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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의 신,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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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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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가 가까운 사람에게는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회사에서 가깝게 앉은 분이 데즈카 오사무의 팬이라 최근 이것저것 관련된 책을 구입했고 저도 덩달아 빌려 읽게 되었습니다. 데즈카 오사무라고 하면 아톰만 알고 있었는데, 근래 읽은 3편의 이야기는 아톰과는 전혀 다른 성인취향의 액션활극이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벌써 40년도 지난 작품이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화려한 연출과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는 데즈카 오사무가 어째서 만화의 신으로 군림하는지를 알려주는 듯 했습니다.

 

 

1. (전1~2권)

는 2권짜리 이야기인데, 줄거리를 들려주면 장대한 대하 서사시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듭니다. 데즈카 오사무 특유의 스피디한 진행 덕분에 꽤나 진지한 주제의 복잡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두 권으로 깔끔하게 끝나는 것 같습니다. 섬에서 벌어진 군의 실험에 의해 악인이 되어버린 소년의 복수극을 다룬 이야기인데, 데즈카 오사무씨의 귀여운 그림체로 살인, 수간, 강간 등 온갖 끔찍한 장면을 잘도 묘사해놨더군요. (대단합니다) 최근 영화로도 개봉했다고 하던데, 원작의 스토리가 워낙 스타일리쉬해서 어떻게 영상으로 옮겼을지 궁금하네요. 비극적인 악인에 대해 잘 묘사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아돌프에게 고한다. (1~5권)

2차 세계대전을 중심으로 독일과 일본을 오가며 펼쳐지는 역사물입니다. 만약 히틀러가 유대인이었다면?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는 문서가 있었다면 어떨까? 라는 가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되고 히틀러의 비밀이 담긴 문서를 중심으로 세 명의 아돌프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습니다. 시간상으로는 약 40년간의 장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데 역시 데즈카의 다른 작품들처럼 스피디한 전개 덕분에 별 무리 없이 5권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초반에는 첩보물처럼 시작하다가 나중엔 전쟁물, 마지막엔 드라마로 마무리 짓는 이야기도 꽤나 매력적이었습니다. 지금도 아직 분쟁이 해결되지 않은 팔레스타인 문제가 어째서 생겨난 건지.. 유대인의 비극적인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던 작품이기도 합니다.

 

 

3. 도로로 (1~4권)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요괴에게 아들의 몸을 바치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이때 몸을 빼앗겨 버린 햐키마루, 책의 제목인 도로로는 극 중에서 만나는 말썽꾸러기 도둑의 이름입니다. 둘은 콤비가 되어 햐키마루의 잃어버린 몸을 되찾기 위해 요괴들을 해치운다라는 큰 스토리라인을 갖고 있고 여행 도중 만나는 요괴나 사람의 이야기들이 서브 스토리로 자연스럽게 전개됩니다. 당시 요괴물이 인기가 있어서 나도 한번 그려보았다. 라는 데즈카씨의 가벼운 설명과는 반대로 전쟁에 대해, 탐욕에 대해 꽤나 진지하게 이야기가 진행 되서 의외였습니다. 도로로의 경우 이후 베르세르크나 이누야사의 모태가 된 느낌이라, 앞에서 길을 잘 닦아 놓았기 때문에 후대가 발전할 수 있구나 라는 걸 새삼스레 느꼈습니다.

 

 

 

comment

 

1950년대에 그려진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을 6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보고 있습니다. 일단은 생각외로 고급스런 전개와 화면 연출에 놀랐는데 내용도 꽤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버렸네요. 하지만 누군가의 말마따나 확실히 옛날 만화다 보니 대사가 유치한 부분이라든가 너무 전개가 빨라 내용이 이해가 안되는 부분 등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물론 시대를 고려해본다면 그 시대에 이런 작품을 내다니... 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만...

 

아직 데즈카의 작품을 접해보지 않으신 분들에게는 추천드립니다. 특히 아돌프에게 고한다의 경우 2차 세계대전의 일본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지식을 쌓을 수 있으므로 역사에 관심있으신 분들에게도 강력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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