있음) 연재중인 아래의 글들을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약용버섯 이야기(97): 말똥버섯
마법의 버섯: 야생버섯의 신비(75)
마법의 버섯(2), 의학실험과 그 결과: 야생버섯의 신비(92)
반려동물과 마법의 버섯 중독: 야생버섯의 신비(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