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살아있다?! '팝업북'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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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3. 27.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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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살아있다?!
'팝업북'에 대한 모든 것
▲ 팝업 기법을 사용한 카드 ⓒ Wikimedia

어린 시절, 종이를 반 접고 가운데를 잘라 크리스마스 카드나 친구의 생일 카드를 입체로 만들어 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접혀 있을 땐 일반적인 카드이지만, 펼치게 되면 입체적인 조형물이 튀어나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 입체 카드는 아주 기초적인 팝업북(pop-up book)의 사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팝업북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 신데렐라 팝업북 ⓒ Wikimedia

팝업북은 책을 펼쳤을 때 그림이 튀어나오도록 만든 책들을 모두 이야기합니다. 일종의 북아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팝업북은 중세에 처음 선보이기 시작하여, 최근까지 활발하게 출판되고 있습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아동을 대상으로 한 장난감 책뿐 아니라, 정보를 담은 정보책이나 수집가들을 대상으로 한 아티스트 북 등도 출판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공예, 전시회도 열리고 있답니다

▲ 팝업북 전시회 ⓒ Wikimedia

팝업(pop-up)이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하며 무엇이 번쩍 튀어나온다는 의미의 동사입니다. ‘팝업북은 이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 책을 접었을 때 함께 접히고, 책을 펼치면 저절로 입체가 되는 종이 모형 책으로 2차원의 평면에서 3차원의 입체를 만들어낸다는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입체적이라는 특징에서 따와, 팝업북을 입체 북(Dimentional book)’이라고도 합니다.

▲ 팝업북 ⓒ Wikimedia

엄밀하게는, 입체 조형물이 튀어나오는 기법을 팝업이라고 하지만 팝업북에 사용되는 기법은 단지 종이로 된 입체 조형물이 튀어나오는 것만은 아닙니다. 돌아가는 판을 넣거나, 종이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그림이 변하는 것, 종이를 들어 올리는 것 등 다양한 기법이 사용됩니다. 이처럼 팝업북에는 정교한 일러스트와 스토리뿐 아니라 책 속의 대상물을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나타내기 위한 다양한 기법과 기술이 종합되어 있기 때문에, 팝업북을 일컬어 북아트라고도 하는 한편, 종합 예술 작품이라고도 하게 됩니다.

▲ 1950년대의 팝업 카드 ⓒ Wikimedia

최초의 팝업 스타일의 책은 1300년대 초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때의 팝업북은 주로 정보를 전달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목적으로 쓰여진 것들이었습니다. 점성술 분야에서 판을 돌려 별자리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해부학 분야에서 종이를 들어 올려 해당 부위의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었지요. 이처럼 실용적인 목적을 지니고 제작되던 팝업 북이 예술적인 작품으로 거듭나게 된 것은 어린이 책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18세기에 들어서며였습니다. 18세기에 들어서서 어린이를 주된 독자로 한 그림책 중 팝업 기법을 채용한 책들이 출판되기 시작하였으며, 영국 런던의 딘 앤 선즈 출판사(Dean & Son Publication)에서 본격적으로 빨간 모자(Little Red Riding Hood)등의 팝업북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합니다.

 

딘 앤 선즈의 성공에 고무받아, 유럽의 많은 출판사가 팝업 북에 관심을 보이고 다양한 형태의 팝업 북이 출간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1차 세계대전으로 전체적인 출판 시장이 붕괴되어 한동안 팝업북의 명맥도 끊기게 됩니다. 이후 대공황 시대에 접어들며 미국의 출판업자들은 책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다양하게 모색하였는데요, 그중 1930년 뉴욕의 파란 리본 출판사(Blue Ribbon Books)에서 월트 디즈니의 만화 주인공과 전통적이고 유명한 동화들을 팝업으로 만들기 시작하여 다시 팝업북 시장이 활기를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섬세해진 수공예기술, 대량 생산의 가능성과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국제적 자본이라는 3요소가 맞아 떨어져 팝업북은 크게 성공하게 됩니다.

▲ 로버트 사부다 ⓒ Wikimedia

팝업북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며, 로버트 사부다(Robert Sabuda, 1965. 3. 8.)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입니다. 로버트 사부다는 대단히 정교한 디자인과 구성의 팝업 북을 다수 출판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팝업 북 엔지니어입니다. 메겐도르프 상, 골든 카이트 상,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 등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그의 팝업북 중 하나인 오즈의 마법사뉴욕 타임스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하는 등 세계적인 명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로버트 사부다의 책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넥서스), 피터팬(비룡소), 용과 괴물들이 펼치는 전설의 세계(비룡소), 무시무시한 동물(비룡소) 등이 국내에도 번역되어 출간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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