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와 상용차 전문으로 변신

이스즈는 80년대로 들어 석유파동의 후유증으로 불황의 장기화 때문에 승용차 판매가 저조하자 92년 말부터 승용차생산에서 철수하여 상용차와 SUV전문 메이커로 돌아섰다. 대신 혼다와 승용차 판매 제휴로 93년부터 혼다의 1,600cc급 도마니를 ‘제미니’로, 2,000cc급 ‘아코나’를 ‘아스카’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전성기인 1980년대 중엽에는 상용차 부문 국내 3위, 디젤 엔진 세계 3위의 생산량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96년 생산량은 33만848대에 그쳤다.

1999년 GM은 이스즈 보유 지분을 49%까지 늘리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GM계열사였던 대우자동차는 2002년 버스와 트럭 부문을 대우상용차로 분리하기 이전까지 주로 이스즈 엔진을 이용해 상용차를 만들었다.

19세기 말에 불어닥친 세계적인 경제불황과 방만한 경영에다 시대가 요구하는 신차 개발 답보, 격심한 노조쟁의 등으로 자동차 매카 디트로이트가 심각한 수렁에 빠지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GM은 2002년 부체를 덜기 위해 이스즈 보유 지분을 12%까지 줄였고 2006년 지분을 대부분 팔면서 자본 제휴 관계를 끝냈다.

이후 두 회사는 엔진 공동 개발 등 기술 제휴만 이어오다가 2010년 모든 제휴 관계를 끝냈다. 이어 이스즈는 1972년 GM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26년 만인 2008년에 미국 시장에서 승용차 판매를 중단했다. 2009년까지 이스즈는 2100만 기 이상의 디젤 엔진을 생산했고, 100여 개국에 수출했다. 현재 생산하는 SUV로는 트루퍼, 알테라, MU-7, Axiom, MU-X, 픽업 트럭은 D-Max, 이스즈 KB와 중형 상용차를, 그리고 닛산의 인피니티 승용차를 위탁 생산하고 있다.