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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여왕 빅토리아/연꽃 구경하기 좋은 곳,시기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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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8. 7. 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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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절정을 이루는 요즘 수생 식물들 또한 화려함이 절정을 이룬다.

재작년에 빅토리아 연꽃을 보기 위해 8월 부터 10월 초까지 부여에 있는 궁남지를 수도 없이 찾아 갔었다.
빅토리아 연꽃은 밤에 피는 꽃이기에 손전등 까지 휴대하고 다녔는데 10월이 되어도 끝내 빅토리아 연꽃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혹독한 무더위가 연꽃의 생육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 것인지 올해는 빅토리아 연꽃이 화려한 개화를 시작했다.

빅토리아 연꽃이 피는 것을 개화라는 표현 보다는 대관식이라는 표현을 흔히 쓰는데 , 화려한 왕관  모양의 꽃이 피기 때문으로 풀이 된다.
위 사진 아래쪽에 지난 밤 대관식을 마친 꽃이 생을 마감하고 물 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하룻 밤은 흰 꽃이, 그 다음 날 밤에는 화려한 왕관 모양의 자색 꽃으로 변하고 아침이 오면 화려했던 생을 마감하고 물 속으로 사라진다.

꽃이 피는 시기가 빅토리아 연꽃과 같은 큰가시 연꽃도 화려한 개화를 시작했다.
어린 잎은 앙증맞고 귀여운데 한 여름을 지나면서 거칠고 사나운 모습으로 돌변한다.
마치 가시오가피 나무를 연상케 하는 꽃 봉오리 또한 그 사나움이 소름을 돋게 할 정도다.
심지어 꽃 봉오리는 제 잎을 뚫고 올라와 마치 뱀이 아가리를 벌리듯 끝 부분을 열어 보라색 짙은 꽃을 피운다.
가시연꽃은 빅토리아 연꽃과 피는 시기는 같지만 아침에 피기 시작해서 오전  10시~11경 화려함이 절정에 이른다.
크고 넓은 연꽃을 기대한 이들에겐 다소 답답해 보이는 꽃이라 할 수도 있겠다.
오전에 만개했던 가시 연꽃은 오후가 되면서 봉오리를 오므리고 깊은 잠에 빠지는데 다음 날 아침 또다시 피어 오른다.

남개연은 아마 오월 말 부터 피기 시작한 듯 하다.
여름 내내 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몽당 연필 끝에 노란 꽃이 피어 있는 모습이라  나는 몽당연꽃이라 부른다.
향이 좋아서인지 벌레들이 많아 청초하고 깨끗한 꽃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서동 연꽃 축제가 끝난지 3주 정도 지났는데 연꽃은 8월이 돼서야 오히려 절정을 이룬다.
백수련과 적수련도 지금이 가장 화려하다.
비가 갠 이른 아침 연못에 비친 반영을 함께 사진으로 담으면 고혹적인 자태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최근 들어 궁남지엔 서양 수련을 비롯해 몇 종의 수생식물 가족이 늘었다.
연꽂을 볼 때 마다 화질 좋은 카메라와 고급 망원 렌즈를 갖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한 번 발을 담그면 지름신을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 참고 또 참고 있는데 나의 인내력에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른듯하다. ^^
아마도 홍련은 이 달 중순이 지나면 전성기가 끝나고 고개 숙인 연밥이 궁남지 주변을 가득 메울 것으로 보인다.

가끔은 외계인 (?)을 닮은 녀석도 ^^
궁남지의 동남쪽은 대부분 꽃이 졌지만 그 잎은 무성해서  연숲을 이루었다.
서북쪽 습지에는 아직도 황금련을 비롯한 다양한 연꽃이 가득하지만 성질 급한 여행객들은 이 곳을 둘러보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것이 안타깝다.

종이 다른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잎과 줄기가 무성하지 않은 서쪽 습지의 연꽃들은 늦게 피는데 그 화사함과 앙증맞음이 아름다움의 극치라 할 수 있겠다.

그 생김새가 독특하기에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의 연밥은 대부분 처참한 상처를 입었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은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북서쪽에 새로이 만든 기다란 연못에 또렷한 쟁반 형태를 갖춘 빅토리아 연꽃 가족이 새로이 둥지를 틀었다.
흔치 않은 귀한 품종이라 그런지 자꾸만 관심이 간다.


사실 너무 피곤해서 사진만 몇 장 올리려다 주저리 주저리 수다를 늘어 놓게 되었다.
요즘 혹독한 찜통 더위가 계속 되는지라 어느 누구에게도 연꽃 구경 권유하기가 쉽지 않다.
불행이도 연꽃은 하필 한 여름에 꽃이 피는 것인지 모르지만 대 자연의 섭리인 것을 우리 인간이 어찌 할 도리가 없지 않은가.

다음 주 중반 부터는 더위가 한풀 꺾인다고 하기에 다음 주말 정도면 연꽃과 수생식물  
구경하기에 더 없이 좋은 시기일 것기에 연꽃을 사랑하는 분들에게는 이 기간(8월 중순)을 강력히 추천한다.
한가지 팁이 있다면 이른 아침부터 오전 시간대가 가장 좋다.
(빅토리아 연꽃은 오후 4시 이후)

나 또한 다음 주말 밤에는 빅토리아 연꽃의  화려한 대관식에 초대 받기를 희망하며 잠을 청하련다.
멍구멍구
멍구멍구 일상·생각

조용한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 오늘도 세상을 향하여 손을 내밀어 봅니다. 삶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과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을 이 작은 공간에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